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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천사처럼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한 커피 향기로 가을을 물들이다

커피로 가을을 물들이다

2019.09.23(월) 17:55:44 | 헵시바 (이메일주소:hannana153@naver.com
               	hannana153@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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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주민자치위원회에서 마을교육 공동체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홈바리스타 교육이 지역민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번 수업은 송악주민자치위원회 이현주 위원의 재능 기부로 진행되는 수업으로 한여름 뜨거운 태양을 품고 시나브로 익어가는 가을처럼 향긋한 수업이었습니다.
 
커피의 기원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6~7세기경 에티오피아의 칼디라는 목동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따 먹고 흥분하여 뛰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한 칼디는 자신도 이 열매를 먹어보게 되었고, 그 결과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이슬람 사원의 수도승에게 알렸고, 기분이 좋아지고 졸음을 방지해 주는 등 수양에 도움이 되는 신비의 열매로 알려지면서 여러 사원으로 퍼져 나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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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에서는 농부들이 자생하는 커피 열매를 끓여서 죽으로 먹거나 약용으로 썼습니다.
9세기 무렵에 아라비아반도로 전해져 처음 재배되었으며, 이후 이집트, 시리아, 터키에 전해져 커피 열매를 끓여 그 물을 마시거나 열매의 즙을 발효시켜 카와(kawa)라는 알코올 음료를 만들어 성직자들이 마시기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이슬람을 중심으로 아라비아 지역에만 한정적으로 재배되다 십자군 전쟁으로 유럽인들도 커피를 마시게 됩니다. 초기에는 커피를 이교도적 음료라 하여 배척했으나 밀무역으로 이탈리아에 들어온 뒤 교황 클레멘트 8세로부터 세례를 받으며 커피는 그리스도교의 음료로 공인받게 되었고, 일부 귀족들과 상인들을 중심으로 커피가 유행처럼 번져나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커피 수요가 늘자 아라비아의 상인들은 이를 독점하기 위하여 수출항을 모카(Mocha)로 한정하고 다른 지역으로의 반출을 엄격하게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인도에서 밀반출한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하고, 네덜란드가 인도에서 커피 묘목을 들여와 유럽에 전파했습니다.
 
그 뒤 유럽의 강대국들이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을 식민지로 만들고 커피를 대량 재배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커피나무가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인도, 서인도제도, 중앙아메리카,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바로 이웃나라인 케냐, 탄자니아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재배되었습니다. 커피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유럽 곳곳에 커피하우스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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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아관망명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고종 황제가 처음 커피를 마셨다고 전해집니다. '미스터 선샤인'에서 고종이 '카베 한잔 주시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고종 황제는 덕수궁 안에 휴식공간및 접견장소로 정관헌을 설립하고 커피를 즐겼다고 합니다. 민간에서는 독일인 손탁이 정동구락부에서 커피를 팔기 시작한 이후 1920년대부터 명동과 충무로, 종로 등지에 커피점들이 생겨나면서 소수의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이후 8.15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미군부대에서 원두커피와 인스턴트 커피들이 공급되어 대중들이 즐기는 기호음료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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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학교 선생님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해 원두 로스팅 하는 모습을 시연해 주셨습니다. 통돌이에 생두를 넣고 돌려주며 볶는 과정에서 전도·대류·복사의 모든 열전달 방식이 동시에 일어나 안정적인 로스팅이 가능한 방식이라고 합니다. 로스팅 과정에서 생두의 표면을 감싸고 있던 얇은 막이 벗겨지며 로스터기 주변으로 흩날리는 먼지를 볼 수 있는데, 생두가 팽창하면서 벗겨진 실버스킨 조각이라고 합니다.
 
타닥타닥 소리가 나면 1차 팝이 시작되고 있는 건데요, 증기압이 생두를 뚫고 나오는 순간에 발생하는 소리로 이것을 크랙이라고 합니다. 크랙은 생두의 상태 변화를 알려주는 표시로서 로스팅의 진행도를 알려주는 중요한 기점이 됩니다. 1차 팝 후 1분 뒤에 꺼내 쿨링팬으로 냉각시켜야 최적의 커피 맛과 향을 느낄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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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팅한 원두를 그라인더로 분쇄해 주었습니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코끝에 전해지는 커피향기가 조화를 이루며 센티멘탈 감성에 젖어 팔 아픈 줄 모르고 원두를 분쇄했습니다.
 
커피 하면 생각나는 수식어 '악마같이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라는 문장처럼 검고 순수하며 뜨겁고 달콤한 커피의 매력에 시나브로 빠져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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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의 배움에 대한 열기로 선선한 가을 바람이 덥게 느껴지는데요, 마을학교 선생님이 찬물에 커피를 추출해 숙성시킨 콜드부르에 우유를 섞어서 콜드부르 라떼를 만들어 주셔서 함께 시음해 보았습니다. 커피의 부드러운 향기와 우유의 고소함이 조화를 이루며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자꾸만 마시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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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학교 선생님과 함께 핸드드립하는 방법을 배워 보았습니다. 처음에 뜨거운 물을 중심 부분에 살짝 드립해 줍니다. 이때 커피가 추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분쇄한 원두에 갑자기 뜨거운 물을 부으면 물이 충분히 커피 가루에 침투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뜨거운 물이 균일하게 배어들게 한 후 30초~40초 정도 그대로 두어 뜸을 들이는 것입니다. 이때 신선한 원두는 가스가 방출되며 발효된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데 이것을 커피번 또는 커피빵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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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들이기 후 3차에 걸쳐 커피를 추출해 주는데요. 고온 추출시 향이 증가 하며 중후한 느낌의 바디감 증가와 시큼 쌉싸름한 커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줄기를 가늘게 해 가운데 부분에서 시작하여 바깥쪽으로 달팽이를 그리듯 물을 부어주다가 다시 중심을 향해 빙글빙글 돌려가며 부어줍니다. 이때 바깥쪽의 페이퍼에는 물을 붓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드립하는 물은 커피를 통과하여 여과되어야 하는데 바깥쪽으로 드립하게 되면 맹물이 통과하게 되므로 주전자의 물줄기와 원두의 표면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서 부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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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이후에 추출되는 커피는 향도 없고 쓴맛만 강하기 때문에 추출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마을학교 선생님께서 순차적으로 5회에 걸쳐 추출한 커피를 맛 보았는데요. 1차 추출 원액은 에스프레소처럼 향과 맛이 진한 반면 깔끔한 뒷맛이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2·3차 추출한 커피를 선호하네요. 4차와 5차 추출한 커피도 맛보았는데 향이 없는 맹맛과 잡맛이 섞인 쓴맛만 느껴지는 것이 왜 3회차만 추출하는지 알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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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을 마무리하며 드립 도구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드립도구들은 세척시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린네천으로 깨끗하게 닦아 주면 된다고 합니다.

높고 푸른 하늘처럼 깊게 무르익어 가는 멋진 가을날을 커피향기로 물들이는 달콤쌉싸름한 행복이 듬뿍 묻어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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