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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논산 노성현 칠형제 두레메기 재현행사

충남 전통 민속놀이 재현으로 전승 보급

2019.08.03(토) 10:26:23 | 계룡도령춘월 (이메일주소:mhdc@tistory.com
               	mhdc@tistory.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올 여름 들어 가장 더웠던 2019년 8월 2일[금] 오전 10시 30분 충남 논산시 노성면 노성애향공원의 풍류마당에서 노성두레풍장전승보존회(회장 이건창)가 주관하고 논산시(시장 황명선)와 노성농협(조합장 임봉순), (주)GMT(회장 윤여두)가 후원한 '노성현 칠형제 두레메기' 재현행사가 펼쳐졌습니다.

이날 재현 행사는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민속놀이가 사라져가는 이때, 농경 중심 사회에서 전해 내려오던 노성면 유일의 두레메기 행사인 칠형제 두레메기 놀이를 재현하여 과거 농경 문화의 경험이 없는 후세에 전승 보급하고자 연 것인데, 70여 명이 넘는 노성두레풍장전승보존회원들은 각자의 역할에 맞게 진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1
 
노성두레풍장전승보존회 이건창 회장 인사말을 통해 "작년 여름 옛것을 지키고 우리 문화를 계승·발전시킨다는 일념으로 폭염 속에서도 서로 격려하며 늦은 밤까지 연습하여 첫 '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 재현행사'를 실시하였고, 공백기 동안 잊혀졌던 무형문화를 나름 재현하였다는 성취감을 느꼈다"고 감회를 밝히고 "경제성장에 따른 농촌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잊혀져 가고 있을 때 전통문화 계승 및 보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노성면 원로 선배님들이 뜻을 모아 노성두레풍장전승보존회를 2003년 2월 13일 발족하였고 2005년 6월 엄밀한 학술조사 및 현지 고증를 고쳐 「노성현 칠형제 두레메기」가 복원되었고 2005년 10월 3일 개최된 제46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출품되었으며, 2011년 노성두레풍장이라는 학술서를 발간하기도 하였다"라며 "노성 지역에 마지막 남은 무형문화인 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의 전통을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켜 나아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2

첫째마당: '두레공사 및 기고사'
하지 전 삼일 후 삼일을 기하여 모내기를 마치면 좌상은 마을총회를 소집하여 두레 회의를 짜게 되며 이 자리에서는 좌상·총각좌상을 비롯한 두레의 염원을 선정하고, 그 밖의 품값, 논을 맬 날짜와 작업순서 등을 결정하는데 이를 ‘두레공사’라고 한답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3
 
두레가 처음 나는 날, 각 마을별로 정자나무 밑에 농기를 세워 놓고 그 좌우에 영기를 꽂은 다음 기고사(旗告祀)를 지내는데, 이는 두레가 났음을 동신(洞神) 및 농신(農神)께 알리는 동시에 풍년농사를 축원하는 의식입니다. 좌상은 농기 밑에 제사상을 차려 놓는데, 돼지머리와 떡시루 등 삼색실과와 포를 놓고 강신한 다음 재배한답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4
 
둘째 마당: '아시·이듬·만물매기'
두레의 김매기는 아시매기·이듬매기·만물로 구성되지만 노성 지역의 경우 아시는 주로 놉을 얻거나 품앗이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주로 이듬매기와 만물만 두레로 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만물 소리>
얼-카 산이냐 얼-카 둥이다
죽장망해는 단표사로다
천리 강산을 들어가 보니
폭포도 장이 너무도 좋아
여산 철기가 여기로구나
이 논배미 얼른 매고
장구배미로 넘어들 가세
어두메차~ 
어두메차~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5
 
<아시매는 소리>
아~아- 오호~오 에~헤- 어~오
여보시오 농군님네 이 내말을 들어보소
농자 천하지대본이라 우리 농부가 제일일세
우리 농부도 농사 잘 지어 부귀영화 누려보세
떴다 봐라 무엇이 떴나
저 산모퉁이 밥 광우리가 떴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6
 
<이듬매는 소리>
아~아 오호~오
서 마지기 논배미가 반달만큼 남았구나
네가 무슨 반달이냐 초승달이 반달이지
금수강산 들어가 보니 폭포도 좋고 절경도 좋다
초가지붕 굴뚝에서 연기가 풍풍 나는구나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7
 
김매기를 하는 중에 좌상은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 두었다가 새참을 먹게 되는데 아낙네들이 새참을 이고 오는 모습이 보이면 좌상은 두레꾼들에게 신호를 보내고 이때 아낙네들은 시집살이의 설움이 담긴 ‘저(겨)개떡 노래’ 등을 흥겹게 부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권커니 잣커니 새참을 먹는답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8
 
이때 장구를 멘 소리꾼이 맨앞에서 구성진 목소리로 선소리를 메기면, 두레꾼들은 뒷소리를 반복하며 흥겹게 논을 매고 좌상과 공원좌상은 회초리와 도리깨를 들고 있다가 꾀를 부리는 사람 있으면 등을 후려쳐서 작업을 독려하기도 한다니 꾀를 부리면 안 되겠죠?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9

셋째마당: '두레싸움'
두레가 나서 김매기를 하는 기간에는 종종 두레싸움이 일어난다는데, 이는 이웃 마을과 맞두레가 났을 때 흔히 발생하기 마련으로, 상대마을이 농기가 꽂혀 있는 것을 보고도 그 앞을 그냥 지나치면 불손 행위로 받아들여져서 싸움이 일어난다고 하며, 또한 두레패가 이동을 하는 도중에 다른 마을의 두레와 마주치게 되면 서로 먼저 인사를 하라고 어르다가 기싸움으로 비화되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사이가 좋지 않은 마을의 농기가 펄럭이는 모습이 보이면 고의로 뒤쫓아가서 시비를 걸기도 한다고 하며 특히 상월면 한천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자주 두레싸움이 벌어졌다고 전하네요.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10
 
두레싸움의 전초전은 풍장싸움인데 이는 어느 마을이 풍물을 더 잘 치는가를 겨루는 것으로 두 마을이 마주치면 서로 풍물 솜씨를 뽐내며 실랑이를 벌여 승부가 나면 진 마을에서 기세배로 인사를 하고 한바탕 합굿을 치고 가는 것이 예의지만, 간혹 이를 거부하거나 무시하면 험악한 두레싸움이 벌어지기도 하며 풍장싸움으로도 결과가 나지 않으면 힘을 겨루는 육박전을 방불케 하는 격렬한 싸움이 벌어졌었다고 합니다.

두레싸움은 상대마을의 꿩장목을 먼저 빼앗거나 수세에 몰린 마을이 먼저 꼬리를 내리면 승부가 난다고 하며 이날은 상대의 저고리를 벗기는 것으로 승부를 정했습니다. 노성 지역에서는 동맹을 맺은 일곱 마을 간에서는 절대로 싸움을 하지 않았다고 하며 형제 마을이 두레싸움에 휘말리거나 다른 마을에서 시비를 걸어오면 나머지 여섯 마을이 합세하여 혼쭐을 내주었다고 하는데, 동맹을 맺지 않은 마을에서 선생을 건드리면 일곱 동네가 쫓아가서 반드시 응징을 했다고 하니 그 단결력이 대단했겠죠?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11
 
넷째 마당 : '7형제 기세배'
기세배는 동맹을 맺은 칠형제 간에 서열을 재확인하고 일체감을 다지는 노성 칠형제 두레메기의 핵심적인 의식인데 각 마을별로 두레의 결산이 마무리되면 일곱 마을의 좌상이 날짜를 잡고 합두레 메기를 거행하게 됩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12
 
합두레메기가 열리는 장소는 노성천과 인접한 숯골 앞 백사장으로 지금은 논으로 개간되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예전에는 이곳에 큰 뽕나무밭이 있었으며 두레메기를 하는 날이면 일곱 마을의 두레꾼들은 영기와 농기를 들고 길군악을 울리며 아침부터 속속 백사장으로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기세배는 먼저 기 선생 측에서 막걸리와 꿩장목이 부러졌거나 농기가 없는 두레에 이를 하사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13
 
다섯째 마당: '합굿'
그렇게 기세배를 마치면 신명나는 풍물놀이가 시작되는데 이는 어느 마을이 풍물을 더 잘 치는가를 겨루는 일종의 풍장싸움이자 신명싸움인데 일곱 마을의 풍물패들은 지게에 무동을 태우고 상쇠가 이끄는 대로 빙글빙글 돌면서 서로 잘하려고 기세를 올리며 다툰답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14
 
선생기를 중심으로 나머지 여섯 마을이 서열대로 도열해 있다가 한 마을씩 차례로 기를 45도로 숙여가며 세배를 하여 여섯 마을이 동시에 기세배를 하고 선생기가 빠지면 선생기의 자리에는 그다음 서열의 농기가 나와서 서고 나머지 다섯 마을이 차례로 기세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서열별로 한마을씩 선생기 자리에 서서 아우 두레로부터 기세배를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답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15
 
그렇게 한창 신명이 오르면 두레꾼과 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덩실덩실 춤을 추고 환호성을 지르며 바야흐로 일곱 마을의 두레메기는 절정에 휩싸이게 된답니다.
 
논산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재현행사 16
 
이처럼 여러 마을이 합굿을 치는 것은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일이어서 구경나온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듯이 이날도 많은 관중들의 환호 속에 끝을 맺었습니다.

노성 ‘칠형제두레메기’의 유래와 전승
노성 칠형제 두레메기’는 충남 논산시 노성 일원에서 일곱 마을의 두레조직이 동맹(두레계)을 맺고 합두레를 먹었던 관행을 일컫습니다.

지난날 칠형제 두레에 가입된 마을은 노성면 교촌리 향교골 두레를 비롯, 읍내리 고랭이·둥둥골·옥거리 두레, 그리고 노성면과 경계를 이루는 상월면 주곡리 숯골 두레 및 한천리 들말·안골 두레로 파악됩니다. 이들 7개 동리는 오늘날의 편제와는 무관하게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노성현의 중심을 이루는 마을로서, 서로 의형제를 맺고 두레별로 김매기가 끝나면 ‘합두레메기’를 했다고 전합니다. 그 시기는 일곱 마을의 좌상이 사전에 회의를 열어서 정하였으되, 통상 백중 이전에 날짜를 잡았다고 하네요.

칠형제두레메기의 유래와 역사는 분명치 않습니다. 다만 논매기를 대상으로 하는 두레 조직이 크게 확산되는 시기가 조선 후기 이앙법의 보급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상기할 때, 대체로 18세기 이후에 파생된 산물로 추정될 뿐이라고 하고, 주민들에 따르면 칠형제 두레의 막내는 일제강점기에 가입한 읍내리 둥둥골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보아 그 이전에는 여섯 마을이 두레계를 결성했음을 알 수 있하고 하네요. 또한 칠형제 가운데 좌상 격인 선생두레는 숯골 두레였으며, 그다음은 교촌 두레, 셋째는 안골 두레로 확인되는데, 그 밖에 형제간의 서열은 들말·고랭이·옥거리 등의 순으로 회자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습니다.
 
칠형제두레메기가 탄생하는 배경에는 지리적인 입지가 중요한 몫을 차지했을 것으로 판단되는데요, 일곱 마을은 노성천을 사이에 두고 그 하류 주변에 위치한 마을들이기 때문에 속칭 ‘물 아래 일곱 동네’로 불리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성천 하류지역에는 ‘개잣들’로 불리는 들판이 넓게 펼쳐져 있어 예부터 노성 고을의 곡창지대를 이루었고, 산간지역에 비해 두레를 조직하여 논을 매는 관행도 일찍부터 발달했을 것이니, 이들 인접한 마을 사이에는 일찍부터 혈연·지연을 바탕으로 하나의 두레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흥미로운 것은 한천리 한천마을의 경우 들말·안골과는 같은 리에 속해 있으면서도 칠형제 두레에는 전혀 가담하지 않았는데, 그 까닭은 한천에 많이 세거했던 남양 홍씨가 이웃 마을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탓에 따돌림을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노성 칠형제 두레메기는 두레가 나서 김을 매고 두레싸움을 벌이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데, 아울러 일곱 마을이 합두레를 먹는 날 기세배로 서열을 확인하고, 풍물놀이를 통하여 일체감을 다지는 두레조직의 역동성이 돋보이는 민속놀이입니다. 그 구성은 1.두레공사 및 기고사, 2.두레꾼들이 논을 매는 아시·이듬·만물매기, 3.칠형제에 들지 못한 마을과 맞두레가 났을 때 벌어지는 두레싸움, 4.합두레메기를 먹는 날 칠형제 간의 기세배, 5.칠형제가 신명을 이루는 ‘합굿’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칠형제두레메기는 일제강점기까지도 해마다 수백 명이 운집하여 매우 성대하게 베풀어졌던 살아 숨쉬는 민초들의 지역축제였습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어지러운 정국과 맞물려서 차츰 시들해지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중단되었는데, 그 뒤 전통문화의 계승에 심혈을 기울어 온 ‘노성 두레풍장 전승보존회’가 발족되어 여러 차례 두레놀이를 시연한 바 있고, 2005년 6~7월 엄밀한 학술조사 및 현지 고증을 거쳐서 칠형제 두레메기를 복원하게 되었다고 합.

폭염 속에서도 무사히 노성현칠형제두레메기 재현행사를 마친 사람들이 구경꾼들과 어우러져 소고기무국과 차려진 음식을 들며 마무리하였는데, 그옛날에 이렇게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한바탕 신명나는 놀이를 즐기고 다시 힘을 얻어 농사에 전념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사라져가는 전통 민속놀이를 복원 재현 전승 보급을 위한 재현행사에 임하는 노성두레풍장전승보존회원들의 노력에 큰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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