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고택과 어우러진 노란 수선화의 속삭임
1900년대 초에 건립된 유기방 가옥입니다. 서해안 지역 전통 한옥의 특징을 잘 보전하고 있어 충청남도민속자료 제23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고택 뒤로는 쭉쭉 뻗은 소나무가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데요, 수천 송이의 수선화가 노란 물결을 이루고 있는 곳이지요. 이 고풍스러운 고택은 100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고택 안채로 들어와 뒤꼍으로 가니 장독대가 정겹게 있고요, 역시 수선화가 곱게 피어 화사합니다. 우리나라 전통 방식의 장류는 음식의 기본으로 옛 양반 댁이나 평민 집이나 이렇게 장독대가 있게 마련이었지요. 그러나 요즈음 도시에서는 장독대를 정말 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유기방가옥에서 나와 우측으로 올라가니 비스듬한 야산은 온통 노란 수선화로 덮여 있습니다. 수선화 사이사이 길을 만들어 놓아 꽃길을 산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요, 정말 "꽃길만 걸으세요." 하는 듯합니다. 그동안의 봄 여행 중에 이렇게 수선화가 많이 피어 있는 곳은 처음이라서 감동의 전율이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야산 위쪽을 올려다봤다면 이제는 야산 중간 길에서 고택이 보이는 아래쪽입니다. 수선화와 어우러진 고택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빛바랜 산수유꽃, 그 아랫길엔 봄나들이 나온 친구들이 오늘의 모습을 추억으로 남기는 풍경도 보기에 좋습니다.
소나무 숲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약간은 평평한 곳에 수선화가 노란 바다가 일렁이고 있는 듯합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저마다의 포즈를 취하고 인생 샷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 사진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침 일찍 해가 뜰 무렵 빛 받은 수선화를 제대로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선화가 군락을 이루어 꽃잎과 꽃잎이 맞대고 포개져 어찌나 예쁜지 꽃 속으로 자꾸만 빠져듭니다. 수선화의 속명 나르키수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라는 청년의 이름에서 유래한다고 해요. 나르시스는 연못 속에 비친 자기 얼굴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물속에 빠져 죽었는데 그곳에서 수선화가 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꽃말은 '자기주의', '자기애'라고 하네요.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2-10
▶축제: 2019.3.22~4.22
▶시간: 매일 00:00-24:00 연중무휴
▶요금: 어른 5,000원 경로 4,000원(축제기간 동안만)
▶문의: 041-663-4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