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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최상의 재료가 떡 맛 좌우…건강한 먹거리 지킬 것”

오명숙 민속떡집 대표

2019.03.17(일) 22:34:58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오명숙 민속떡집 대표가 인기상품인 쑥왕송편의 꽉찬 속을 들어보이고 있다.

▲ 오명숙 민속떡집 대표가 인기상품인 쑥왕송편의 꽉찬 속을 들어보이고 있다.


 

 

2010년에 대한민국 떡명장 선정

당진쌀로 빚은 쑥왕송편 대표상품

협동조합 결성…“특산물 만들고 파”

 

대한민국 떡장인 오명숙 대표의 하루는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깨끗이 씻어 불려놓은 쌀을 빻고 쪄서 알록달록 먹음직스러운 떡들을, 동이 터올 때까지 쉬지 않고 만든다. 하루에 사용하는 쌀만 80키로 짜리 2가마 분량. 떡집 한 가운데 놓인 진열대가 어느 순간 가득차면 손님을 맞을 준비는 끝났다. 떡집을 열고 25년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이어온 일상이다.

 

“무거운 것을 계속 들고 옮겨서 그런지 얼마 전에는 어깨 인대를 크게 다쳤어요. 어려운 일인 것은 분명해요. 도매로 여러 가지 떡을 들여와서 팔수도 있어요. 그런데 차마 양심상 못 하겠더라구요. 조금 팔더라도 그렇게는 안하고 싶어요.

 

떡의 맛을 좌우하는 쌀을 당진 해나루쌀만 사용한다. 쑥이나 고구마, 단호박은 직접 재배하고 딸기는 논산, 호박고지는 전남 장흥에서 가져온다. 호박고지만 해도 중국산이 국내산 가격의 절반이지만 눈길조차 주치 않는다. 건강한 재료, 최고의 재료를 사용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민속떡집의 대표 떡은 어린아이 주먹한 큰 크기의 쑥왕송편이다. 쑥 함유량이 높아 쑥향이 풍부하고 노란 녹두 고물이 속재료로 듬뿍 들어있다. 찰기가 없는 멥쌀로 반죽가루를 내고 날반죽으로 수십 차례 치대기 때문에 찹쌀떡과는 다른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이밖에도 백설기, 쑥·호박·딸기설기 등의 설기종류, 당진 주민들이 유독 즐겨 찾는 증편 등 20여 종의 떡을 만든다.

 

오 대표와 떡의 인연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편의 건강이 안 좋아 집안 경제를 책임져야 했던 오 대표는 이웃들의 권유로 시장 한 켠에 작은 떡집을 열었다. 여유만 되면 손수 떡을 만들어 주변에 나눠주곤 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주변에서 해보라고들 하시니 용기를 내어 시작했는데 고생을 엄청 했어요. 누가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배울 수 있는 곳도 전혀 없었거든요. 종가집 종부였던 친정엄마의 비법을 흉내 내고 학교에서 배우면서 연습을 무진장 했어요. 좋은 재료를 고집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에요. 나는 기술이 없으니 좋은 재료로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정말 그래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재료가 시원찮으면 떡이 맛이 없어요.

 

제대로 된 떡을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에 대학에도 진학했다. 20대 청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경야독한 끝에 2017년에는 청운대학교에서 외식조리식당경영학과 학사를 취득했다. 작년부터는 대학원 수업을 듣는 중이다. 일과 학업을 동시에 하기 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젊은 학생들과 학업 진도를 맞추는 건 배 이상의 노력을 필요로 했다.

 

“예전 어르신들이 돌아서면 잊어버린다고 했는데 제가 그랬어요. 하룻밤 새 볼펜 한 자루를 다 써서 외워도 시험지만 받아보면 생각이 안 나기 일쑤였어요. 정말 울고 싶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도 해냈어요. 대학원 수업은 정말 듣지 말아야지 했는데 지금 또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네요.(웃음)

 

최고의 재료와 정성으로 만든 떡은 소비자가 먼저 알아봤다. 고객들의 반응에 힘입어 시장 한 켠 작은 임대점포에서 시작한지 12년 만에 현재의 자리에 건물을 지어 독립했다. 지난 2010년에 열린 전국떡명장대회에서는 명장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같은 해에는 전국소기업소상공인대회에서 산업포장을 받기도 했다. 현재 전국의 떡 명장은 오 대표를 포함에 12명에 불과하다.

 

오 대표는 지난해 3월 당진 소재 8곳의 떡집 대표들과 함께 ‘당진시쑥왕송편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한 곳 당 500만원 씩 출자해 작은 공장도 지었다. 이곳에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쑥왕송편을 만들고 각자의 가게에서 판매한다. 쑥왕송편을 당진시 대표 먹거리이자 특산물로 키워나가고 싶은 포부에서다.

 

“언젠가는 ‘음식 빌딩’을 짓고 싶어요. 쑥왕손편을 비롯해 당진의 건강한 먹거리로 만든 대표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공간이요. 당진에 오시면 저곳엔 꼭 가봐야 하는, 그런 명물로 키우고 싶어요. 그때까지 욕심 부리지 않고, 정직하게 떡을 만들겠습니다.

/김혜동 khd1226@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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