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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뽀오얀 쌀빵에 홍동 유기농업 40년 역사를 담다

충남인 - 정예화 초록이둥지협동조합 이사장

2019.02.26(화) 00:23:20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정예화 이사장이 갓 나온 쌀빵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정예화 이사장이 갓 나온 쌀빵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뽀오얀 쌀빵에 홍동 유기농업 40년 역사를 담다 1


여성농업인 모여 협동조합 구성

유기농쌀로 각종 쌀빵 제조·판매

 

고소하고 풍미·쫄깃한 식감 특징

연간 2000여 방문객 대상 체험도
 

쌀 소비량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1kg, 10년 전인 2009(74.0)과 비교하면 13㎏이나 줄었다. 쌀을 지키는 것이 곧 식량주권을 지키는 것이라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다. 시대가 바뀌면서 국민의 식습관도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자 농촌 현장에서는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 생산을 통해 쌀 소비를 촉진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흔히 알려진 막걸리, , 국수, 한과 등이 대표적이다.

오리농법으로 친환경 쌀 재배를 전국 최초로 시작한 홍성군 홍동면 문당마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런데 문당마을의 대표 쌀 가공식품은 조금 이색적이다. 발효가 어렵고 찰기가 적어 다들 꺼린다는 ‘쌀빵’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쌀빵은 문당마을 여성농업인들이 만든다. 모닝빵, 식빵, 소보루, 단팥빵, 머핀 등 종류도 꽤나 다양하다. 확실히 쌀로 만들어서 인지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함이 진해지는데 밀가루빵과는 다른 맛이다. 밀가루빵에 비해 미세하게 거친듯 하지만 입안에서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문당마을의 쌀빵을 찾는 사람들은 ‘맛도 맛이지만 소화가 잘 된다’고 입 모아 말한다.

 

문당마을 쌀빵은 정예화 초록이둥지협동조합 이사장의 결단에서 탄생했다.

 

“문당마을이 홍성 유기농업의 원조라지만 초창기 유기농업을 지탱하셨던 분들이 80대에 접어들고 농촌에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위기의식이 커졌어요. 1994년에 도입한 오리농법이 마을의 구심점이 됐었다면 이제는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죠. 그게 바로 유기농쌀로 만든 가공식품이었어요. 강정이나 엿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연구자가 쌀빵을 해보라 제안을 했고 가능성이 보여 과감히 시작하게 됐습니다.

 

쌀빵을 만들기 위해 정 이사장을 비롯한 마을의 여성 농업인들 7명이 모여 2016 4월에 초록이둥지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단순히 쌀로 빵을 만들어 팔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오리농업을 체험하기 위해 문당마을을 찾는 체험객만 연간 17000여명. 쌀가루로 빵을 만드는 체험거리를 제공해 마을에 대한 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일반빵은 레시피가 다양하지만 쌀빵은 정형화된 레시피가 없었어요. 맛도 맛이지만 모양이 잘 안 잡혀 처음에 무척 애를 먹었어요. 혜전대학교 제과제빵학과 한 교수님이 비법을 전수해주셨고 셀 수 없이 연습을 거듭하면서 제대로 된 빵 모양을 내기 시작했지요.

 

초록이둥지협동조합에서 판매하는 쌀빵의 강점은 무엇보다 가장 건강한 재료에 있다. 문당마을에서 생산된 오리쌀 100%, 기름은 국내산 현미유만 사용한다. 단팥빵에 들어가는 팥소는 마을 할머니들이 재배한 팥으로 만든다. 다국적 재료로 만들어진 시판 빵들과는 이른바 족보 자체가 다르다.

 

쌀빵 특유의 고소함과 쫄깃한 식감이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운영도 어느덧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택배 주문이나 직접 방문해 빵을 사가는 것 외에도 홍성 지역에 친환경급식을 하는 어린이집에서 단체로 구매하는 게 큰 도움이 됐다. , 가을에 마을을 찾은 체험객들도 쌀빵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주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각종 쌀빵을 판매해 벌어들인 매출액이 지난 한 해 7700만 원. 올해는 9500만 원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모범협동조합으로 뽑혀 기획재정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무엇보다 협동조합을 성공적으로 마을에 안착시킨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둔고 있다.

 

“기업으로 치면 이 정도 매출은 아주 적을 수 있어요. 하지만 마을에서 여성농업인들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지역의 농산물 소비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초록이둥지협동조합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모이고 모여 농촌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요?

 

조합원들은 지난 겨울부터 문당마을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그림그리기, 꽃만들기, 색종이접기 등 문화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농한기, 마을 공용 황토찜질방에 모여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를 하며 한 마을 안에서 세대 간 소통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 이 모든 활동에는 문당리 유기농업 40년 역사를 이어가고자 하는 정 이사장의 소신이 녹아들어 있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물론 있다. 현재의 즉석판매제조가공업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협동조합의 더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간유통을 거치지 못해 판로 확보에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식품제조가공업 허가를 내기엔 규모나 시설, 역량 면에서 아직은 부족하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그렇게 조바심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치를 알아주는 소비자들이 있고 변화는 이제 시작됐기 때문이다.

 

초록이둥지협동조합의 쌀빵은 그냥 쌀빵이 아니다. 문당마을 40년 유기농업의 역사, 농촌을 지키려는 여성농업인들의 의지, 건강한 식품을 만들려는 장인 정신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문당마을 쌀빵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그 가치를 산다.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마음, 남이 해주길 바란다면 뭐가 되겠느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하지만 역시 한 사람이 열심히 한다고 해서 그 사회가 움직일 수 없듯이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유기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도시도 농촌도 서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초록이둥지협동조합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쌀빵을 만든다. 체험은 사전 예약으로 진행한다.

 

관련 문의는 전화 041-632-9298, 이메일 gddj2016@ hanmail.net으로 하면 된다.

/김혜동 khd1226@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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