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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이 바라본 한국문화① - 에티오피아 하나 솔로몬

2018.02.06(화) 09:22:51 | 천안신문 (이메일주소:icjn@hanmail.net
               	icjn@hanmail.net)

천안신문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의 유학 생활 중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선문대 국어교육원(원장 하채수)의 협조를 얻어 연재하고자 한다.

유학생이바라본한국문화에티오피아하나솔로몬 1


저는 KGSP 학생으로 멀리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온 에쉬테 하나 솔로몬(20세)입니다. 저는 한국에 온 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20년을 더운 나라에서만 살아온 저는 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한국이 독특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제가 경험한 재미있는 한국 문화를 두 가지만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먼저 젓가락 사용입니다. 음식을 손으로 먹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한국 사람은 젓가락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젓가락이 참 낯설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젓가락을 보았을 때 “이렇게 편리한 다섯 개의 젓가락이 있는데 왜 한국에서는 다른 도구가 필요할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납작하고 무거워서 사용하기도 불편한 젓가락을 사용해서 먹어야 하지?”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저는 이 손가락이야말로 최고의 젓가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제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개밖에 안 되는 젓가락보다 3개나 더 많아 5개나 되니까요.

처음에 젓가락으로 먹어야 했을 때 저는 여간 당황스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 젓가락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고요? 전 착한 사람이니까요, 하하하~ 이것은 한국의 음식 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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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고 있는 제가 젓가락 사용을 거부한다면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 할 뿐만 아니라 이상한 사람이 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저는 배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몇 번 연습하다가 제 손가락에 쥐가 나고 말았습니다. 짜증이 나더니 화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내 몸의 일부요, 사랑스럽기까지 한, 이 다섯 개의 젓가락을 다시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래서 쥐나는 것을 무릅쓰고 젓가락하고 싸웠습니다. 손가락 근육은 물론 팔뚝 근육까지 뒤틀림이 와서 마비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러 번 그렇게 싸운 끝에 저는 드디어 이 불편한 젓가락을 제 몸과 일치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는 지금 감사하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밥을 먹는 도구가 또 하나 생겼고, 한국 사람들 눈치 안 보고 먹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젓가락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저를 보고 한국 사람들은 감동하고 칭찬까지 합니다. 여러분, 젓가락은 저에게 인내심과 자신감, 그리고 자부심까지 주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의 무시무시한 시내버스 이야기입니다. 한국 승객들은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시내버스 안에서 손잡이조차 잡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 문 앞으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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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의 밸런스 감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뒤뚱거리지만 넘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놀랍죠? 저도 이젠 한국 사람이 다 된 것 같습니다.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저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달려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내버스는 매일매일 저에게 한국 생활 동안 긴장을 놓지 말라고 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제가 태어난 곳 에티오피아는 한국 전쟁 때 한국을 돕기 위해 싸우러 온 16개 나라 중의 한 나라였습니다. 어려울 때 피를 나눈 형제국입니다. 형제국의 문화는 바로 나의 문화이기도 합니다.

한국 문화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거부하지 않고, 즐기고 사랑하다 보니 내 문화처럼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한국 문화를 즐기고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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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는 지난 2일에 선문대 국어교육원에서 열린 한국어말하기 대회에 참가하여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에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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