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꽃이 지천으로 피기 시작하였다. 배롱나무 꽃이 활짝 핀 논산 가볼만한 곳은 참 많다. 대표적으로 명재고택과 종학당 그리고 돈암서원이 있으며 예학의 고장인 논산은 거리 가로수로 배롱나무꽃을 심어 많이 볼 수 있다.
사계종가 염수재(念修齋)는 논산시 고정리 고정산 자락, 사계 김장생을 비롯한 광산 김씨의 묘역이 있는 곳이다. 고택 옆으로 묘역 가는 길 주차장이 넓어 좋다. 주차장에서 염수재가 보인다. 얼른 종가로 들어가고 싶은데 일단 김장생 묘역 일원부터 사진 한장 담아보았다.
이곳은 예학의 대가인 광산김씨 묘역으로 김장생을 비롯하여 양천허씨, 김철산, 김공휘 등의 묘소가 자리잡고 있다. 제일 윗쪽에 사계 김장생의 묘가 있어 집안에 끼친 위력이 어떤지를 짐작할 수 있다. 논산 일원을 여행하다보면 사계 김장생이 조선시대 정치와 사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인지 알 수 있다. 김장생(1548~1631)은 호가 사계이며 다사헌 김계휘의 아들로 송익필에게 예학을 배웠으며 예학의 거두로 기호학파 학문의 중심인물이다.
김장생 묘역 옆으로 솔바람길이 이어진다 이곳은 논산 솔바람길로 충효와 논산의 문학, 논산 9경, 유교문화, 사찰의 문화 등 다양한 코스를 느낄 수 있는 길이다. .
건물 옆으로 작은 문이 보이고 사계종가(沙溪宗家) 라고 적혀 있다. 그 옆으로 작은 글씨로 '사계 김장생 선생님의 종손이 살고 있는 집'이란다. 그리고 찻집 동행도 보인다. 작은 문도 있지만 큰 대문이 있을 것 같아 우측으로 가보았더니 대문이 보였다.
대문 앞에도 배롱나무가 마치 부채처럼 펴져서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다. 대문에 효자정려비가 세워져 있다. 인사를 하고 염수재 배롱나무꽃을 보러 왔다고 하니 반갑게 안으로 들어가서 보라고 하신다. 한 이틀 전이 가장 예뻤다고 하시면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이 왔단다.
▲염수재 집으로 들어서니 정면에 염수재가 있다.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 지붕이며 동재, 서재, 문간채와 더불어 ㅁ자 형태이다.
사게 종택 현판이 걸려 있는 건물 그 사이에 탁 트인 사랑채 느낌의 마루가 참 좋아보였다.
마주 보고 새로 겉만 달아 낸 찻집 동행이 함께 있다.
지난번 겨울에 왔을 때는 할머니 한분만 계셨는데 지난 1월에 종손이 정년퇴임하고 이곳에 들어오셨단다. 영리 목적이 아닌 찾아 오는 사람이 좋아 작은 찻집을 함께 운영하고 계셨다. 대추차와 식혜만 하고 있어 식혜를 주문하고 염수재 사당 배롱나무꽃을 보러 갔다.
염수재 뒤쪽으로 김장생 사당과 연결된 문이 있으며 문 양쪽으로 배롱나무가 서로 가지를 맞대고 있다. 정말 이틀 정도 빨리 올걸하는 후회가 들었다. 지금은 살짝 꽃이 지는 중이었다.
마당엔 빨간 꽃이 뚝뚝 떨어져 감성사진 담기 좋았다.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담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꽃비가 되어 떨어지다 돌에 살짝 걸쳐진 꽃,
내 눈길은 배롱나무꽃에 서성이며.
찾아 올때의 그 설레임을 담아본다.
워낙 더운 날씨, 사진 담고 카페로 오니 종부님께서 직접 만드셨다는 식혜가 준비되어 있었다. 카페 안이 참 예쁘게 정돈되어 좋았다. 작은 다락방 느낌의 코너도 좋았으며 흔한 식물도 이곳에선 인테리어 효과 만점이다.
식혜는 생강이 적당히 들어가고 설탕물이 아니라 좋았다. 마당 한켠에 질금자루를 가르키며 단맛 첨가 대신 더 많이 끓여서 만드셨다는 말씀에 아예 한병 사서 왔다. 그리고 잠시 종부님과 이야기 나누며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흐른 작은 물건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사계종가, 모든 것이 신기하게 여겨지는 물건들이다.
시원해지면 진한 대추차 한잔 마시러 다시 올 것같다.
▼사계종가 앞에 작은 연지에 핀 연꽃
■사계종가 염수재 논산시 연산면 고정길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