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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위해 농지 줄이면 안돼…생산량 조절로 접근해야”

[인터뷰] 허승욱 충남도 정무부지사, 농지 지키는 쌀값 안정화 정책 제안

2016.12.28(수) 11:31:00 | 충청남도 (이메일주소:chungnamdo@korea.kr
               	chungnamdo@korea.kr)

- 농지 지키는 쌀값 안정화 정책 제안  면적에서 공급량 조절로 발상 전환
- 삼광벼 6% 확대 시 3500㏊ 감소 효과 고품질 벼 전환해도 농가소득 보장돼
- 의무수입 물량, 쌀 산업 아킬레스건 WTO 협의 통해 공급과잉 해소해야
- 쌀 문제, 3농혁신 연대로 함께 대안 찾아가자 

 

쌀값위해농지줄이면안돼생산량조절로접근해야 1




쌀값 하락에 농심이 멍들고 있다. 일 년 동안 정성스레 키워온 벼들이 공급이 많다는 이유로 헐값에 팔리는 것은 서러운 일이다. 노동에는 정당한 대가가 주어져야 하나 시장의 법칙은 냉엄하기만 하다. 농심을 더욱 멍들게 하는 건 농지 면적을 줄여서라도 쌀값을 안정화 시켜야 한다는 거센 주장들이다. 지난 시대 국가와 경제 발전을 위해 저곡가 정책 등 희생을 감내하고 세계화로 더욱 위축된 쌀 농업인데, 소중히 지켜온 농지까지 줄여야 한다는 논리는 한 겨울 북풍처럼 차갑기만 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충남도가 쌀값 안정화를 위한 특별한 제안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무작정 농지 면적을 줄여 쌀 공급량을 잡아보자는 기존의 발상을 뒤엎고 농지를 지키는 동시에 고품질 쌀 비중을 확대해 수급 안정을 이루자는 일석이조의 제안이다.

정책의 핵심은 ‘면적 감축에서 생산량 조절로 발상의 전환’ 이다.  삶의 터전인 농지를 훼손하지 않더라도 고품질 쌀 비중을 확대한다면 미질(米質)을 높이고 쌀값도 회복할 수 있다 는 게 도의 판단이다.

허승욱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충남에서 하는 이야기는 무턱대고 논을 줄이자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고품질 쌀 비중을 늘려 밥맛 좋은 고급 쌀도 만들고 시장공급량도 줄이게 되면, 끝없이 추락하는 산지 쌀값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절감되는 변동직불금이나 재고 유지 비용은 다시 쌀 산업 발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자”고 덧붙였다.

충남의 쌀값 안정화 정책에 담긴 고민과 핵심 제안이 무엇인지 허승욱 부지사에게 들어봤다.

  
 
다음은 허승욱 정무부지사와의 일문일답.


<진행자> 최근 쌀값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핵심 제안이 무엇인가.

<허승욱 >  “쌀값이 폭락하는 이유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서다. 현재 연간 우리나라 쌀 수요량은 대략 390만톤이다. 반면 올해 생산된 쌀은 420만톤이며 재고는 175만톤이 쌓여있다. 게다가 의무수입 물량 41만톤을 매년 들여온다. 이를 합치면 총 641만톤의 쌀이 공급된다. 문제는 공급에서 수요를 제하면 251만톤의 쌀이 남는다는 것이다. 과잉공급으로 쌀값이 폭락한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것은 시장의 기본법칙이다. 시장에 공급되는 쌀의 양을 줄이는 게 가격 폭락을 방지하는 핵심이다.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는 2017년에 3만 5000㏊의 논 면적을 없애자고 한다. 그러나 소중한 논 면적을 줄이는 방법은 곤란하다. 논은 한번 파괴되면 회복시키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소중한 농업자원이기 때문이다.

물리적 방식으로 경지를 줄이는 것보다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고품질 벼 ‘삼광’을 재배하거나,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면 생산량이 줄어들고 시장 가격은 높아진다. 양 대신 질이다. 일정 노력을 기울여 논 면적은 줄이지 않고 생산량을 조절해 시장 가격을 정상화하자는 게 충남도 제안의 핵심내용이다”
 

<진행자>면적에서 양으로 기준을 전환하자는 의미인가. 그렇다면 농지를 지키고 가격 안정화도 이뤄낼 수 있는가.

<허승욱> “면적에서 양으로 관점을 전환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첫 단추다. 이는 정말 중요한 자세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면적으로 보지 말고 양으로 기준을 전환해 쌀 문제를 고민하자는 것은 작지만 엄청난 정책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소중한 농지를 지켜낼 수 있고 동시에 쌀값 안정화라는 목표도 이룰 수 있다.

충남의 경우 재배면적을 줄이지 않아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현재 ‘삼광’ 재배 면적이 전체 19%를 차지하는데 여기에 6%를 늘려 25%로 삼광 재배 면적을 확대한다면 3500㏊ 상당의 생산량을 줄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외에도 품목전환 등 여러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논 면적을 줄이지 않아도 생산량 조정이 가능하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3만 5000㏊, 충남 6200㏊를 줄이자고 제안했는데, 이것으로는 턱도 없다. 이와 관련 충남의 제안은 전국 7만㏊, 충남 1만 2000㏊에 해당하는 생산량을 줄여 쌀값 안정화를 이루자는 것이다. 고품질 전환 등을 통한다면 농지면적 훼손 없이 7만㏊에서 생산되는 38만톤의 공급량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진행자>쌀 공급과잉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으로 보는가. 시장개방과 의무수입인가 쌀 소비 위축에 따른 것인가.

<허승욱> “기본적으로 의무수입 물량때문으로 본다. 현재 전국의 쌀 재고량이 175만톤이다. 공공비축미(80만톤)의 절반이 더 넘게 쌓여있다. 의무수입은 해마다 41만톤이 들어온다. 국내에서 생산된 쌀도 모아둘 곳이 없다. 공급과잉의 1차적 불안 요인은 의무수입 분량이다” 
 


<진행자>안희정 지사께서 최근 의무수입 물량을 해제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체적 전략이 있는가.

<허승욱> “공급과잉의 원인인 의무수입에 대한 문제 제기가 분명히 필요할 때다. 국내 쌀 시장의 붕괴 현실을 고려할 때 이 문제는 WTO(세계무역기구)와 협의를 할 필요성이 있다. 또 이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고 대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도 심도있는 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의 의견과 뜻을 충실히 구해야 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 문제는 누군가가 분명히 앞서서 짚고 넘어가야한다. 당장 구체적인 수단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래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쌀 산업의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진행자>농민들이 세계 쌀 시장 개방으로 인해 받은 상처가 크다. 그러다보니 시장 논리를 통한 쌀 안정화 대책에 자칫 거부감과 서운함을 가질 수 있다.

<허승욱> “농업을 하는 사람은 충분히 그러한 서운함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람들의 수요와 선호 그리고 시장은 유기체처럼 변하기 때문에 우리 농업도 세계적 시류에 적응해야 한다는 현실이다. 쌀이 됐든지 텔레비전이 됐든지 근본적으로 모든 재화들은 시장이라는 바다위에 떠 있다. 현실적으로 쌀 역시 시장의 질서를 벗어나서 존립하기는 불가능하다. 가격이라는 것도 그렇다.

물론 식량안보라는 측면에서 보면 공공재의 성격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가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쌀 산업의 딜레마다. 시장 가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게 현실이다. 농어민들은, 시장의 가격 기능을 중요시 하는 게 신자유주의적 논리라 말씀하신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논리를 떠나서 우리의 경제 구조에서 현실적으로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데 우리만 이것을 무시하고 정책을 펼칠 상황도 아니다. 이는 중앙정부도 같은 고민이다.

결국 이것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당장 이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 안에서 문제의 해법 찾아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게 행정기관의 바른 자세다. 지금 당장은 행정과 농민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이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정복해야 할 고지는 같다는 것이다.

문제를 보는 관점은 달라도 목표는 같다. 농업을 지속가능하게 하고 농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관점이 달라도 대화와 토론을 통해 연대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대화하고 토론해야 한다”
 


<진행자>고품질 품종으로 전환하면 수확량이 감소해도 전체 소득은 줄지 않는가.

<허승욱> “총합은 비슷하다. 고품질로 전환한다 해도 소득에는 차이가 없도록 정책적 지원을 고려하는 게 행정의 역할이다. 다만 삼광벼는 밥맛이 좋으나 태풍에 약하다. 강풍이 불면 잘 자빠진다. 세심한 농사 관리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주머니에 들어오는 소득은 같다. 관점의 전환이 중요한 시점이다.

전체적으로 쌀 산업의 혁신을 어떻게 이뤄 낼까 합심할 때다. 일단 면적에서 양으로 관점을 전환하는 게 첫 번째라면, 다음으로 고급화의 관점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감축보다 고급화라는 의미로 접근하자. 고급화는 미질의 고급화도 있고 친환경농업도 있다. 맛 좋고 건강에도 좋은 쌀이 생산되면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 충남 쌀의 가격은 전국 평균보다 낮게 책정된다. 질이 낮은 다수확 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저가미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고품질로 전환해야 한다”
 


<진행자> 대체작목을 심을 경우 타 품목의 가격폭락 등에 대한 대책은 마련돼 있는가.

<허승욱> “우리가 이야기하는 대체작목은 총체벼(가축먹이용 벼)다. 베어낸 벼를 통째로 사료로 쓴다. 시장의 과잉 공급을 초래하는 작목은 가급적 피하고, 지역 내에서 수급 가능한 작목 중심으로 대체작물을 재배할 계획이다. 예를 든다면 간척지 지역에는 주정용(술을 빚는) 벼를 재배한다든지, 쌀국수용 벼를 재배한다든지 하는 형태다. 이는 밥상용 쌀의 생산을 줄이는 동시에 쌀 소비를 확대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허승욱> “이는 외교·국방과 관련된 문제다. 지방정부에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해외로 보낸다면 대북 원조가 가장 인도적이다. 또한 물류비용도 적다. 인도적 차원과 경제적 측면에서 효과적 수단임은 분명하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농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한 마디.

<허승욱> “농업발전을 향한 충남도의 태도와 자세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단결과 연대가 요구되는 때다. 이럴수록 지속적인 대화와 토론을 해야한다.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우리의 장(場)이 필요하다. 충남도는 그동안 3농혁신위원회를 통해 공감의 장을 만들고 연대의 경험을 축적해 왔다. 앞으로 3농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보자. 특히 3농혁신위원회 산하 ‘쌀 적정생산 추진단’을 만들기로 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자. 충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농업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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