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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고즈넉한 겨울바다, 서해 홍원항

아늑한 엄마 품 같은 곳… 한해 정리하며 새해를 기약한 행복했던 바다여행

2016.12.27(화) 13:43:16 | 이기현 (이메일주소:jhdksh8173ahj@hanmail.net
               	jhdksh8173ahj@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바다, 난 결국 네게로 왔다. 돌연한 너의 부름은 어찌 그리도 강렬했는지..."
이문열씨의 소설 '젊은 날의 초상' 마지막 챕터 '그 해 겨울'에 나오는 대목이다.
바다, 소설에서처럼 문득문득 우리를 부른다. 여름철 사람들이 북적대는 놀이터로서의 바다 말고, 홀로 고즈넉하게 느낄수 있는 겨울바다.
난 그 겨울바다가 무척 좋다.

마치 긴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느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 , 어제까지의 내가 보던 바다와는 다른 느낌을 줄것만 같은 겨울바다...
고요함을 깨고 울려퍼지는 사람들의 소리, 경매사의 외침과 식당 손님들의 음식주문 소리. 그리고 짠 바다 냄새
죽은 듯 고요했던 항구에도 아침이면 그렇게 소란스러움이 찾아들고, 여행객이 잠시 바다 구경을 하고 짠 내음을 맡는 동안 어느새 해는 바다 위로 둥실 떠오르고 조용하던 항구는 시끌시끌... 손님 맞이 준비를 하는 상가들의 이야기가 시끄럽게 들리는 우리네 서해 어민들의 일상과 풍경.
그런 겨울바다가 그립다.

고맙고 다행스럽게도 우리 충남 서해에는 가볼만한 바다와 항포구가 참 많다.
보령시 대천항을 비롯해 서천 홍원항과 마량항, 태안의 신진도항과 드르니항, 백사장항, 그리고 홍성 남당항과 궁리항, 당진 왜목항 등...
전부다 서해 낙조를 관망하며 과거를 회상하기에도 좋고,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해도 좋을법한 풍경과 아늑한 어머니 숨결을 느낄수 있는 그런 곳들이다.
어디 그뿐인가. 사시사철 청정한 바다에서 나오는 풍부한 먹을거리 또한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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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겨울!
올해 2016년도 다 갔다. 1년간의 지난했던 여러 아픔과 우울함이 있었다면 죄다 털어 버리고, 다가오는 새해 2017년의 희망찬 미래를 꿈꾸자는 뜻에서 바다 여행 한번 떠나보자.
목적지는 서천 홍원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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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동틀녘의 바다는 매일 똑같아 보여도 항상 조금씩 다르게 다가온다. 갯벌에 빈 공간이 생겼다가 물이 들어오면 받아주고 넉넉한 품으로 반긴다. 물이 빠지면 또 빈 공간에서 뭇 생명들이 자란다.
어디 그뿐인가. 바다에 물이 차면 배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조업을 나갔던 배들이 만선의 기쁨을 안고 풍어를 행복해 하며 가족에게 달려온다.
항구를 품은 바다는 그래서 늘 생경하다. 경이롭고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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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항구는 우리에게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거대한 닻이 늘어서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도 질서있고 가지런하다. 어느 배엔가 장착되어 그 배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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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차'
삶의 터전 머나먼 곳까지 나갔던 배가 만선으로 돌아왔다. 어민들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를 뭍으로 끌어 올린다. 플라스틱 상자에는 겨울철 서해의 진미로 꼽히는 물메기가 한가득이다.
곧 경매시장을 거쳐 식당으로 가면 낯선 미식가에게 행복한 맛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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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을 마친 배에서 그물을 건져 올리고 있다. 새 그물로 바꾸어 또 바다로 나갈 것이다. 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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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항의 명물, 바다위 구름다리가 물 위에 떠 있다. 저 위를 걸으면 바다를 걷는 느낌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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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은 바다색이 더 푸르기도 하고 어느날은 파도가 잠잠하기도 하고 어느날은 무섭듯이 파도가 몰아치기도 하겠지만 바다는 항상 그 자리를 지키듯, 등대도 늘 그자리에서 묵묵히 뱃사람들의 밤길을 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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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 바다는 먹거리가 풍부하고 맛난 때꺼리를 항상 선물해 준다.
물메기를 말리고 있다. 차가운 바닷바람과 한낮의 햇빛, 밤이슬과 서리, 때론 눈도 맞으며 물메기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다. 그러는동안 맛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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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켠에서는 바쁜 일과가 돌아간다. 이미 지난밤 바다로 나갔던 어선들이 각종 물고기를 낚아 이른 새벽 항구로 돌아오면 제일먼저 하는 일이 수산물 경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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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경매장에 나와있는 물고기들.
경매는 살아있는 물고기를 가지고 하는 활어경매와, 죽은 물고기를 팔고 사는 선어경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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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에서 나온 경매사 직원이 낙찰된 물고기를 기록하며 뭔가 업무에 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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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가 끝나 주인에게 인계된 수산물들.
물메기, 아구, 그리고 이름 모를 여러 물고기들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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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 잡는 법. 이른 아침부터 경매시장으로 나와 싱싱한 물고기를 낙찰받은 부부가 식당으로 가져갈 물고기를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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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홍원항 포구 뒤켠에는 어느곳에서나 마찬가지로 해산물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줄지어 있어서 관광객들의 입을 즐겁게 해준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 했듯, 오늘 가장 당기는 음식은 물메기탕이다.
물메기탕을 끓여주는 식당으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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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물텀뱅이라고도 하고 물잠뱅이라고도 부르는 이녀석은 사람으로 치자면 참 못생겼다.
그러나 물고기를 인물보고 평가하면 곤란하다. 바다에서 막 잡아 온 싱싱한 물메기 한마리를 이렇게 손질해 놓으면 벌써 겨울철 최고의 '탕'요리 재료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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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와 대파, 청양고추 약간 넣고 시원하게 끓인 맑은 물메기탕은 실로 최고의 아침 해장국이다. 특히 술독에 찌든 연말연시, 간과 오장을 행복하게 해주기에 손색이 없다.
살이 부드럽고 살살 녹는다. 요즘 감기 몸살 독감이 대유행이라는데 이거 한그릇이면 해결될것만 같다.
 
물메기탕을 끝으로 홍원항의 아침 풍경을 웬만큼 담아 본것 같다.
아직 아침에서 깨어나지 않아 고요한 대지를 달려 항구까지 달려간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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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낮의 태양이 서서히 높게 떠오르고, 어부는 다시 바다로 나가기 위해 어선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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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의 횟집 식당들도 점심시간에 맞춰 들이닥칠 여행객들을 맞을 채비에 분주하다. 도민리포터가 찾아간 물메기탕 횟집은 덕분에 마수걸리 했다며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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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어선 한척이 삶의 터전을 향해 힘차고 빠르게 달려간다. 풍어를 준비하고 있는 커다란 어장은 또 어부를 반갑게 맞이해줄 것이다.
올 한해를 정리하며 찾아간 겨울바다, 홍원항.
행복한 여행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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