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을까? 사실 그런 기대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 두터운 미세먼지스러운 날씨와 안개에 가린 태양은 절대 내가 철새 사진 공모전에서 봤던 그런 풍경을 보여주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장항에 위치한 서천군 생태조류전시관에 방문한 이유는 지금이 철새들의 하이라이트이기 때문이다.
철새들이 유독 잘 관찰되는 장소에 전시관을 지었다. 전망대도 함께 놓여있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공적인 공간을 만들어서 생태 훼손을 막을 수 있었다. 기존에 많은 작가들이 철새를 담기 위해서 당연하게처럼 행여 졌던 생태계 훼손은 이제 옛말이 되었길 바라본다.
짙은 안개에도 초 망원렌즈 하나라면 모든 것이 관찰이 가능했다. 내가 사용하는 디지털 렌즈는 게임이 안된다. 철새들의 행동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구경할 수 있는 것이다. 어른이든 아이든 말이다. 그것도 무료로.
금강하구둑이 보인다. 군산과 서천을 단 1분이면 통과할 수 있다.
철새들이 돌아왔다. 추운 겨울을 지나 다음 해 5월까지 머물 것이다. 따뜻해지면 다시 추운 곳을 향해 북쪽으로 날아갈 것이다. 그 안에는 언제든 철새의 아름다운 군무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서천으로 여행 날짜를 잡아본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