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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전통 가양주(家釀酒)로 지역발전 이끄는 리더

보령 전통주연구회 배정숙 회장 "제 꿈은 보령을 대표하는 전통명주 만드는 것"

2016.04.21(목) 11:32:36 | 금산댁 (이메일주소:dksjks22@hanmail.net
               	dksjks22@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송순주(松筍酒)라는 술이 있다. 말 그대로 4~5월에 돋아나는 여린 소나무 순을 따서 담그는 가양주이다. 이것이 현재 대전광역시에서는 무형문화재 제9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고 이는 충남과 대전이 분리되기 전까지 충청남도의 소중한 전통문화였음을 알수 있는 일이다.

또한 이 무형문화의 예능보유자 역시 논산시 은진면에 살다가 대전으로 이사했기 때문에 문화재가 대전시 소속인 것이지 실제는 충청남도의 문화재였다.

어쨌거나 이 송순주는 당시 종가의 제례나 기타 큰 행사때 담가 먹던 귀한 술이었는데 밑술용 누룩가루와 멥쌀, 덧술용 찹쌀, 그리고 송순의 재료를 사용해 해마다 봄 이맘때를 전후해서 5월 정도까지 담그는 술이다.
 
이 술을 담그시는 분이 충남 보령에 계시다 하여 취재를 위해 전화 드렸더니 송순주는 시기적으로 5월중순께 돼야 담글수 있고, 지금은 향음주(香吟酒)를 담글 예정이라며 그것도 소중한 우리 가양주이므로 취재를 해도 좋을것 같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송순주는 다음에 때가 오면 취재하기로 하고 향음주를 맛보기(?) 위해 보령으로 갔다.
 
보령시 전통주연구회 배정숙 회장님 이분, 열정이 참 대단하신 분이었다.
만나자마자 일성(一聲)이 “우리 전통주가 너무 많이 사라지고 잊히고 있어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게 일제 강점기의 말살정책 때문이었고, 둘째는 유신시대 때 쌀 소비를 억제한다는 이유로 가양주(家釀酒) 제조를 죄다 금지시켰기 때문입니다. 쌀의 중요성도 인정하지만 가가호호 내려오던 소중한 전통주 제조비법들이 이때 전부다 사라진것입니다. 뒤늦게라도 저희들처럼 이런 부분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나서서 찾고 익혀서 후대에 물려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죠”라며 전통주의 비법이 하나 둘씩 자꾸만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계셨다.
 
평소에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던 배 회장님은 조금씩 알게 된 것을 체계적으로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아예 본격적으로 술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충남발전연구원에서 충남전통주아카데미 과정을 마친 뒤 경기도의 신안산대학서 누룩과 전통주를 공부했다. 또 서울벤처대학에서 양조전문가과정을 수료하고, 일본 및 중국으로 가서, 일본의 전통주인 와아모리, 중국의 전통주인 고량주를 공부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이젠 우리 전통주에 대한 비법, 여러 내력과 장단점, 역사성과 의미 등을 다양하게 알수 있게 됐다고 한다.
 
오늘 포스팅하는 향음주(香吟酒) 술 역시 그렇게 공부해서 나름대로 창안해 낸 전통주인데 지금부터 그 과정을 함께 보기로 한다.

이 술은 말 그대로 향을 음미하면서 마시는 술이라 하여 지은 이름인데 실제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술의 향기를 맡아보니 은은한 난향(蘭香) 같기도 한 것이 코의 신경세포를 부드럽게 자극했다.
 
이 술의 가장 큰 포인트이자 기존 전통주 담그는 법과 약간 다른점은 고두밥 대신 멥쌀로 찌은 백설기(떡)을 쓴다는 점이다. 하여 배회장님은 도민리포터가 도착하기 전 이른아침부터 향음주 담그는 과정을 보여주시려고 설기떡을 준비해 찌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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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누룩(술을 발효시켜 주는 효모. 배회장님은 밀누룩을 사용한다)을 준비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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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렇게 백설기 떡을 찌는데 푹푹 잘 익어가는지 확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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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 익은 설기 떡을 꺼내어 그릇에 담아 거꾸로 뒤집어 설기 떡을 그대로 쏟은 뒤 여기에 생수를 붓고 국자로 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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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풀린 설기와 생수 반죽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밀누룩을 부어 함께 섞어주기 전에 온도계로 측정한다. 25도 이하가 됐을때 밑술용 누룩을 넣을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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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설기와 생수가 섞인 것이 25도 이하로 떨어졌을때 누룩을 부어 잘 섞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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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고 곱게 반죽이 끝난 이것, 이제 다 끝났다.
누룩까지 섞어 준 이것을 옹기에 부으면서 밑술과정이 끝난다. 
 
그리고 마지막 덧술과정은 밑술을 빚은 후 4일 발효 이후에 찹쌀 고두밥를 찌고 식힌후에 밑술과 섞어 40~50일 정도를 기다리는 것이다. 
 
의외로 간단해 보이지만 처음부터 백설기를 찌는 과정부터 준비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요한다. 보통 한번 술을 제대로 담글때 들어가는 원재료의 비율은 쌀 12kg에 누룩 900g~1kg비율로 하는데 이는 서천의 한산 소곡주를 담는 과정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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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 완성된 이 술 향음주(香吟酒).
이것은 배회장님이 이런 과정을 통해 이미 만들어 둔 향음주를 병에 담가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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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토기 주전자에 향음주를 부어 한잔 따라 살짝 입에 넣고 한모금 음미해 보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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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서 흘러나오면서 풍기는 향이 진정 은은하고 그 풍미가 여간 향기로운게 아니었다. 특유의 감미로운 맛과 감칠맛에 향기가 더해져 술인지 향기음료인지 알수가 없을 정도였다.
 
아, 그리고 배회장님이 담가 놓으신 술이 하나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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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색 고구마주라고 하셨는데 잘 익어가는 술이 또 주욕(酒欲)을 자극했다. ‘컬러퍼플’ 때깔이 참으로 곱고 예뻤다.
 
현재 배회장님은 보령전통주 연구회 회원들과 전통주를 연구 개발 하고 있으며, 원광 디지털 대학에서 전통주 특강을 준비 하고 계시다. 이렇게 전통주 만드는 비법을 혼자만 알고 묵혀두는 것이 아까워 여러사람과 공유하기 위함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여쭈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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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숙 회장님 말씀 = “저희 전통주연구회에는 현재 회원이 40명쯤 됩니다. 이분들과 다같이 힘을 합쳐 전통주를 더 많이 연구해 서천 한산소곡주와 당진의 면천 두견주 같은 보령의 특화주를 만들어 낼 생각입니다. 잘 알다시피 각 시군을 대표하는 명품들이 있는데 그중 술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보령은 미개척지입니다. 특히 어디엔가 숨어 있을지도 모를 보령만의 가문에서 내려오는 전통주가 있을지도 몰라 그런것을 찾아내어 함께 연구해볼 필요도 있고, 기존의 전통주를 현대인의 입에 맞게 재창조해 보령만의 특화주를 만들어 내는게 저희들의 소망입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미 보령문화의 전당에서 각급 기관장, 사회단체장, 전통주연구회원 등 80명이 참가한 가운데 보령시 전통주 작품전시와 시음회를 연적도 있었다. 지역의 우수한 전통 토속주를 발굴해 제조기술을 전수하고 관광상품화해 농가 소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행사였다.
이때 나온 술이 ‘솔향’, ‘미산미주’, ‘홀뫼귀향주’ 등 자체 연구개발한 14종 이었다.
 
배 회장님은 앞으로 보령시 농업기술센터와 손을 잡고 전통주연구와 과제교육, 전통주 제조 전문교육, 전통주 홍보행사 등 우리 술을 알리고 발굴하는데 꾸준한 노력을 할 계획이란다.

보령시전통주연구회 배정숙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우리 소중한 전통주가 더 많이 발굴되고 또한 우리 술의 우수성을 알리며 이를 상품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요즘 밥들 잘 안먹어서 쌀이 남아돌아 걱정인데 이런 전통주의 발굴과 개발, 활성화는 쌀 소비에도 큰 영향을 줘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할테니 일석이조다.

보령시전통주연구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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