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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어른 주먹만한 토종 '대왕마늘'을 아세요?

일반 마늘의 3배 크기… 사라졌다 돌아온 사연많은 소중한 식량자원

2016.04.20(수) 17:13:58 | 내사랑 충청도 (이메일주소:dbghksrnjs6874@hanmail.net
               	dbghksrnjs687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줄기의 길이만 1m가 넘고 꽃까지 피워주는데 그 색은 보랏빛. 일반 종보다 3배 이상 크고  한 쪽 무게는 최대 7~10배까지. 1940년대까지 우리나라 농가 전역에서 재배했던 토종인데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아마도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소멸했을듯) 6.25 한국전 때 종자를 가져갔던 미국 측이 지난 2007년 유전자 정보를 우리나라에 영구반환한 이것.

그 주인공은 바로 놀랍게도 마늘이다.

왕성하게 자라 꽃까지 피웠들때의 코끼리마늘
▲ 왕성하게 자라 꽃까지 피웠들때의 코끼리마늘

어찌하여 쌀밥처럼 안먹고는 못 사는 주식 중의 주식인 마늘이, 우리 토종이 사라진적까지 있었고, 미국이 종자를 가져갔다가 반환 했을까?
그런데 그 크기가 기존 마늘보다 3배나 크다구? 그렇다면 거의 어른 주먹만한 크기라는 얘기인데 그런 마늘이 있다고? 그게 우리 토종이라고?

맞다. 작년말에 태안 천리포 수목원에서는 이름하여 ‘대왕마늘 또는 코끼리 마늘’이라는 이것을 일반 내방객들에게 알리고 판매한적 있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이 마늘을 어디서 어떻게 구한것일까?

이런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결함과 동시에 코끼리 마늘을 알기 위해서는 태안군 근흥중학교 최기학 교장선생님을 만나 보라는 천리포수목원의 설명에 따라 최 교장선생님을 찾아 근흥중학교로 갔다.

취재를 잡은 날 늦은 오후에 찾아간 근흥중학교는 학생들도 전부 수업이 끝난 후여서 조용했다. 학교는 어찌나 예쁘게 잘 꾸며놓았던지. 작은 대학교 캠퍼스처럼 예뻤고 최기학 선생님은 학교 뒤편 동산에 지어진 사택에 거주하고 계셨다.

최기학 선생님과 함께 교정을 걸으며 취재가 시작됐다.

“제가 코끼리마늘을 처음 접한건 2006년이었습니다. 처음 화훼용으로 몇 쪽 얻어서 번식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고 해마다 수확하여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분양하면서 수량을 늘려나갔죠. 그러던 중 2007년에는 미국에서 우리 대한민국 종자에 대한 정보와 유전자를 반환한다고 하여 국내로 코끼리마늘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종들까지 한꺼번에 무더기로 들어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그것과 무관하게 계속 이 마늘을 재배해왔고 나중에 혼자 관리하기에는 벅찰만큼 많은 양으로 늘어났던 2011년 7월 서울 연합뉴스에서 기사화하여 우리나라 전역에 코끼리 마늘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최기학 선생님의 코끼리마늘 재배과정은 이랬다.

최기학 선생님이 현재 근흥증학교 교정에 심어 키우며 생육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대왕마늘
▲ 최기학 선생님이 현재 근흥증학교 교정에 심어 키우며 생육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이게 실제 크기의 대왕마늘
▲ 이게 실제 크기의 대왕마늘

3통이 바구니에 한가득
▲ 3통이 바구니에 한가득

계란이 애처롭도록 작다
▲ 계란의 굴욕? 마늘이 하도 커서 계란이 애처롭도록 작다. 맨 왼쪽 것은 변종 통마늘이다.

이러면 그 크기가 더욱 실감날까?
▲ 이러면 그 크기가 더욱 실감날까?


천리포수목원의 판매물 역시 최기학 선생님이 재배해 일반인들에게 토종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그 후 경상북도 군위군은 군수님과 담당자들이 마늘 종자의 구매를 요청해 2011년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 분양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충남에서는 왜 분양요청을 안했을까? 특히 태안과 서산은 마늘 주산지인데...
거기에는 약간의 고민이 따랐던 모양이다.
충청도가 고향인 최기학 선생님이 이 마늘을 충남에 퍼트리고자 노력을 안했을 리가 없다. 하지만 태안과 서산은 육쪽마늘이 이미 대형 브랜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선뜻 새로운 종을 키우기가 부담스러웠을 가능성을 추측해 본다.
또한 재배과정이나 기술이 확실하지 않았고, 특히 한쪽짜리 통마늘이 많이 발견돼 그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했다.
어쨌든 군위군에서는 최 선생님으로부터 분양해 간 코끼리마늘과 일본에서 들여온 점보마늘이라는 것을 동시에 시험재배하면서 <웅녀마늘>로 특허청에 등록하기에 이른다.
 
그후 군위군에서 성분분석을 하였고 그 효능이나 성분이 매우 우수하여 농가 소득 작물로 재배하고자 현재 흑마늘용으로 연구, 증식하여 곧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통마늘을 쪼개 보니 역시 크다
▲ 통마늘을 쪼개 보니 역시 크다

마늘 한쪽이 계란이 대등하다.
▲ 마늘 한쪽이 계란보다 크다.

마늘 4쪽 잡았을뿐인데 어른 손아귀에 다 안들어간다.
▲ 마늘 4쪽 잡았을뿐인데 어른 손아귀에 다 안들어간다.

마늘을 까서 도마에 얹어보니 싸인펜도 굴욕이다.
▲ 마늘을 까서 도마에 얹어보니 싸인펜도 굴욕이다.


코끼리마늘의 효능은 어떨까?
성분분석 연구 결과 자양강장 효능이 있는 스코르틴이라는 성분이 일반 마늘의 2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선생님이 전문 연구기관으로부터 받은 성분시험 결과는 대략 이렇다.
  - 비타민 A : 간기능 향상 피로회복 및 시력보호
  - 무기물 : 칼슘(뼈성장), 철(빈혈예방), 나트륨(체액조절)
  - 알리신 : 마늘의 매운성분(혈당감소, 고지혈증, 동맥경화 예방)
  - 구성 아미노산
  - 필  수 : 8종 중 6종이 우수함(암예방, 혈당조절, 성장발육, 뇌기능강화)
  - 비필수 : 10종 중 7종이 우수함(고혈압, 당료예방, 치매예방, 간해독)

이정도라면 더 이상의 효능 설명은 중언부언일 뿐이다.
설사 성분이 일반 마늘과 비슷하다 해도 일단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 채산성이 있는 것이다.
일반 마늘이 한 알에 5g 정도인 반면 코끼리마늘은 평균 40~50g으로 10배 정도 크고 무거우니까.

재배가 쉽고 노동력이 적게 드는 품종이며 단위면적당 수량이 일반마늘보다 10배 많다.
특히 일반 마늘은 톡 쏘는 맛 때문에 기피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그런 특유의 냄새가 적어 미국에서는 ‘무취 마늘’로도 불린다.

그리고 코끼리마늘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이를 상용화 했을때 초점을 둘 필요가 있는 부분은 ‘흑마늘’이다. 마늘을 전기밥솥에 넣은 후 ‘보온’ 스위치를 올려 3주 이상 지났을때 먹는 흑마늘. 그 맛이 아주 좋고 효능이야 말할것도 없는데 이렇게 구웠을 때 일반 마늘에 비해 매운 맛과 향은 덜하면서 단맛이 나는 특징이 있다.

최기학 선생님이 사택에서 전기밥솥에 마늘을 시험삼아 구워 흑마늘을 만들어 보고 있다.
▲ 최기학 선생님이 사택에서 전기밥솥에 마늘을 시험삼아 구워 흑마늘을 만들어 보고 있다.

흑마늘이 완성돼 나온 것
▲ 흑마늘이 완성돼 나온 것

구운 흑 통마늘
▲ 구운 흑 통마늘

이것은 통째로 구운게 아니라 쪼개어 구운 것이다
▲ 이것은 통째로 구운게 아니라 쪼개어 구운 것이다

구워서 만들어진 흑마늘을 까 보니 크기도 했지만 맛이 은근히 달며 아주 일품이었다.
▲ 구워서 만들어진 흑마늘을 까 보니 크기도 했지만 맛이 은근히 달며 아주 일품이었다.


취재 인터뷰 당시 최선생님은 코끼리 마늘을 장아찌로도 담고 흑마늘을 직접 만들어 놓으셨다. 역시 듣던대로 흑마늘은 마치 마트에서 사서 먹는 젤리처럼 정말 ‘맛있었고’ 마늘장아찌는 집에 돌아와 아내와 아이들에게 먹여보니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라며 맛나게 먹었다.
가공용으로도 더할나위 없이 대만족이었다.

크기는 일반 마늘의 3배나 되고, 성분은 더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 않을뿐더러 특히 몸에 좋다는 흑마늘로 구웠을 때 은근히 단맛까지 나서 마치 부드러운 젤리를 먹는 느낌까지 난다.

우선 일반적으로 알려진 재배과정은 일반 마늘의 경우 보통 초겨울인 11월에 파종하는데 반해 코끼리 마늘은 초가을인 9월에 파종해야 고사하지 않고, 마늘종도 나오자 마자 잘라줘야 코끼리 마늘 본래의 큰 씨알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수확시기도 일반 마늘보다 보름정도 늦는데 퇴비를 충분하게 하고 목초액으로 땅 소독을 한 뒤 심으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특히 코끼리마늘은 생육환경에 따라 통마늘이 되는 확률이 높다고 한다. 농부에 입장에서 보면 통마늘은 큰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 1쪽을 심어 여러 쪽의 마늘을 얻어야 하는데 1쪽의 1통 마늘을 얻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만 과제로 남은 듯 하다.

 덩치가 커서 요리의 재료로 쓰기가 쉬운 이 마늘의 활용법은 매우 다양하다.
 
- 코끼리 마늘 먹는 방법
  가. 작게 썰어서 쌀과 함께 밥을 지어 먹음 - 야채, 굴, 콩나물밥.
  나. 쓰지 않게 푹 찐 후 달콤한 소스를 얹어 밑반찬으로 이용.
  다. 서양에서는 채썰어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올리브유를 듬뿍 넣어
      구운 후 소금과 후추로 간하여 포도주 안주로 애용.
  라. 일본에서는 건강식품으로 흑마늘로 이용함(일반 마늘보다 덜 맵고
      마늘향이 적으며 크기가 커서 선호함).
  마. 후라이팬이나 오븐에 구워서 스테이크에 곁들이거나 얇게 썰어 말린 후
      부각이나 감자칩처럼 튀겨 먹어도 됨.

오늘도 짬을 내어 흑마늘 재배법과 실용성 등에 대해 연구하고 계신 최기학 선생님
▲ 오늘도 짬을 내어 흑마늘 재배법과 실용성 등에 대해 연구하고 계신 최기학 선생님

일본에서 이와 유사한 대왕마늘을 재배 판매하면서 만든 자료.
▲ 일본에서 이와 유사한 대왕마늘을 재배 판매하면서 만든 자료.

최기학 교장선생님이 근흥중학교 교정 뒷뜰에 심은 대왕마늘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수확하는 그날이 기다려진다.
▲ 최기학 교장선생님이 근흥중학교 교정 뒷뜰에 심은 대왕마늘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수확하는 그날이 기다려진다.


코끼리마늘은 병충해에 강한 편인데 수확 시기와 재배시기가 일반 마늘보다 더 길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리고 재배에 대한 표준 경작법 등은 우리 최기학 선생님이 가지고 있는 정보로도 충분할 뿐더러 이 마늘을 재배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각종 임상사례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걸로 본다.

최선생님이 우리 충청도 분이시니까.

육쪽마늘로 특화된 서산과 태안이 아니더라도 우리 충남의 다른 시군에서 전략적으로 품종 재배를 나서볼 필요가 있을법 하다. 특히 마늘과는 뗄수 없는 곰, 그리고 곰나루를 최고의 스토리텔링으로 갖고 있는 충남 공주를 중심으로 관계자분들이 코끼리 마늘의 전략적 육성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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