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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미더유 인증식당이 당분간 문을 닫은 이유

우리밀 확보안돼 밀 생산부터 하겠다는 대표의 의지… "내포 유휴지 활용해 밀 재배하고 관광자원화" 제안

2016.04.19(화) 02:29:47 | 커피의 향기 (이메일주소:tjddufqhd33@hanmail.net
               	tjddufqhd33@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의 로컬푸드 인증 브랜드 미더유.

충청남도 내에서 생산되는 농수축산물을 활용해 먹거리 순환 지역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함은 물론, 인증을 받은 식당에게는 우수한 음식점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매출에 아주 큰 도움을 받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주 극히 이례적인 경우도 있다.

도민리포터도 그동안 미더유 인증 식당 한 두 곳의 기사를 포스팅 해본 경험이 있고, 이 코너를 통해 많은 미더유 식당기사를 접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도민리포터가 취재한 곳은 지금까지의 미더유 인증식당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야 하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다.


예산군 삽교읍 신리 수암산 자락에 자리잡은 법륜사 맞은편에 위치한 멸치국시와돈까스.

이곳은 지난 2014년에 미더유 예비인증을 받은 곳이다.

본 인증을 받은 곳은 많은 고객들이 찾아와 매출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예비인증 식당을 찾아 취재후 기사를 올려 매출이나 홍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취재 요청을 하는 전화를 걸었다.

 

멸치국시와돈까스의 이동형 대표와 전화 연결이 됐다.

도민리포터 “멸치국시와돈까스죠? 저는 미더유 예비인증 취재를 좀 하고 싶은데 가능하실는지요?”

이동형 대표 “그래요? 하지만 지금 식당 영업 안하고 있는데요.”

도민리포터 “네? 그래요? 왜... 무슨 일 있으셨나요? 미더유 예비인증을 받을 정도면 맛과 음식수준이 상당부분 인정받은 것이어서 손님이 없었던 것도 아닐텐데요...”

이동형 대표 “네, 맞아요. 손님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밀, 우리 밀가루가 확보 안돼서요. 저는 미더유 인증이 충남에서 생산된 재료에 대한 인증이기에 수입 밀가루가 아니라 우리 충남 토종밀가루를 쓰고 싶은데 충남은 커녕 우리 밀가루를 구할 방도가 없어서요. 그래서 당분간 식당 문을 닫고 우리 밀을 재배해 국내산 밀가루부터 확보하려 합니다”

도민리포터 “그러세요? 와~ 멋지시네요. 그럼 그걸 이슈로 취재하고 싶습니다”

이동형 대표 “그럴까요? 한번 만나시죠”

 

멸치국시와 돈까스의 이동형 대표와는 그렇게 취재가 시작됐다.

이동형 대표의 멸치국시와 돈까스 역시 멸치국시를 만들기 위해선 밀가루가 필수 재료인데 영업을 하다보니 수입밀가루만 써야 하는게 마음이 여간 개운치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국산 밀가루를 쓸 방도가 없었다. 국내산 밀가루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멸치국시와돈까스 법인이 직접 재배하는 토종 앉은뱅이밀 재배 현장. 지난 2월 눈발이 날렸을 당시 촬영한 것이다.

▲ 멸치국시와돈까스 법인이 직접 재배하는 토종 앉은뱅이밀 재배 현장. 지난 2월 눈발이 날렸을 당시 촬영한 것이다.


이동형 대표가 우리밀의 중요성과 수입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 있다.

▲ 이동형 대표가 우리밀의 중요성과 수입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고 있다.


눈발 속에서 파릇하게 싹이 올라오는 앉은뱅이밀

▲ 눈발 속에서 파릇하게 싹이 올라오는 앉은뱅이밀


키가 작고 병충해에 강한 질긴 생명력으로 우리 땅을 지켜온 토종 밀이다.

▲ 키가 작고 병충해에 강한 질긴 생명력으로 우리 땅을 지켜온 토종 밀이다.


내포의 유휴지를 우리밀 재배지로 활용해 보자는 이동형 대표

▲ 내포의 유휴지를 우리밀 재배지로 활용해 보자는 이동형 대표


 

이동형 대표를 만나서 직접 들은 이야기.

 

“우리나라가 맨날 식량 자급률을 높이자고 말하죠? 맞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밀가루 자급률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연간 밀가루 수입량은 또 얼마나 되는지 어림잡아 보셨어요?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수입하는 밀가루 양은 작년 한 해 동안 225만톤입니다. 국내산 대 외국 수입밀가루의 비율은 99대1입니다. 즉 밀가루 자급률이 1%라는 거죠. 그러니 저희 식당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로컬푸드라고 내놓을게 수입밀가루이니...”

 

갑갑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하는 이동형 대표.

그는 결국 식당 문을 닫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뛰어든게 밀가루를 생산하기 위한 우리밀 직접 재배와 수확이었다.

 

원래 멸치국시와돈까스는 6명의 젊은이들이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해 음식점을 창업했다. 법인을 통해 음식점 운영의 수익금 일부를 지역농민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투자도 했다.

젊은이들이 음식점을 법인으로 창업한 이유는 수익창출도 목적이 있지만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보자’는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역내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자고 한 취지에서 수입 밀가루로 음식을 만든다는 게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우리밀가루를 직접 생산하자였다.

 

그래서 식당 문을 닫은 뒤 본격적으로 땅을 빌려 작년 가을에 파종한 밀의 재배면적은 (직접 재배와 계약 재배 포함) 15만평규모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밀을 생산해 밀가루로 낸다면 대략 밀225톤, 밀가루157톤 정도를 예상한다.

이를 시중 가격으로 환산하면 1kg당 5,000원씩 해서 약 7억8천만원 정도 되지만 이걸 팔지 않고 전량 토종 밀국수를 만들것이라 한다.

 

이제 4월이 되어 밀이 파릇하게 자랐다.

▲ 이제 4월이 되어 밀이 파릇하게 자랐다.


이 소중한 식량자원을 외국에서 먼저 가져간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 이 소중한 식량자원을 외국에서 먼저 가져간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동형 대표는 현재 쌀이 남아 돌아 정부에서 줄이라는 벼농사용 논을 밀과 콩 잡곡 등의 이모작 재배로 돌려보자는 주장을 편다. 현재 충청남도 경지면적의 2~3%만 밀을 심어도 6,000ha가 밀 재배면적으로 가용 가능하다 한다. 여기에 밀을 심자는 것이다.

 

앞서 말한 연간 해외 밀 수입량 225만톤은 돈으로 환산하면 1조3천억원이나 된다. 이만저만한 달러 손실이 아닐수 없다.

 

이 부분에서 이동형 대표가 정부와 충청남도 지방자치단체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내포신도시 주변 1백만평(이중 일부에라도)에 밀을 심자는 것입니다. 고창 청보리축제나 순천 정원박람회 등의 사례를 참조해서 말이죠. 식량자급 차원에서 한다면 백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우리 서해안은 청정수역이라 여기에서 나오는 수많은 해산물, 특히 바지락 등을 연계해 칼국수를 만들어 파는 등 수익다각화를 꾀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칼국수’ 그러면 바지락 칼국수를 연동시키는건 유치원생도 아는 등식입니다. 이런 호조건을 활용하지 못하고 놀리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멸치국시와돈까스가 밀 도정공장 부지로 구입해 둔 땅

▲ 멸치국시와돈까스가 밀 도정공장 부지로 구입해 둔 땅


 

열변을 통하는 이동형 대표가 일제 강점기 앉은뱅이 밀에 대해 더 말해주었다.

 

“전세계 밀의 할아버지가 우리나라 앉은뱅이밀이라는 것 아시죠? 전세계인이 즐겨 먹는 밀의 원종이 우리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기원전 200년부터 재배해온 토종 앉은뱅이 밀은 다 자라도 키가 50~70cm에 불과해서 앉은뱅이밀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색이 붉고 병충해에 강하답니다. 분말 입자가 작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고 단맛과 특유의 향이 있어 앉은뱅이밀 자체의 풍미를 살리는 요리로 각광을 받는 품종입니다. 그것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가져가 품종개량을 해서 자국에 퍼트렸고, 이 종자를 다시 미국인이 가져가 대대적인 식량혁명을 일으켰어요. 그사람 이름이 노먼 블로그인데 그는 나중에 인류 식량자급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그런 최고의 품종을 가진 우리가 밀가루를 99%이상 수입해 먹고 있으니 통탄할 노릇이지요"

 

이동형 대표의 말을 들으며 공감하는바가 무척 컸다.

 

멸치국시와돈까스에서는 현재 밀가루 도정공장용 부지도 구입해 두었다. 그곳에서 공장을 가동해 타산이 맞으려면 최소한 30만평 규모의 밀 생산량이 확보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고민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다. 밀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앉은뱅이 토종 밀

▲ 우리의 앉은뱅이 토종 밀


도정을 한 상태에서 껍질을 한꺼풀 더 벗긴 앉은뱅이 밀

▲ 도정을 한 상태에서 껍질을 한꺼풀 더 벗긴 앉은뱅이 밀


반갑고 소중한 우리 밀이다.

▲ 반갑고 소중한 우리 밀이다.


앉은뱅이밀로 빻은 밀가루

▲ 앉은뱅이밀로 빻은 밀가루


 

현재 충남은 전남에 이어 벼 재배면적이 전국 2위에 해당될 만큼 벼 재배면적이 넘치도록 많다.

 

전북 전주의 풍년제과는 우리밀 수제 초코파이로 유명한 곳인데, 이같은 사례를 벤치마킹 삼아 우리 충청남도는 전통의 국수를 충남의 토종 우리밀로 만들어 특화시키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농가 수익은 물론 해산물과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해 보자는 이동형 대표. 즉 농민은 밀을 생산하고 어민은 바지락 등 해산물을 생산 판매하는 윈윈전략이다.

 

남도음식문화축제를 문화재 보호 구역인 낙안읍성 안에서 추진하고, 습지였던 순천만에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며, 황무지에서 청보리 축제를 여는 고창의 사례는 기존의 법규를 넘어서 새로운 틀에서 노력했던 사례로 꼽힌다.  


현재 당진 간척지는 법규상 당진시에 있는 농어업법인만이 경작 할 수 있
기에 밀을 심을만한 개활지는 현재 충남도내에서 내포신도시 밖에 없지만 내포신도시 역시 농지가 아니고 이주민이 아니라서 경작이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같은 공공시설용지에만이라도 건축 계획이 설 때까지 한시적으로 토종 밀을 경작해서 입주민 경관 조성과 농업인들에게 토종 밀도 우리 충남에서 재배가 가능함을 보여 주는 등 다각적으로 연구가 이뤄지길 바라는 이동형 대표.

 

그의 우리 밀 살리기와 함께 농업과 어업을 연계한 먹거리 순환경제에 대한 꿈과 노력이 결실을 맺을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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