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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갑질 없는 아파트, 이유 있는 공동체

인터뷰 - 서산 센스빌아파트 유연한 입주자대표, 김은규 관리소장

2015.09.17(목) 16:18:59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서산 센스빌의 긍지 높은 화합
자치로 30㎝ 두께의 벽 허물어

동네자치 참여로 결속력 높아져
에너지 절감부터 별빛켜기까지

아파트 주민 모두 한마음 똘똘
자치는 사회적비용 줄이는 방안

 
 
한 동네에서 일어나는 협력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협력의 가치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시도한 적이 없어 그 답을 알아낼 수 없다.

협력을 해도 당장 눈으로 보이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고, 게다가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가 알아서 당면한 문제를 풀어줄 것이란 심리적 구조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충남 ‘동네자치’의 대표격인 서산 센스빌아파트는 달랐다.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얼굴을 맞대고 협력을 하니 삶의 수준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유연한 서산 센스빌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자치를 하고 서로 만나니 표정부터 달라졌다”며 “자치를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네자치’로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는 서산 센스빌아파트의 비밀을 풀기 위해 유연한 입주자대표와 김은규 관리소장을 만나봤다.〈편집자주〉
 
 

유연한 입주자대표

▲ 유연한 입주자대표


김은규 관리소장

▲ 김은규 관리소장



-충남도 동네자치에 어떻게 참여했는지.
▲김은규 소장 “동네자치라는 사업이 있는 것을 알고 요청했다. 어차피 해왔던 우리만의 동네자치와 연계하면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대표님들이 판단했다. 아파트에서 이웃은 30㎝ 벽을 사이로 존재한다. 2003년 입주가 시작된 이래 우리는 이 콘크리트의 벽을 넘어보자는 마음에서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펼쳤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자치가 이뤄진 것 같다.”
 
-동네자치에 참여하니 어땠나. 기대만큼 성취감이 있었나.
▲김은규 소장 “사실 구속을 받고 싶었다고 할까. 아름다운 구속이다. 구체적인 사업과 프로그램을 제시해 주기 기대했는데 모든 것을 주민 스스로 방향 설정을 하라고 제시해 혼란스러웠다. 동네자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하니 조급한 것도 있었다. 기간이 짧은 것도 아쉬웠다. 더 많은 논의가 있다면 더 멋진 그림이 나올 것 같다. 물론 다행이도 동네자치의 방향을 잡았다. 동네자치를 통해 별빛 보기와 에너지 절감이라는 구체적 프로그램도 찾아냈다.”
 
-에너지 절감이 폭이 생각보다 크게 나왔다.
▲김은규 소장 “에너지 절감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엔 의심했다. 설마 절약이 될까. 단순히 멀티탭을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2000만원정도가 전년대비 절감됐다.”
▲유연한 대표 “블라인드를 치면 열이 차단돼 에너지가 절감될 것이란 생각도 못했다. 주민들 모두 블라인드를 다 쳤다. 사소한 일이지만 효과가 나타났다.”
 
-동네자치 참여 후 주민 간 결속력이 높아졌나.
▲김은규 소장 “주민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졌다. 자주 만나는 기회 그 자체만으로도 서로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진다.”
▲유연한 대표 “서로 인사도 잘하게 됐다. 한번은 어떤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쳐다보고만 있었다. 서울에서 와 인사를 잘 안 한다고 하시더라. 결국은 인사법 배워서 인천으로 이사를 갔다. 또 대표자와 부녀회, 관리사무소를 색안경 끼고 보는 주민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분도 없다. 어떤 일을 추진해도 신뢰를 하신다. 부녀회를 비롯해 대표자, 노인회, 통장 분들이 굉장히 일을 잘하시기 때문이다. 관리 사무소도 활기차다. 청소 등 총 23명이 근무하신다. 다른 아파트 경우 70넘으면 고용을 안 하는데 우리는 70넘어도 함께한다. 일도 잘하고 가족 같아서 함께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일부 아파트에서 경비를 대폭 줄여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최저임금이 올랐다는 게 이유다. 센스빌은 어떤가.
▲유연한 대표 “오히려 청소에 한 분을 더 늘렸다. 부녀회와 대표자 회의에서 합의한 사항이다. 불만이 없으셨다. 시장의 논리로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지만 우리 주민들은 나이가 들었다고 퇴사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일을 잘하시니 추가로 고용한 것이다.”
 
-가족같은 분위기라 했는데, 초창기도 그랬나.
▲유연한 대표 “2003년 그 당시는 그렇지 않았다. 주민들이 갑으로 실수한 적도 있다. 지금은 그러한 적이 없다.”
▲김은규 소장 “이곳에서 일한지 9년차이다. 처음 왔을 당시 관리사무실 바라보는 시각에 적대감이 있기도 했다.  밤에 늦게 약주하고 오셔서 책상을 뒤집은 적도 계시다. 세대를 방문하면 예전에 저돌적으로 대하셨는데, 이제 직원이가면 과일과 음료도 내어주신다. 나눔이 생겼다.”
 
-별빛 켜기 행사가 인상적이다. 아파트 불을 꺼야하는데 동참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김은규 소장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심 높다. 아이들에게 별빛을 볼 권리를 돌려주기 위해 700여명이 나오셨다. 별빛을 되찾은 아이들은 동경을 하게 된다. 많은 주민이 모이니 얼마나 시끄럽겠나. 하지만 시끄럽다는 것 자체가 대화를 하는 거다. 별빛을 보는 밝은 대화다. 삶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자리였다.”
 
-별빛 켜기 외에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
▲김은규 소장 “땅길 걷기대회, 음악회, 한마음 축제, 어린이 방학특강 발리댄스 등이 있다.”
 
-재원이 필요하지 않나.
▲김은규 소장 “예전에 폐지 팔던지 연체료 이자 발생한다든지 재원방안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재원이 막혀 2년 동안 행사를 하지 못한 적도 있다.”
 
-어떻게 다시 동네자치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수 있었나.
▲김은규 소장 “행정자치부의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2천만원 예산 배정받았다. 이중 700만원이 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쓰도록 재원이 돼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하다 못해 떡볶이라도 먹어야 한다.”
 
-동네자치를 지속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유연한 대표 “물론 재원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 지원은 대부분 시골 공동체 위주로 이뤄져 있다. 아파트 단위에서 자체적으로 재원 마련을 위해 된장을 판다던지 하는 행위도 어렵다. 우리의 경우 동네자치를 통해 층간 소음으로 인한 다툼을 줄이고 아이와 주민의 안전을 스스로 돌보는 등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즉,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민 복지를 자체적으로 높여나가는 일이다. 이러한 일에서는 이윤이 발생할 수 없다. 동네자치를 통해 만들어가는 화합을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인식해야 하며, 이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동네자치를 통해 화합을 도모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그런 만큼 근원적인 재원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는 뜻인가.
▲유연한 대표 “그렇다. 우리 센스빌의 자치는 화합을 이루는 자치다. 마을 수준의 갈등을 완화하고 여러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다. 그동안 국가 재원으로 해결해 왔던 문제를 주민자치로 풀 수 있다. 하지만 어찌됐든 우선 주민이 서로 만나야하는 초기 단계가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 투자가 필요하다.”
 
-센스빌아파트의 동네자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
▲유연한 대표 “우리는 광장이 있다. 주민이 모여 모든 행사를 치를 수 있다. 이곳에서 밤에 별도보고 영화도 즐기며 음악회도 한다.”
▲김은규 소장 “리더들의 자질도 중요하다. 우리는 임대부터 시작해 분양전환을 해야 한다는 공통적 과제가 있었다. 의견을 모아 권리를 찾아야 되니 서로 만나고 소통하게 됐다. 문제의식이 생기고 연대가 이뤄지니 좋은 리더가 나오더라.”
 
-마지막으로 충남도 동네자치에 참여한 소감 한 말씀 부탁한다.
▲김은규 소장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 넓고 깊게 바라볼 수 있었다. 동네자치에 대한 시각이 트이게 됐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리/박재현 gaemi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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