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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겨울 향적산 국사봉을 오르다

계룡산 긴 줄기의 끝자락

2015.01.08(목) 23:21:27 | 수운 (이메일주소:hayang27@hanmail.net
               	hayang2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뒤로 계룡산 천황봉의 철탑이 보이는 향적산 국사봉

▲ 뒤로 계룡산 천황봉의 철탑이 보이는 향적산 국사봉



해발 575m 낮은 산이다.
하지만 중부권엔 큰 산이 드물어서인지,
아니면 계룡산의 줄기라서인지 나름 향적산은 조금은 알려진 산이다.
계룡시 엄사면에서 출발하여 4시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한 향적산.
대략 장비를 점검하고 길을 나섰다.
날이 흐려져 비라도 오는게 아닌가 걱정까지 하면서.

계룡시에서 향적산을 가는 길은 크게 두 갈래.
엄사면 약수터에서 출발하여 완만하게 산의 능선으로 올라가는 5킬로미터 정도의 산행과,
엄사면에서 무상사까지 잘 조성된 산책로로 가고 무상사에서부터는 조금 가파르게 정상으로 올라가는 방법.
물론 샛길까지 등산로라고 하면 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대략은 이렇다.




계룡시 향한리의 이정표

▲ 계룡시 향한리의 이정표



 

무상사로 가는 방법을 택하고 열심히 걷는다.
오늘 산행은 아내와 중2 아들 이렇게 셋이다.
이 길은 계룡시에서도 걷기 좋은 길이라 사람들이 많다. 겨울인데도 산책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무상사 이정표를 지나면 향적산이 눈앞에 다가선다.
가까이에서 보니 제법 높다.
저 꼭대기에 탑이 서 있는 곳이 정상이다.


 

계룡시 향한리에서 보이는 향적산의 철탑

▲ 계룡시 향한리에서 보이는 향적산의 철탑




무상사를 지나서 향적산방과 국사봉 방향으로 접어들었다.
눈이 웬만큼 녹았고 원만한 길이라서 걷기에 좋다.


 

등산로의 초입에 붙어 있는 이정표

▲ 등산로의 초입에 붙어 있는 이정표




날이 조금 포근해서 질척해진 길을 걷다 보니 산행을 마친 분들과 만났다.
아이젠을 끼고 있는데, 정상 부근은 얼음이 많다고 한다.


 

등산로를 내려오는 등산객들

▲ 등산로를 내려오는 등산객들




조금 더 올라가니 길이 점점 가파르다.
상당히 가파르다고 생각되고, 숨이 턱에 차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곳 쯤에
타이어가 깔려 있다. 아마 트렉터 타이어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덕분에 4룬구동 자동차가 향적산방까지 올라갈 수 있다.


 

경사가 심한 길에는 트랙터 바퀴를 깔아놓았다.

▲ 경사가 심한 길에는 트랙터 바퀴를 깔아놓았다.




산 중간 정도에 있는 작은 암자 향적산방이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들러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가는 곳이다.
건물이 여러 채 있는데 묵언수행 중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묵언수행 표지가 붙은 향적산방

▲ 묵언수행 표지가 붙은 향적산방




표지판을 보니 엄사약수터 방향과 국사봉 정상 방향, 장군암 등을 가리키고 있다.


 

여러 등산로를 알려 주는 향적산방의 이정표들

▲ 여러 등산로를 알려 주는 향적산방의 이정표들




향적산방에서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길을 재촉해 나섰다.
이곳부터는 큼직한 바위들이 곳곳에 있어서 돌 사이길로 걸어야 한다.


 

향적산방을 지나면 험한 돌길을 지난다.

▲ 향적산방을 지나면 험한 돌길을 지난다.




바윗돌 사이에 얼음도 많이 얼어 있다. 산 중턱부터는 눈이 녹지 않아 온 세상이 하얗다.
조심조심 스틱을 짚고 걸어 나간다.


 

점점 험해지는 산길

▲ 점점 험해지는 산길




20여분 가니 장군암이 나온다.
'희망 철학관'이라는 표지판을 새로 붙여 놓았다.
집 옆으로 엄청 큰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 옆에 집을 짓고 장군암이라고 불렀다.
그리고는 찾아오는 사람의 사주도 봐 주고 인생상담도 해 준다.
산 정상 부근이라 평소에는 사람이 없고 등산하는 사람들만이 물을 마시고 간다.


 

장군암의 허름한 시골집을 만난다.

▲ 장군암의 허름한 시골집을 만난다.




약수터처럼 보이지만 이 물은 위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에 호수를 연결한 것이다.
요즘은 산에서 약수를 안 먹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물이 산짐승 때문에 오염되었다는 것인데, 어쨌거나 겨울에 마시는 시원한 물은 정신이 번쩍 난다.


 

장군암 계곡물

▲ 장군암 계곡물



 

산 정상에 가까운 장군암은 늘 고독하다.

▲ 산 정상에 가까운 장군암은 늘 고독하다.




마루 아래에 어릴 적 보던 털신 한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지난 여름에 왔을 땐 할머니 한 분만 계셨었는데
아마도 할머니 신발인가 보다.
뒷축이 다 닳아서 속이 내비친다.


 

추억이 어려있는 털신

▲ 추억이 어려있는 털신




이곳부터는 길이 험하다. 동아줄을 길 옆으로 설치해 놓았는데 바닥이 얼음이라 반질반질하다.
동아줄을 잡고, 스틱을 짚으며 조심조심 앞으로 나간다.
아들녀석은 넘어지기가 일쑤다.


 

본격적인 얼음길을 밧줄을 잡고 걷는다.

▲ 본격적인 얼음길을 밧줄을 잡고 걷는다.



 

위에서 보니 훨씬 더 가파르다.

▲ 위에서 보니 훨씬 더 가파르다.



엄사리에서 능선으로 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이다. 공주 신원사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도 이곳에서 만난다. 국사봉까지 300미터 정도가 남았다.


 

여러 등산로가 만나는 지점.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이정표.

▲ 여러 등산로가 만나는 지점.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이정표.




정상이 코 앞이다.
평소 멀리서 저 탑이 무엇일까 궁금하던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 탑은 TJB대전방송 향적산 중계소이다.
그래서 이곳에 올라오는 동안 굵은 케이블이 길 옆으로 지나가고 있었나 보다.


 

TJB 대전  방송 향적산 중계소 철탑

▲ TJB 대전 방송 향적산 중계소 철탑



정상 바로 아래에 대피소가 있다. 나무 판자로 비를 피할 정도의 집이다. 대피소에서 보이는 곳은 계룡시이다.


 

향적산 대피소는 정상 바로 아래에 있다.

▲ 향적산 대피소는 정상 바로 아래에 있다.




대피소부터는 나무 계단이다. 계단에 눈이 쌓이고 얼어서 발을 디디기 불안하다.


 

눈과 얼음이 쌓여 있는 나무 계단

▲ 눈과 얼음이 쌓여 있는 나무 계단




드디어 정상이다.
길이 미끄러워 다리에 워낙 힘을 주며 온 지라 숨이 탁 놓인다.
두 개의 작은 탑이 있고 바닥은 깎여나간 돌밭이다.


 

정상은 훤한 돌밭이다.

▲ 정상은 훤한 돌밭이다.




향적산이라고도 하고 국사봉이라고도 한다.
북쪽으로는 계룡산 줄기 끝으로 왼쪽부터 연천봉, 문필봉, 쌀개봉 그리고 큰 탑이 솟아 있는 곳이 계룡산에서 가장 높은 845미터 천황봉이다.
날씨가 좋았다면 한 눈에 다 보일텐데 날씨가 아쉽다.


 

정상의 기념탑. 뒤로 계룡산의 천황봉이 보인다.

▲ 정상의 기념탑. 뒤로 계룡산의 천황봉이 보인다.




산 정상의 나무들에는 등산객들이 매 놓은 산악회 리본들이 알록달록 예쁘다.


 

산악회의 기념 리본들

▲ 산악회의 기념 리본들




동쪽으로는 계룡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그러나 역시 날씨 때문에 영 ㅡ 별로다.


 

정상에서 보는 계룡시 전경

▲ 정상에서 보는 계룡시 전경




남쪽으로는 황산성 방향이 되겠다.
황산성은 논산시 연산면에 있고 연산에서 신원사 가는 방향인 백석리로 내려오게 된다.
황산성 아래에 연산 향교가 있다.
산 정상에서 보는 산맥은 정말 신기한 자연의 조화이다.


 

능선이 이어진 곳은 연산면의 황산성 방향

▲ 능선이 이어진 곳은 연산면의 황산성 방향




서쪽으로는 논산의 넓은 들이 펼쳐져 있다.
특히나 서쪽은 정상부분이 절벽이어서 보기에도 아찔하다.
디디고 선 바위가 연산에서 신원사나 갑사로 갈 때, 향적산 정상 쪽에 보이는 바위이다.
날씨가 좋으면 광석, 상월, 연산면 일대가 훤히 보이고 갑사로 가는 길이 멀리 보일텐데 어쉽다.


 

논산시 연산면, 상월면 들판과 공주시 신원사 방향

▲ 논산시 연산면, 상월면 들판과 공주시 신원사 방향



산 정상이니 산 정기를 마셔야지.
온 몸이 시원해진다.
2015년 힘차게 시작해야겠다.


 

산 정상에서의 기지개에 산 정기가 느껴진다.

▲ 산 정상에서의 기지개에 산 정기가 느껴진다.




올라갈 때도 미끄러웠던 계단길이 내려올 땐 더 난리다.
눈과 얼음으로 반질반질한 길을 조심조심 짚어 나간다.
위에서 내려다 보니 길이 아득하기만 하다.


 

내려오는 얼음 계단은 더욱 위험하다.

▲ 내려오는 얼음 계단은 더욱 위험하다.



 

위에서 보는 계단은 더욱 아찔해 보인다.

▲ 위에서 보는 계단은 더욱 아찔해 보인다.




장군암에 내려오니 군불을 지피는지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다.
어린시절 생각도 나고,
굴뚝 연기는 눈도 만족스럽지만 향이 더 매력적이다.


 

장군암 굴뚝 연기는 향수에 젖게 한다.

▲ 장군암 굴뚝 연기는 향수에 젖게 한다.




한겨울이지만 적절한 장비를 갖추니 산행도 즐겁다.
높지 않아서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고,
대화도 많이 하니 사이들도 좋아지고 아주 좋다.
다만 겨울 산행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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