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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옛이야기가 있는 농촌풍경

2013.02.01(금) 11:22:06 | 도희 (이메일주소:ass1379@hanmail.net
               	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옛이야기가있는농촌풍경 1


하얗게 얼어붙었던 눈이 녹으며 농촌풍경이 되살아난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집밖을 나서는데 시골 마을을 돌아보면 옛이야기가 떠오르고 정다운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특히 80세 혹은 90세 되는 어르신이 사는 집을 들르면 예스러운 정취가 물씬 풍기는 집안 분위기를 구경할 수 있다. 황토로 바른 벽과 문고리가 달린 문설주와 짚으로 만든 멍석이 있고 나무토막 하나도 귀하게 여겨 구멍을 파고 도구를 만들었던 흔적이 있다. 파란 무우 시래기를 짚으로 엮어서 매달려 있는 소박한 모습과 손때가 묻은 몽당 빗자루가 정겹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부와 함께 하던 삽, 괭이, 낫, 들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옛이야기가있는농촌풍경 2

 


시골집 문밖에는 오래된 벽오동 나무가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듯 시린 겨울 하늘 아래 서 있다. 옛날에는 집안에 딸이 태어나면 벽오동 나무를 심어서 딸이 장성해서 시집을 가게되면 벽오동 나무를 베어 장롱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자급자족에 의지하던 옛시절에는 가족이 협동하여 먹거리를 만들고 질서를 지키며 어른을 존중하는 사회로 여겼다.

구정 때에 어르신이 있는 집안에서는 며칠 동안 동네 사람들이 단정한 두루마기 차림으로 끊임없이 찾아와서 세배를 하고 며느리는 무쇠솥에 불을 지펴 떡국을 정성들여 끓여 다과상을 내오던 시절이 있었다. 이웃사람들끼리 덕담을 나누고 새해를 맞던 1970년 그 시절에는 소박하게 먹고 살아도 이웃을 돌아보고 어른은 존경받던 시대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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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망 사이로 수탉 두마리가 잔뜩 목털을 부풀린채 서로 노려보며 벼르는데 암탉의 출몰로 수탉 한 마리가 이내 돌아선다. 꼬리치며 나그네를 반기던 강아지 백구는 겨울동안 훌쩍 자랐다. 주인을 닮아서 그런지 낯선 사람을 보고도 짖지 않는다.

90세 어르신 부부는 봄부터 가을까지 땅콩을 심고 겨울에는 땅콩껍질을 손수 까서 팔면 인건비가 남는다고 한다. 건강하게 사는 비결이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적게 먹고 근검절약하며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산 결과라고 한다. 90세 어르신은 아직도 자신이 농사지은 고구마 땅콩을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베풂을 실천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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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경운기가 콩깍지를 담은 채로 겨울의 휴식에 들어가 있다. 농촌에서 오랫동안 농사를 짓고 살아온 팔십 구십된 노인들의 집을 돌아보면 아직도 예스런 모습들이 많이 남아 있음을 본다. 푸근하고 정겨운 모습 속에서 마음의 쉼을 얻는다. 집도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지고 대부분 생활도구들이 자연의 것들로 만들어져 있어서 소박하고 정겹다. 복잡한 현대문명의 이기들이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대신에 빼앗아 간 것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겨울에도 나무가지끝에는 작은 꽃눈을 형성하고 있듯이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작은 꿈이 있다. 찬바람부는 겨울하늘위로 날아가는 철새들도 목적지가 있듯 사람에게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기계문명의 현대화가 낳은 생활의 편리함도 좋지만 우리의 따스한 옛정서를 되돌아보는 일은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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