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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선생님 뭐하세요? 소원초등학교에서의 특별한 점심시간

2012.10.22(월) 23:21:28 | 밀모래 (이메일주소:gonirami@naver.com
               	gonirami@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18일 태안군 소원면에 위치한 소원초등학교 문학수업이 1교시부터 6교시까지 있었다. 아이들과 급식을 먹고 나니 시간이 좀 남는다.

오후 1시 20분부터 시작되는 5교시 수업은 도서관에서 1, 2학년 7명을 지도하는 것인데 일찌감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볼까 하다 발길을 잔디밭으로 돌렸다.

유치원 근처에 자리한 잔디밭엔 그네와 시소 등 간단한 놀이기구가 있는데 햇빛이 어찌나 좋은지 교무실에서 타온 커피를 마시며 혼자 그네를 타고 놀고 있노라니 "선생님, 뭐 하세요?"라며 하나 둘 아이들이 몰려든다. "뭐하긴, 논다!"라고 말하는 내 표정에서 편안함이 느껴졌을까? 6학년 준규가 교실에서 기타를 가져오고 5학년 유정이는 기다렸다는 듯 악보를 펼쳐든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개구쟁이 기현이는 지휘를 하겠다며 허공에 두 팔을 휘적이고 순간 조용하던 나만의 쉼터는 왁자지껄 음악회장이 되었다. 장성헌, 최찬우도 어슬렁어슬렁 주위를 맴돈다. 후후

잔디밭엔 키 작은 민들레와 나팔꽃이 마지막 남은 정열을 피워올리고, 언덕에 가까스로 피어난 가을장미의 향기는 더욱 붉고 짙다.

가을은 금방 가버릴 것이다. 우리네 청춘이 그러하듯.

볕 좋은 시월 햇살 아래, 슬프고도 아름다운 노랫말을 지닌 국민 애창곡 '연가'가 울려퍼지는 소원초등학교 교정엔 가을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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