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가을이면 전국에서 딱 두군데 옥정호 구절초축제와 더불어 공주 장군산 영평사에서는 구절초축제가 열린다.

사실 나는 공주 영평사를 처음 방문하였는데 올해로 벌써 13회째를 맞이하는 구절초축제라 한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누군가의 말에 별반 기대를 않고 갔었는데 예년보다 구절초를 더욱 많이 심어 끝도 없이 보이는 구절초 동산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하마터면 일행들의 차를 놓칠 뻔했다.
 

올해 공주 장군산 영평사 구절초 축제는 지난 토요일부터 시작되어 10월 21일까지 16일간 진행된다.

어느 곳에서든 구절초와 함께한 영평사의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공주 장군산 영평사는 지은지 오래된 사찰은 아니지만 대한불교조계종으로 제6교구 마곡사 말사로서 아미타대불, 석가모니불, 약사여래불, 지장보살상 등의 불상과 후불탱화, 신중탱화, 산신탱화 등의 불화를 봉안하고 있다.
 

 
구절초 동산을 따라가다보면 영평사만의 특별한 장독대를 만나볼 수 있다. 산사에서 직접 만드는 산사 된장과 고추장을 사갈 수도 있다고 한다.
 
보통 축제기간에는 점심으로 국수가 특별공양되기도 한다는데 갈 길이 멀어 그 맛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영평사 경내로 들어선다.
 
 

구절초축제의 둘째날에 찾아간 구절초 경내는 속속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있었는데 산사음악회가 열리는지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영평사 경내 한 켠에는 영평다원이라 하여 구절초차를 비롯한 각종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찻집이 있다. 구절초와 토우로 빚은 벌거벗은 아이들이 마냥 사랑스럽기만 하다.
 

약사여래불 아래 소원성취의 집에서 소원을 담는 엄마와 아들, 그들의 소원이 궁금해진다.
 

누군가 사진을 찍기위해 의도한 것이겠지만 약수물에 동동 띄워진 구절초는
보는 이로 하여금 물 한잔도 천천히 마시라는 배려로 여겨진다.
 

약사여래불 뒤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본격적인 구절초 동산으로 향한다.
 

처음엔 이게 다 인가 싶어 뒤를 돌아보니 끝도 보이지 않는 동산 한 가득 구절초로 가득하여 눈 앞이 어질하기만 하다.
 

구절초는 보통 봄에 심는데 단오가 되면 5마디 정도만큼 자라고 9월이 되면 9마디 정도가 자란다고 하여 '구절초'라 지어졌다는 설이 있다.

이 설은 어디까지 전해지는 이야기이지만 사람들은 정말 9마디가 맞는지 손가락으로 직접 재어보기도 한다는데 대충 보더라도 분명 9마디보다는 훨씬 커보이지만 그 전설이 꽤 그럴듯하게 느껴진다.
 

구절초 동산에서 구절초를 따는 아낙들을 만났다. 구절초 동산의 경사가 워낙 아찔한데다 허리 한 번 펼 새 없이구절초를 따야 하는 그 작업은 조금 위험해보이기도 했지만그녀들의 고된 수고로움은 구절초 차나 구절초 진액으로 재탄생되기도 한단다.
 

구절초축제에 이렇게 구절초 꽃잎을 따게 되면 축제기간동안 구절초를 계속 볼 수 없으면 어떡하나 싶어 괜한 걱정을 하며 어떤 기준으로 꽃잎을 따느냐고 여쭸더니 꽃망울이 노랗게 완전히 핀 것만 딴다고 일러주신다.
 

구절초 동산에는 구절초가 이슬을 머금은 이른 아침부터 가장 빛 좋은 시간을 찾아 이미 사진가들이 점령을 하고 있기도 했고 뒤늦게 찾아온 일반 여행자들은 함께 온 서로의 사진을 담거나 마냥 산책을 하며 구절초 속에서 행복한 한 때를 보냈다.
 

9마디면 어떻고 그 이상이면 또 어떠랴. 구절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숨이 멎을 것 같으니 꿀벌이야 오죽하랴. 잠시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사랑하는 이와 장군산 영평사 구절초축제에서 숨막히는 한 때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공주 장군산 영평사 구절초축제 (2012.10.07.일~ 10.21.일)
충청남도 세종시 장군면 산학리 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