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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고향 가는 길 선물도 시대에 따라 변했지요

2012.09.28(금) 06:20:09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아담한 처자 같았던 매무새의 달님이 점차로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요즘에 보는 달님은 흡사 만삭의 임산부인 양 그렇게 덩치가 커졌습니다. 그런 걸 보면 역시나 한가위는 바로 목전에 와 있음을 새삼 천착하게 됩니다.
 
한가위를 맞아 그제는 건강식품 선물코너에 들렀습니다. 아산 사시는 숙부님과 숙모님께 드릴 선물을 고르고자에서였지요. 너무도 일찍 어머니를 잃는 바람에 저를 거둬 길러주신 분들이시기에 숙부님과 숙모님은 저의 친부모님에 다름 아닙니다.
 
심사숙고 끝에 제 맘에도 쏙 드는 선물을 샀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입니다. 따라서 어느새 3천만 명이 넘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스마트폰의 편리성을 향유하고 있지요. 따라서 스마트폰에서 즉시로 결제가 이뤄지는 형태인 모바일 상품권 같은 것 또한 덩달아 인기랍니다.
 
하지만 생각이 고루해서인지는 몰라도 저는 지금도 두 손에 들 수 있는, 그것도 기왕이면 다홍치마랬다고 묵직한 걸 선호하지요. 또한 그렇게 드리고자 하는 추석선물의 안에는 어르신과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노스탤지어의 애틋함까지를 덩달아 담는 것입니다.
 
모든 것에는 다 그렇게 변천사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의 추석 선물에도 변천사가 있기에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950년대 우리의 추석은 한국전쟁 직후 먹을거리가 항상 부족했습니다. 그랬던 만큼 돼지고기와 쌀, 달걀 등이 최고의 선물 품목이었다고 하지요?
 
60년대부터 생활형편이 조금 나아지면서 설탕과 조미료 등 생활필수품이 대세를 이뤘고요. 또한 본격적인 산업화가 이뤄진 70년대의 최고 선물 품목은 단연 커피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생필품 선물에 그리 연연하지 않았던 80년대는 참치세트가 등장하면서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등극했다고 하네요.
 
이어 90년대 들어 처음으로 등장한 각종 상품권과 양주는 현재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2000년대부터는 주유와 백화점 상품권 등으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정육과 청과, 그리고 주류는 여전히 추석 선물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아마도 이 세 가지 품목은 여전히 한가윗날 조상님의 차례상에 올라가는 것이라서 그런 건 아닐까 싶습니다.
 
고향을 떠나 객짓밥을 30년 이상 먹다보니 한가위와 설날 등의 명절에 떠올려 보는 고향엔 늘 그렇게 무언가 묵직한 빚을 졌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한가윗날 고향에 가는 길은 그런 서운함까지를 내처 풀려고 가는 길이란 생각입니다. 달님도 따라올 고향길이 벌써부터 두둥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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