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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다문화 편지] 우리 가족의 첫 중국음식 시식기

중국출신 허정자 씨

2012.04.13(금) 09:47:00 | 충남사회서비스원 (이메일주소:https://cn.pass.or.kr/
               	https://cn.pass.or.kr/)

나는 지인의 소개로 10년전에 한국의 남편을 만나서 국제결혼을 하게 되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때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남편이 살고 있는 집은 시골이었고 집 몇채밖에 없었고 거기에 더 신기했던것은 평지에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산에다 복숭아를 심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변은 온통 산으로 둘러 쌓여 있었다.

물론 아주버님과 어머님 함께 살아서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치 친정집 마냥 모든것이 편해져 갔다.

나는 한국에 오니 친구도 없었고, 고향도 매우 그리웠으며 남편이 나한테 잘해줌에도 불구하고 국제 결혼한 것을 후회할 정도로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이 시댁식구들이 나한테 잘 대해주셔서 많은 위안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나한테 잘 대해주시는 시댁식구들에게 중국의 전통요리 '물만두'를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형님께 만두에 필요한 재료들이 있는지 묻고 나의 음식 솜씨를 발휘해 볼 수 있도록 말씀을 드린 후 마침내 시댁 식구들에게 솜씨를 발휘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고향에서 만들어 본적은 없었지만 엄마가 물만두를 만드실 때의 모습을 떠올리며 만두를 만들고자 하였지만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간신히 밀가루 반죽은 했지만 만두피를 혼자서 밀며 만두속까지 만들어야 될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태산 같았다.

시댁엔 만두피를 밀 수 있는 홍두깨가 없어서 소주병으로 밀어봤지만 좀처럼 잘 밀어지지가 않았다.

'땡땡땡…' 18시를 알리는 시계 종소리와 함께 시장하신지 거실에서 왔다갔다 하시며 기다리는 아주버님의 모습에 나의 마음은 조급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럴줄 누가 알았으랴! 나의 속마음을 눈치채신 아주버님께서는 형님더러 "제수씨좀 도와줘"라고 하셨다.

아주버님의 한마디 말씀에 나는 기뻐서 눈물이 글썽글썽 거렸다. 형님 덕분에 생각보다 빨리 저녁에 먹을 만두를 만들수가 있었다.

2~3시간 실랑이 끝에 드디어 내 손으로 만든 물만두가 완성되었다. 나는 만두 시식을 하실 어른신들의 반응이 매우 궁금하였다.

아주버님이 "중국 물만두 정말 맛있네요." 하며 고개를 연속 끄덕이셨다.

"고맙습니다! 아주버님, 많이 드세요 ^^" 하며 나는 날아갈 것 같이 기뻤다.마음속 한편으로는 사전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일을 벌려 놓았던 내 자신이 후회스러웠지만 맛있게 드셔주시는 어르신들을 보니 흐뭇하기도 하였다. 앞으로 나는 무슨 일을 하든, 시작하기 전에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완벽히 할 것이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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