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안희정 충남도지사님의 도청 산하기관방문에 도민리포터 자격으로 동행할 기회가 생겼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홍성의료원이다.
보고차원의 허례허식을 없애려는 노력과 업무보고내내 쉬지않고 무언가를 계속 메모하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업무보고는 뒷전이요~ 도지사님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또한 지방의료원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관해서 공공의료원의 3자가 모여 해결해보자고 제안하셨다. 대한민국의 의료보험이 잘 되어있다고 소문나 있지만, 지방의료원은 의료시장의 시장원리와 맞지않는 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충남도의 의료원들이 좋은 선례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이셨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운영을 하면서 온탕냉탕(좋은일과 나쁜일)을 겪겠지만, 의료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지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격려하시면서 마무리 하셨다.
참가자들의 토론이 이어지는 와중에,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몇몇 인사들은 ‘적자’라는 부분에 관하여 민감한 것 같았다. 하지만, 적자도 ‘합리적인 적자’가 있고, ‘불합리한 적자’가 있다. ‘적자’에 관하여 무엇보다도 이해관계자들은 자신들이 맡은 과업의 성과를 위하여 효율적인 경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이해관계자의 대부분은 전통적으로 그들의 경영성과에 대해 비교적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대체로 그들은 공익성(의도적인 측면)과 안정성(직업적인 측면)을 바탕으로 만족했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세상이다. 물론, 공익성과 영리성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공공성과 경영상의 성과, 그리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라는 세가지 축이 함께 가기 위해서는 도를 포함한 전체 이해관계자들간의 양보와 배려가 우선시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석자들끼리 기타 질의응답과 소감을 마치고 도지사님은 7층부터 1층까지 돌면서 마주치는 직원들과 환자들에게 환한 웃음과 따뜻한 말을 전해주었다.
개인적인 호감이 후광효과가 되어서 일까? 다른 정치인들의 악수와 웃음은 그 앞에 무언가 유리가 있는 느낌인데 도지사님에게는 그런 보이지않는 유리를 느낄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치매병동에서 매니큐어를 칠한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아들처럼 농담을 건네는 도지사님의 모습을 보는 순간! 빠알간 매니큐어가 칠해진 할머니의 손가락이 스무개로 보였다. 이내 나는 또 울컥하고야 만 것이다.
진정성에 대한 감동과 할머니에 대한 안타까움이 나도모르게 가슴에서 갑자기 섞여버렸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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