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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형형색색 아름다운 계룡산의 가을

2009.11.04(수) | 잎싹 (이메일주소:kji206@naver.com
               	kji20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전까지도 가을 한복판이었다 싶은데 요며칠 사이에 날씨가 초겨울로 들어서는 듯 하다. 그러다 보니 지난주 갔다온 계룡산 가을 산행이 더 뜻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전국 유명산을 다 돌아다니면서 정작 가까이 있는 계룡산 단풍을 해마다 놓치고 뒤 늦게 남들이 다 밟고 지나가 가루가 되어 으스러진 낙엽을 밟으며  꼭 절정을 놓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뉴스에 계룡산 단풍이 절정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 전날 서울까지 다녀온 피로를 잊고 들 뜬 마음으로 이른아침에 계룡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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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사 초입 도로변 벚꽃나무들

얼마전 벚꽃축제로 흰꽃들이 눈처럼 내렸다 싶은데 어느새 벚나무들도 형형색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가는 계절을 작별하는 듯 쓸쓸히 아침 이슬 머금고 하나, 둘 잎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오늘도 천정골 입구를 들머리로 잡았다. 내가 계룡산에 제일 좋아하는 코스이다. 온통 계단과 너덜지대인 계룡산에서 유일하게 완만하게 흙을 밟으며 걸을수 있는 코스이다. 이번 산행은 가을 풍경 만낏하며 게으르게 느릿 느릿 산행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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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만큼 다양한 모습의 등산객들

가을의 맛은 역시 단풍이다. 초입부터 온갖 나뭇잎들은 화려한 색감으로 산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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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단풍만큼 산객들의 옷 또한 다양한 색으로 산속의 풍경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오랜만에 하는 산행인데도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아니면 산의 풍경이 아름다워 그런지 숨도 차지 않고 발걸음이 가볍다. 한숨 돌릴때쯤 가장 반가운 나무 계단이 보인다.

이 계단을 오르면 큰배재 능선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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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배재갈림길의 단풍모습

장군봉에서 오는 길과 상신리에서 오는 길과 마주치는 곳이다. 큰배재에서 적당히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챙겨 먹었다.

흘린 땀방울이 식으니 금방 옷깃 사이로 스미는 바람에 가을의 한기가 느껴져 얼른 남매탑으로 향했다. 돌계단과 어우러진 단풍들은 가볍게 불어 오는 바람과 어우진 사각거리는 단풍잎 소리가 고요함을 깨고 있었다. 자분 자분 밟히는 낙엽들을 밟는 내 발걸음이 조십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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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원암 남매탑

남매탑엔 이미 많은 산객들로 붐빈다. 누군가는 남매탑을 돌며 소원을 빌고 있고 거북이 형상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다양한 풍경들 이다. 여름에 왔을때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늘 자연은 이렇게 올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새로움을 안겨 준다. 힘들게 오른 길이지만 오르다보면 나의 숨소리마저 느껴지며 나를 찾는듯한 산행은 언제나 즐거움을 안겨 주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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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원암

상운암에서 바라본 삼불봉 단풍은 단연 으뜸이다. 화려함과 암자의 단아한 기와와 어우러진 모습은 그 아름다움에 절로 숨이 멎는다. 세속의 번잡함은 사라지고 마음은 온통 붉은 아름다움으로 물들었다.

암자에서는 오전 예불이 이루워져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산사의 정적은 이미 부셔졌지만 산객으로 붐비는 이마저도 부처님의 공양인듯 여겨졌다.

산사도 사람도, 나무도 다 풍경이 되었다.   남매탑에서 삼불봉 오르는 계단길은 제법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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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원암과 삼불봉 단풍

삼불봉 정상이 가까워 오니 주위 풍경은 들어오지 않고 발만보며 열심히 계단밟으며 숨가프게 걸어졌다. 가픈 숨을 몰아 쉬며 삼불봉 철 계단을 오르니 산 아래 모든 풍경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불봉에서 바라본 계룡산 자연 성능의 아름다운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 화려한 물감으로 채색되어 산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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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불봉

멀리 천황봉과 관음봉, 연천봉까지 한폭의 그림이다. 형형색색 골짜기마다 화사한 빛깔로 연출된 풍경화는 자연이 주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오감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운 풍광은 깊숙하게 내마음속에 자리잡아 빠짐없이 눈에 담아 기억해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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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황봉 송전탑까지 다 보이는 계룡산 자연성능

저 풍경속 주인공이 되고 싶었지만 그냥 동학사로 하산하기로 하고 아쉬운 마음에 삼불봉에서 한참을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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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불봉 바위에 단풍을 즐기는듯한 새한마리

다시 남매탑을 거쳐 동학사로 내려 왔다. 내려오는 길엔 유달리 꽃처럼 붉은 애기 단풍들이 많아 가는 발걸음을 멈추며 사진을 담으랴 시간가는줄 몰랐다. 붉은 잉크로 채색된 단풍들은 가을의 유혹에 빠지기에 충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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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위로 햇살 한줌 비춰지니 그 아름다움은 표현하기 어려둘 정도로 장관을 이룬다. 산에 오면 정말 작은 발견에도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한여름에 들렸던 소란한 계곡 물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계곡의 물은 보내는 계절을 아쉬워해 눈물을 흘리다 말라버린듯 애처로웠다.

동학사 입구엔 아직 단풍이 채 물이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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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사 계곡

동학사 계곡옆으로 바람이 불면서 낙엽들이 떨어지니 많은 관광객들이 탄성을 지르며 동심으로 돌아간듯 들뜬 표정들이다. 나 역시 그 모습을 놓칠새라 셔터를 쉴새 없이 누른다. 다양한 표정으로 계절을 즐기는 사람들 모습속에서 여유로움과 행복함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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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찾아오는 계절이지만 올때마다 새로운 느낌이다.

가을풍경은 언제든 이렇게 너그러운 품을 내어주어 찾아온 산객의 마음을 달래며 포근히 안다준다. 서걱거리는 가을 바람은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 보게 하는 그런 계절이다.

나이 들어가는 나의 모습도 가을산 다양하게 단풍든 나무들처럼 자연스럽게 자연의 속도에 몸을 맡기는 아름다운 모습이기를 바래본다.

벌써, 올해 달력도 달랑 두장 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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