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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궁여지책으로 볏짚 파는 농민들의 현실

2009.11.01(일)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쌀이 떨어져 저녁에 동네의 슈퍼로 쌀을 사러 갔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브랜드를 달고 있는 쌀들 중에서 가장 저렴한 쌀을 골랐지요.
값은 20킬로그램 한 부대(負袋)에 고작 3만 6천 원이더군요.
작년 이맘때 같은 쌀을 사자면 4만 원이 넘었거늘 이처럼 쌀값이 턱없이 저렴하다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왜냐면 지인과 친구의 부모님들 또한 지금도 벼농사를 짓는 분들이 계시는 때문이었지요.
언젠가 천안의 고향 초등학교 동창회를 하는데 공직에 있는 친구가 말했습니다.
“우리 부모님께선 나와 우리 형제들을 가르치시느라 그 피같은 전답(田畓)을 하나 둘씩 파셔야만 했지. 그 바람에 오늘날 부모님의 경제력은 황폐(荒廢)화가 된 반면...”

그렇게 처분한 땅에 들어선 고급아파트들의 가격은 서울 강남을 뺨 칠 정도라고 말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부모님 덕분으로 공부했다는 친구는 작년엔 모 명문대학원에서 박사학위까지를 받은 대기만성 형 친구죠.

작금 농촌은 무척이나 어렵다고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뚝뚝 떨어지는 쌀값 외에도 값싼 중국산 농산물 등과도 씨름을 해야 하는 때문이죠.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가장 힘들어 하는 시기는 자녀의 학자금을 대야 할 때라고 하는데 이는 두 아이가 대학생인 저의 경우에 있어선 더욱 피부에 와 닿는 ‘현실’입니다.

어제 모 방송의 뉴스에서는 쌀값이 지난해보다 더욱 폭락하자 궁여지책으로 볏짚이라도 팔아서 돈을 벌려는 농민이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논에 돌려주는 거름이 없다 보니 토양의 산성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하여 걱정이 되었습니다.

예컨대 볏짚의 가격은 2백 평 한 마지기에 2만 5천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볏짚을 다 팔아봤자 손에 쥐는 건 고작 몇 십만 원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대신에 볏짚을 거름으로 논에 돌려줄 경우엔 이것이 천연 비료의 역할을 하는 관계로 쌀 수확량과 품질 향상 등 경제적 이익이 볏짚을 파는 것보다도 두 배 이상이나 많다는 것이었지요.

물론 사흘 뒤에 있을 잔칫집에 가서 뭘 얻어먹기보다는 당장에 주린 배를 채우는 것이 급선무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우리 가족의 경우 쌀 20킬로그램이면 약 한 달을 먹습니다.
오늘 쌀을 샀으니 이제 연탄만 몇백 장 들이면 겨우살이 준비는 대충 마무리가 될 터겠습니다.

그렇긴 하되 쌀값이 떨어져 소비자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정작 농촌은 울상인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한 달에 20킬로그램만 소비하는 우리 집의 쌀 소비량부터 많이 늘려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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