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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 그 투박하지만 정겨운 전통의 장인공구

천안시전통업소 인증 명인의 주인공 '대동공작소'

2020.02.22(토) 16:24:44이기현(jhdksh8173ahj@hanmail.net)

“끌을 아시나요?”

끌이란 나무망치나 쇠망치로 손잡이 머리 부분을 쳐서 나무·돌·금속 등 단단한 재료를 마무리 손질하거나 형상제작 및 세공작업을 하는 데 사용되는 공구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와 고신라의 고분에서 철제 끌이 출토된 바 있고 길이는 10㎝로 거의 직사각형을 이루고 있다.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끌의 기원은 BC 8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집트인이 나무나 연한 돌을 가공하기 위해 처음에는 구리끌을 쓰고, 나중에는 청동끌을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최첨단 절삭공구와 자동화된 로봇시스템이 있는데 웬 전통의 ‘끌’ 이야기를 하는 걸까? 또한 그런 끌을 누가 만들거나 여전히 쓴단 말인가? 맞다. 전통의 끌을 만드는 사람이 있고, 또한 그 끌은 전통 한옥을 짓는 데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쓰인다.
  
우리나라 초대 수공구의 거목이었던 이종만 옹의 70년 세월, 그리고 2대 김원태 대표의 45년의 세월로 다진 기술, 현재 3대 41세 김민규 씨에게 전수되기까지 가업 대대로 끌을 만들어 오고 있는 장인 가정이 있다. 자그만치 115년간 가업을 계승해 운영하고 있어 지난 2016년 7월1일자로 천안시전통업소로 지정받은 곳.

오늘 포스팅은 천안 대동공작소다.
  


천안시 동남구 구룡동 291-5번지에 둥지를 틀고 있는 대동공작소. 가정집이면서 공장이기도 한 이곳이 115년 전통의 끌제작 가업승계업소다.
 

 
대문 왼쪽에는 이렇게 천안시에서 내려준 전통업소 인증 간판이 자랑스럽게 붙어 있다.
 

 
대문을 지나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진짜 공장 모습이 드러난다.

이곳은 목공작업 수공구를 전통제조 방식으로 상품화하고 있는 곳이고 점점 사라져가는 끌 제작으로 일본· 독일 제품과 경쟁하고 있다. 전통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어서 작업장의 환경은 첨단 공장환경이 아닌, 그야말로 가내수공업 같은 구조다.
  

 
이렇게 작업을 하니 추우면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더우면 더위를 이겨내며 고된 노동과 정성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장인정신과 그의 노력이 엿보이는 곳이다. 
   

 
김원태 대표가 오늘도 전통 끌 제작을 위해 격렬하게 치솟는 불길 앞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쇠를 달구고 있다.
 

 

 
뜨거운 불길에서 달궈진 쇠를 망치로 때려 모양을 잡고 두드리며 수없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반복한다.

김원태 대표는 국내에서도 찾아보기 드문 장인이다. 가장 강한 성질을 가진 철근을 자르고 붙이며 두드리는 성형, 연마, 열처리, 자루박기 등이 김 대표의 ‘전공’이다. 이런 공정에서 자타공인 명장의 반열에 드는 김 대표는 까다롭고 오랜 수고를 필요로 하는 끌 제작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
  

 

 
잠시 뒤돌아 보니, 쇠를 두드리고 연마하는 대형 기계들이 제각각 자리를 잡고 서 있다.

여기저기 튀는 불똥이 바닥으로 하나둘 떨어지고 기계음이 규칙적으로 경쾌하게 들려온다. 낯선 풍경과 커다란 기계음까지도 무색할 정도로 정성스럽게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것은 차량에서 사용하는 철 구조물 중 바퀴를 지탱하는 겹판 스프링. 이 강한 철로 끌을 만든다.
  

 
철을 녹이려면 불이 필요하다. 불은 이 조개탄으로 만들어 풀무질을 한다.
  

 

 
끌을 만드는데도 규격이 일정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자가 필요하다. 대충 눈짐작으로 하지 않는다. 현재 쓰고 있는 자는 물론이고, 오래 전부터 사용해 녹슬고 거미줄 친 자까지 모두 대동공작소와 수십 년 함께 해 온 작은 보물들이다.
 

 
끌을 만드는 데는 이 철근도 쓰인다. 무거운 건물을 지탱하는 철골조 원자재이므로 그 강도는 굳이 설명을 안 해도 될 것이다.
 

 
끌 제작을 위해 망치질을 하는데 철과 망치를 맞아 골이 깊게 패인 쇠 방석이 눈에 띈다.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이 두들겼으면 무쇠방석이 이렇게 움푹 패였을까.
 

 

 
손때 묻은 끌 제작용 공구들. 세월의 흔적이 엿보인다.
 

 
풀무질을 거쳐, 연마를 거쳐 기본 틀이 완성된 끌. 여기에 손잡이를 달고 칼 끝부분을 날카롭게 갈아주면 상품으로 낼 수 있는 끌 완제품이 나온다.
 

 
기본 작업을 모두 끝낸 완제품 직전의 끌이다. 용도와 목공 장인들의 손에 맞게 주문제작도 가능한데, 주문하는 사람들의 손맛에 따라 형태도 제각각이다. 길이, 굵기, 칼 모양 등 매우 다양하다.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하다고 할 수 있다.
 

 
끌 손잡이용 나무인데, 이것만 해도 곧은 국산 참나무를 3년 말려 사용한다.
 
말린 나무를 전부 사용하는 것도 아니라 고르고 고르다 보면 실제 쓰는 건 30% 안팎이라 한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손잡이의 뭉개짐을 방지하는 링을 만들어 끼워야 한다. 또 강한 하이스강 철근을 자르고 붙여 성형하고 열처리해 마무리 연마하는 과정까지 수십수백 차례의 손길이 필요하다.
 
한 번 구입하면 백년을 사용할 수 있는 대동공작소 전통 수공구는 하루종일 만들어도 완성품은 열 개 남짓이다. 그렇게 만든 대동공작소 제품은 주로 한옥학교와 조각공방, 소가구 만드는 곳에서 사용된다. 한옥학교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대동공작소 제품은 지난 한옥박람회에 초대돼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대동공작소의 끌 제품 브랜드는 'ACE 천하'다. ACE는 91년도에 등록한 대동공작소의 고유 상표다. 이 상표를 붙여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 및 판매하고 있고 조각공방이나 한옥학교, 소가구점에 주로 판매하고 있다.
아주 세밀한 1mm의 작은 끌부터 한옥을 짓기 위한 조각도까지 끌의 전종류를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대동공작소의 끌이라고 해서 위기가 없었던것도 아니다. 한참 잘나가던 중 저가 중국산이 물밀 듯이 들어오면서 잠시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김대표는 “제품을 들고 다니며 사용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품질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금은 독일이나 일본 제품과 비교해도 가격도 품질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제는 ‘대장간’이 아닌, 전통끌 제작 명인업소다. 그 속에서 오늘도 강철을 풀무질해서 달구고, 두드리고, 다듬어 또 하나의 명품이 탄생한다.

여기, 손때 묻은 목장갑이 그 많은 세월의 연륜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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