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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풀과의 전쟁’이지만 여기 오면 안식이 돼요

공주 명덕산줄기 상왕동, 지인의 요즘텃밭

2020.07.01(수) 09:31:36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매주 텃밭에서 노는 50대 후반 중년부부가 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동물을 좋아해서 반려견 한 마리를 키우자 했지만 털에 민감한 반응을 하기에 적절치 않았다. 결국 의견 접점을 찾았으니 그게 텃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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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농막의 연둣빛이 초록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산뜻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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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까지 농막이 보이는 텃밭, 호박이 점점 자리를 넓히는 중이다 
 
“여기서는 마스크 벗어도 돼요. 평일 내내 마스크 쓰고 지내다가 마스크 벗으려고 여기 오는 것 같다니까요. 날씨도 덥고 답답한데 주말에 여기 오면 가슴이 뻥 뚫려. 근데 여기 오면 눈에 보이는 게 다 일이에요. 하하.”

지난 일요일은 6월의 마지막 주말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부부가 시간나면 텃밭에 한 번 놀러오라고 했다. 코로나19라는 건 꿈에도 짐작할 수 없었던 5년 전이었다. 충남 공주 명덕산자락 아래 상왕동의 텃밭 근처에는 자그마하고 야트막한 농막들이 띄엄띄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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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자라는 게 감당이 안 된다며 덮어놓은 검은 천 
  
언덕에까지 도로가 나 있어서 차들이 오르고 내리는 데 별 무리는 없었다. 텃밭 주변은 녹음으로 둘러싸였다. 지인이 하는 텃밭은 농막을 포함해 100평이란다. 처음에 100평이 그리 크지 않게 다가왔지만, 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텃밭‘활동’에 들어서자 장난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고 한다.
 
“농사도 그렇겠지만 텃밭도 이게 풀이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 뽑아주지 않으면 무성해져서 뱀이 살기도 해요. 어떤 날은 보니까 고라니 새끼가 이 밭을 겅중겅중 뛰어다니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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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안식이 되는 정겨운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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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과 그 아래 돼지감자 이파리가 보이는데, 노란 돼지감자꽃은 가을에나 볼 수 있다 
   
고라니까지는 괜찮은데 뱀이 나온다고 하자 내 몸이 움츠러들었다. 텃밭엔 고구마, 상추, 고추, 당귀, 가지, 강낭콩 등 온갖 푸성귀가 단아하게 자리잡았다. 한주먹 크기로 자란 토마토는 아직 설익은 빛깔로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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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이 한창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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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이 있는 풍경
  
무농약으로 주말텃밭을 하면서 ‘농막’을 짓고 밭 꼴이 나오기까지 풀 베고 땅을 일구며 땀 흘린 이야기를 하면서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여기 오면 안식이 된단다. 30여 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다가 2년 전, 명예퇴직으로 주말은 물론 올해 봄부터는 더 자주 들르게 되었다. 코로나 감염으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거리두기가 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텃밭에는 때맞춰 심고 가꿔야 할 작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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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가지가 마치 나무 줄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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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상추를 한 잎씩 뜯다보니 상추가지는 두툼한 게 상추나무 같다. 그만큼 튼실하다. 손가락 한 뼘 길이만큼 달리기 시작한 가지도 곧 ‘나무’가 되는 건 아닐까 싶게 굵다. 길 건너 농막 근처엔 키 큰 접시꽃이 활짝 피었다. 길 가장자리엔 붉은 산딸기가 탱글탱글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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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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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붉은 열매가 꽃처럼 어여쁘다.
  
이만큼 텃밭을 가꾸기까지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인 부부의 정성어린 손끝에서 열리는 꽃과 열매는 그래서 그만큼 달다. 풋고추와 상추, 강낭콩을 얻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까는 보이지 않던 저수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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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때 보지 못한 풍경들, 내려가면서 탄성이 나오던 향나무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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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기처럼 문앞을 지키는 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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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꽃
 
울타리 삼아 심었는지 보일 듯 말 듯 한 집 주변으로 향나무가 에워쌌다. 초록색이 무색하게 검푸른 빛이 도는 향나무가 기운 센 문지기 같다. 전봇대 사이로 옥수수꽃이 어느 새 패였다. 7월, 진짜 여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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