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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별일 없이 지낸 하루 감사하다

공주의료원 응급실을 다시 찾은 사연

2020.01.17(금) 11:45:31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2020년 새해가 열렸다. 해마다 새해 다짐이나 각오, 바꾸고 싶은 자신의 습관 등을 떠올리며 새해의 계획을 세우곤 했다. 작심삼일이어도 해가 바뀌면 으레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더구나 음력 1월 1일 설날이 되면 그때부터 새해 ‘준비~ 땅’ 하는 마음가짐이 자연스레 일상에 스몄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별 계획 없이 오늘 지금을 그저 ‘즐겁게’ 살기로 했다.
 
일 년 전, 그러니까 2019년 설날연휴의 끝날이었다. 다음날부터 나는 지역의 독거 어르신들 사례를 담당하기로 했다. 하루 두 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일이었고, 인지증을 앓고 있는 친정엄마를 돌보면서도 활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하니 가까운 곳에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남편이 말했다. 우리는 지인 부부와 공주산성에 가기로 했다. 엄마도 기꺼이 ‘맨날 나만 보고 있는데 재밌게 놀다오라’고 했다.
 
그날, 2월 초순의 날씨는 맑고 포근해서 금방이라도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듯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 연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공주산성을 가기로 한 것처럼 모였다. 산성에 오르자 금강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멀리 공주시가지는 한눈에 들어왔다. 언덕을 오르고 내려가는 길에 절(공주산성 내 영은사)이 보였다. 앞서 가던 나는 절 근처에 있는 약수터를 향해 걸었다. 곧 눈앞에 들이닥칠 ‘사고’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
 
공주의료원
▲공주의료원

“어머, 119 불러야 되는 거 아니에요?”
“못 일어나는데요? 많이 다쳤나 봐요.”

약수를 두어 모금 마시고 손잡이가 있는 바가지를 제 자리에 놓았다. 그리고 한 발을 움직이는 순간, 느닷없이 내 오른쪽 갈비뼈를 몽둥이로 내려치는 것 같은 탁한 충돌음이 내 귀에 들렸다. 미끄러지면서 엎어지는 동시에 숨통이 막히는 고통이 덮쳤다. 벌어진 입으로 나는 신음만 할 뿐이었다.
 
공주의료원 응급실
▲공주의료원 응급실
 
공주의료원
▲공주의료원
 
웅성웅성하는 소리에 섞여 내 몸 바닥에 들것들이 밀착되는 게 감지됐다. 119 차가 온 것이다. 나는 눈도 뜰 수 없었다. 관계자들은 재빠르고 안전하게 나를 차에 실었다. 눈을 떠 보니 공주의료원 응급실이었다.

지난 1년 어깨골절과 갈비뼈 통증으로 한동안 심신이 위축되었다. 시작하려고 했던 일은 포기했다. 하지만 꼼짝없이 누워서 밖의 일을 멈추고서야 내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지난 연말 모임에서 한 회원이 ‘한동안 연락도 없고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었다. 그동안 이런저런 얘기 중에 공주산성에서 일어난 일을 알렸다. 회원은 관련 ‘보험’정보를 알려주며 ‘공주시청 관광과’에 문의해 볼 것을 권유했다.
 
공주시청에서는 나 같은 사고에 대비한 보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보험관계자의 연락을 받고 관련서류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다시 공주의료원에 가게 되었다. 응급실에 실려 올 때 막연히 불안했던 그때로부터 몸이 회복된 지금까지의 일들이 아련하다.
  
공주의료원 택시정거장
▲공주의료원 택시승강장에 안내된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
  
공주의료원에는 최근 호스피스병동이 신설되었다. 2층에 마련된 병동 로비에는 부드럽고 따스한 파스텔 톤의 둥근 쿠션들이 놓여 있다.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으로 이루어진 의료전문팀이 통증 등 환자의 힘든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사회적·영적 고통을 경감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의료서비스’이다.

너무 고요하다 싶을 정도로 조용해서 발짝 소리를 내기도 미안스러울 정도였던 호스피스 병동에 서 있으니 그동안의 내 통증은 ‘조족지혈’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공주의료원 호스피스병동이 있는 2층 쉼터
▲공주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이 있는 2층 쉼터
 
공주의료원 원무과가 있는 1층에서는 외부손님에게 친절한 안내가 기다리고 있다.
▲공주의료원 원무과가 있는 1층에서는 외부손님에게 친절한 안내가 기다리고 있다

안전사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갖게 했던 사고! 119 차는 누가 탈까 싶었는데 그게 나였다. 별일 없이 지낸 하루, 오늘 하루가 지나는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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