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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당제를 위해 몸과 마음을 삼가다

도서(島嶼)지역 사람들의 삶과 문화 ⑭당주

2019.11.27(수) 00:35:54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당주집에 친 금줄

▲ 당주집에 친 금줄



집에 우환 없는 깨끗한 사람
대문 앞에는 금줄이 펄럭이고
그 아래에는 황토를 놓고


당제를 앞두면 마을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회의를 한다. 여기에서 제사 비용, 제물 마련 등을 결정하고 특히 제사를 주관하는 당주를 선정한다.

삽시도에서는 당주를 뽑는 것을 ‘당주낸다’라고 표현한다. 회의에서는 당주뿐만 아니라 당주를 돕는 사람들도 함께 선출한다. 당주는 섬에 따라 책력(冊曆)을 보는 분에게 생기복덕(生氣福德)을 가려서 뽑기도 하지만, 마을주민 가운데 집안에 산모가 없고 상주도 아닌 깨끗한 사람으로 선출한다. 산모나 상주가 있으면 부정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대개는 집안에 어린아이가 없는 노인이 맡는다.

당주로 선출되면 몸과 마음을 삼간다. 집안에서도 가족들과 가까이 하지 않는다. 당장 긴요한 일이 아니면 말도 잘 하지 않고,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더욱이 몸을 부딪치는 일조차 꺼린다.

당주는 소변을 보게 되면 얼굴과 손을 씻고, 대변을 보게 되면 목욕을 해야 한다. 초상집 등 부정하다고 여겨지는 곳에 가지 않아야 하며, 개나 고양이 등은 물론 벌레 하나 살생해서도 안 된다.

생선처럼 비린 음식이나 육고기도 먹지 않고 소식(小食)한다. 당주는 제물을 구입하러 육지로 나가더라도 부정한 것과 일체 접촉하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당주집 대문 앞에는 왼새끼로 사이사이에 종이나 솔가지를 끼운 금줄을 치고, 그 아래에는 양쪽으로 황토를 세 무더기씩 놓아 부정을 막는다. 주민들도 당주가 부정 타지 않도록 왕래를 피하고 말도 삼간다.

지금이야 세월이 많이 변화하여 이처럼 엄격하게 당제를 지내는 마을은 급격히 사라졌지만, 아직 어르신들께 당제의 경험을 들을 수 있다.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위해 마을 대표로 선정된 당주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혹시라도 마을에 불미스런 일이라도 생기면, ‘당제를 잘못 지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자책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당제는 진심을 다해 정성을 들였을 것이다.
/민정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연구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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