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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 사람이 소중하다

나태주의 풀꽃편지 -시인·풀꽃문학관장

2019.11.26(화) 23:19:5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한 사람이 소중하다 1


문학강연을 할 때면 정작 문학강연보다 책에 사인하는 시간이 많이 들어갈 때가 있다. 한 시간 문학강연에 두 시간 사인을 할 때도 있다. 사인을 하다 보면 참으로 눈물겹도록 감사한 일을 많이 겪는다.

그 많은 사람들이 끝까지 기다려 줄 때. 점심 식사를 포기하면서까지 사인을 받기 위해 학생들이 줄을 섰을 때. 엄마에게 드린다며 엄마의 이름을 넣어서 사인을 해달라고 할 때. 왜 사인을 받기 원하느냐 물으면 나의 시로 위로를 받기 때문이라고 대답해 올 때.

한 번인가는 제주도의 중학교에 갔을 때 한 여학생이 사인받으러 와서는 내가 쓴 시 ‘혼자서’란 시를 외우면서 왈칵 운 일도 있었다. ‘너 오늘 혼자서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그 대목이 자기를 울게 했다고까지 말해 왔던 것이다.

나는 사인을 할 때면 내가 앉은 의자 옆에 또 하나의 의자를 두고 거기에 사인 받는 사람을 앉게 한다. 마주 보는 것보다는 나란히 앉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 같아서다. 바로 이것이다. 마주 보면 대결 구도가 나오고 옆에 나란히 앉으면 수평 구도가 나온다. 평등개념이 생기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된다.

그러면서 ‘바로 이 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이 한 사람을 내가 포기할 수 없다는 마음이 이 생기는 것이다. 그것은 실로 매우 소중한 느낌이고 하나의 각오이고 고귀한 깨달음이기도 하다. 옆에 앉은 사람이 이런 느낌을 모를 리가 없다. 대번에 무슨 말인가를 해온다.

매우 짧은 시간, 잠시다. 그 시간에 귀한 느낌을 주고받으면서 몇 마디 말을 나눈다. 자기 고백적인 말이다. 사는 일이 힘드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그렇다고 말해온다. 중학교 학생들 입에서까지 사는 일이 힘들다는 말을 들으면 씀벅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내 어찌 이런 사람들을 포기할 수 있겠는가! 한 사람이 소중하다. 이런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의 보배이고 재산이다. 내일의 소망이다. 꿈이다. 더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고 신비이다. 이런 사람들을 믿으면서라고 고달프고 힘들지만 하루하루 씩씩하고 아름답게 살아가 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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