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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멧 ‘간디’만 둘러보구 가께

이명재의 충청말 이야기 ⑭

2019.06.10(월) 00:00:2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멧 ‘간디’만 둘러보구 가께 1

 

 

 

가운데, 가운디가 줄어든 ‘간디’

충청말 ‘간디’는 ‘군데’의 의미

 

엄니는 ‘간디’란 말을 쓰지 않았다. ‘군디’라 썼다. 그래서 나는 ‘군디’란 말을 배우고 그렇게 쓰며 컸다. 그런데 이웃 아주머니들은 ‘간디’라고 썼다.

우리 엄니가 “멧 군디만 둘러보구 집이루 가께. 하면, 이웃 아주머니는 “그려, 그깨짓 간디 후딱 둘러보구 .”라고 했다.

돌아보면 어릴 적인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충청도엔 ‘간디’와 ‘군디’가 섞여 쓰였다. 해방 이전에 태어난 분들은 주로 ‘간디’를 썼다. 배운 분들은 ‘군디’를 썼다. 학교에서 ‘군데’를 가르치니 ‘간디’는 사라지고, 우리들은 ‘군디’와 ‘군데’를 쓰며 자랐다.

세상이 변할수록 충청말들은 빠르게 자취를 감춰 갔다. 어르신들은 어려서 쓰던 말들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아이들은 충청말을 배우지 못한 표준어를 썼다.

‘간디’는 옛말 ‘가반데’에서 생긴 말이다. ‘가반데’는 ‘중앙’을 뜻하는 말로, 서울지방에서는 ‘가운데’가 되었고 충청도와 전라도에서는 ‘가운디, 간디’가 되었다. 쉽게 얘기하면 ‘가운데, 가운디’가 줄어든 말이 ‘간디’다.

그런데 충청말 ‘간디’는 표준어 ‘가운데’와 달리 ‘어떤 범위 안에 있는 장소’를 이를 흔히 쓴다. 표준어는 ‘군데’다.   

“내가 이렇기 늙었어두 외국일 간디나 댕여 왔어(내가 이렇게 늙었지만 외국엘 군데나 다녀왔어).

“이눔아, 장갤 갈라믄 그렇기 여러 여자 집적거리덜 말구 간디라두 지대루 쫓어 댕겨(이놈아, 장가를 가려면 그렇게 여러 여자 집적거리지 말고 군데라도 제대로 쫓아가 잡아).

어느 어르신의 말씀이다. 여기서 ‘간디’는 ‘가운데’가 아니라 표준어 ‘군데’에 대응하는 말이다.

말은 소통이다. 지역이 가까울수록 소통이 많고 말도 닮아간다. 충청도 사람들은 서울이 가깝고 한강 이남의 경기도와는 가깝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충청도말은 서울과 경기도말을 닮아가고, 전라도말은 충청도말과 닮아간다. 이에 따라 충청말 ‘간디’는 경기도말 ‘군디’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서울말 ‘군데’가 것이다.

지금 ‘간디’를 국어사전이나 컴퓨터에서 찾으면 ‘전라도방언’이라 기록되어 있다. 이는 전라도가 서울에서 멀기 때문에 말의 변화도 더딘 탓이다. 나는 요즘 전라도 분들의 말을 들으며 어릴 충청도말을 떠올린다. 전라도 어른들이 쓰는 지금 말이 예전의 우리 충청도말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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