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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척척허다·축축하다

이명재의 충청말 이야기 ⑧

2019.04.05(금) 11:44:39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물기 머금으면 척척하다

차갑거나 흘러내리면 축축하다

 

충청말 ‘척척허다’의 표준어는 ‘축축하다’다. ‘물기를 머금어 젖은 상태에 있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척척하다’는 표준어다. ‘축축하다’와는 다른 말로 올라 있는 것이다. ‘젖은 것이 살에 닿아서 차가운 느낌이 있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는 얼핏 충청말 ‘척척허다’와 뜻이 닮아 있다. 그래서 충청도 사람들은 ‘척척하다’를 표준어라 생각한다.

 

표준국어사전에는 ‘물건에 물기가 배여 있는 것’을 뜻하는 말이 셋 있다. ‘촉촉하다, 축축하다, 척척하다’가 그것이다. 이는 서울이나 충청도나 차이가 없지만, 그 쓰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축축하다, 척척하다’는 ‘촉촉하다’의 큰말이다. 그런데 충청 사람들은 ‘축축하다’란 말을 거의 쓰지 않았다. 충청 사람들에게는 어떤 물건에 물기가 알맞게 배여 있으면 촉촉한 것이고, 지나치게 배여 차갑거나 흘러내릴 정도가 되면 척척한 것이다. 이에 반해 서울 사람들은 ‘척척하다’를 거의 쓰지 않고 ‘축축하다’를 썼다. 그러니까 충청도 사람이 ‘척척허다’라고 말할 때 서울 사람들은 ‘축축하다’라고 말한 것이다. 

 

“오다가 비를 맞어서 옷이 다 젖었어. 끈덕거리구 척척혀 죽겄당께.(오다가 비를 맞아서 옷이 다 젖었어. 끈적거리고 축축해 죽겠다니까.)

 

“수건 점 척척허게 물이다 정거 놔.(수건 좀 축축허게 물에 넣어놔.)

 

“지대루 짜두 않언 척척헌 걸레루 방을 닦으믄 오쩌냐?(제대로 짜지도 않은 축축한 걸레로 방을 닦으면 어떡하니?)

 

위 문장을 보면 충청말과 서울말의 차이가 뚜렷하다. 충청 사람들이 ‘척척하다’할 자리에 서울 사람들은 ‘축축하다’를 쓰는 것이다. 물론 이 차이는 표준어를 아는 충청 사람들에겐 아주 작은 것이다. 그러나 충청말을 모르는 서울 사람들은 외계인의 말을 듣는 양 고개를 갸웃거린다.      

 

돌아보면 충청도 사람들에게 ‘축축하다’나 ‘척척하다’는 느낌 차이가 있을 뿐 같은 말이다. 축축하면 어떻고 척척하면 어떠냐?

 

그래서 표준어가 세상을 판쳐 갈 때 충청도 사람들은 자연스레 ‘축축하다’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토록 자연스럽게 쓰던 ‘척척허다’를 잊어 갔다. 

척척허다·축축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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