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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솜바질 입구두 더럭더럭”

이명재의 충청말 이야기 ②

2019.01.24(목) 21:09:31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솜바질 입구두 더럭더럭” 1

추위에 몸이 흔들리는 것을 ‘덜덜 떤다’라고 하고, 아파서 신음하며 앓는 모양은 ‘끙끙 앓는다’라고 한다. 여기서 ‘덜덜’과 ‘끙끙’은 표준어면서 충청말이다. 충청도 사람들은 ‘들들 떤다’거나 ‘낑낑 앓는다’라고도 하지만, 기본은 표준어와 같이 ‘덜덜, 끙끙’이다.
 
그런데 충청말에는 표준어에 없는 말이 하나 더 있다. 그게 ‘더럭더럭’이다. 이 말은 ‘덜덜’과 ‘끙끙’의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필요에 따라 떠는 모양이 되기도 하고, 앓는 소리가 되기도 한다.
 
이 말은 ‘덜덜’에서 나온 말로, ‘덜’에 ‘-억’이 붙은 것이다. ‘덜’은 몸을 떠는 모양을, ‘-억’은 ‘심하게 그러한 것’을 뜻하는 접사이다. 그러니까 ‘더럭더럭’은 ‘덜덜’보다 심하게 몸을 떠는 모습이다. 이렇게 몸을 떨며 앓다보면 신음소리가 따르고, 그래서 몸을 떨며 끙끙 앓는 모양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여기에 몸을 흔들며 크게 소리치는 모양을 나타낼 때도 쓸 수 있는 말이 되었다. 
 
“더럭더럭 소리만 질르지, 베랑 싸납진 안 혔어.”
“더럭더럭 앓다가니 보름두 안 돼서 갔다닝께.”
 
“겨울날이 월매나 춘지, 솜바질 입구두 더럭더럭 떨었다니께.”
이웃의 아주머니는 손주들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목소리가 참 컸지만, 세 손주의 볼 한 번 꼬집지 못했다. 애정이 아주 깊었기 때문이다. 예전엔 염병(染病)이 종종 찾아왔다. 장질부사는 참 무서운 병으로, 그렇게 피똥을 싸며 앓다가 돌아간 이가 여럿이었다.
 
지금은 추위가 한창인 섣달이다. 의복도 난방도 변변치 못했던 시절엔 더 추웠을 것이다. 홑바지저고리로 겨울을 나는 이들이 많았던 그때, 솜바질 입은 이도 더럭더럭 떠는 겨울날은 참 길었다. 올 겨울엔 말의 추억에 젖어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녹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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