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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의열단 - (16)저격수

2018.12.18(화) 00:18:01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의열단 - (16)저격수 1


의열단 - (16)저격수 2

“김 동지는 어디 있소?”
참모관 문선식이 묻자 약산 김원봉은 난감한 얼굴을 했다. 그러다가는 우물쭈물 대답했다.

“찾아야지요. 이곳 상해에 왔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황포강가 어디쯤에서 인삼장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인삼장사라는 말에 참모관 문선식이 또 다시 물었다.

“청구약재상말이오?”
참모관 문선식의 물음에 약산 김원봉이 오히려 놀란 눈으로 되물었다.

“아십니까?”
“알다마다요. 이곳 상해에서 청구약재상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요. 동포들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지요.”
“그 약재상이 어디에 있습니까?”
약산 김원봉은 당장이라도 달려갈 기세로 물었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요. 황포강변의 예원 인근에 있지요.”
“그럼 지금 가 볼 수 있습니까?”
약산 김원봉의 조급해 하는 모습에 참모관 문선식은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우물가에 가 숭늉을 찾겠소. 쉬었다가 내일 배 동지와 함께 가보도록 하시오! 오늘은 늦었소이다. 아무리 인근이라지만 대륙은 넓다오. 조국에서와 같이 생각하면 오산이오.”
그제야 약산 김원봉은 자신의 행동이 경솔했음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구나 청구약재상에 김철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자, 오늘은 그만 올라가 쉬도록 하시오! 부장님과 배 동지가 오면 다시 논의하도록 합시다.”
참모관 문선식은 세 사람을 이층 방으로 안내했다. 마침 빈 방이 있어 세 사람은 편히 쉴 수 있었다. 오랜만에 누려 보는 편안함이었다. 경성을 떠난 이후로 한시도 편안한 시간이 없었다. 일제 형사들과 밀정들의 눈을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튿날, 약산 김원봉은 배동선과 함께 외탄으로 향했다. 청구약재상에 김철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주변을 너무 살펴보지 마십시오. 놈들의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
배동선의 말에 약산 김원봉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상해의 거리를 헤아리고 있었다. 앞으로 잘 알아두어야 할 곳이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걸어도 상해의 거리는 끝이 보이질 않았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붐비고 복잡했다. 과연 듣던 대로 대단한 곳이었다.

“경성보다도 더 크군요.”
할 말이 없던 약산 김원봉이 슬쩍 말을 건넸다. 그러자 배동선이 너털웃음을 흘렸다.

“큰 정도가 아니지요. 저도 처음 상해에 왔을 때는 그랬습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나 싶었죠.”
배동선은 주위를 한 차례 두리번거리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이곳에서는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다 합니다.”
무엇이든지 다 한다는 말에 약산 김원봉은 대뜸 물었다.

“총을 구할 수도 있습니까?”
총이라는 말에 배동선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우리도 총은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임시정부로부터 얻은 것과 놈들에게서 탈취한 것이 전부지요.”
약산 김원봉의 얼굴로 어두운 그림자가 어렸다. 그러자 배동선이 잠시 말을 끊었다가는 다시 이었다.

“한두 자루 어찌 얻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나 많은 양은 어렵습니다. 매우 위험하지요.”
“한두 자루가 아닙니다. 일을 하자면 많은 양이 필요하니까요.”
약산 김원봉의 말에 배동선은 머뭇거리다가는 신중히 입을 열었다.

“러시아 쪽과 만주 쪽으로 손을 넣는다면 가능은 하지요. 허나 돈도 돈이지만 시일이 좀 걸릴 겁니다.”
배동선의 말에 약산 김원봉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상해에서도 어려운 일이 있긴 있군요.”
말끝에 실망한 웃음까지 흘렸다.

“중국 당국은 물론 각국 조계지에서도 총기와 무기에 대한 관리는 철저히 합니다. 보시다시피 각국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뒤섞여 있다 보니 그럴 수밖에요. 그렇지 않으면 상해는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고 말겁니다. 그렇게 해도 총기 사건이 매일 벌어지고 있는 판인데요.”
말을 마친 배동선은 몸을 돌려서는 다시 발길을 재촉했다. 그러자 약산 김원봉도 묵묵히 그의 어깨에 맞춰 발걸음을 옮겨놓았다.

“야쿠자에 마적단까지 스며든 곳입니다. 얼마 전에는 러시아 조직까지 파고들었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저들은 이익이 되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지요. 청부살인부터 나라를 팔아먹는 일까지 말입니다.”
배동선은 한심하다는 듯 너털웃음까지 흘렸다.

“인근이라더니, 더 가야 합니까?”
약산 김원봉은 궁금하다는 듯 묻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대한의림부가 있는 곳은 이제 가늠도 되질 않았다.

“상해라는 곳이 이렇습니다. 이 정도는 바로 코앞이라고 봐야지요.”
배동선은 말을 마치고는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약산 김원봉은 그제야 상해의 거대함을 실감했다.
황포강을 지나는 증기선과 무역선들은 여전히 바쁘기만 했다. 사람들도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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