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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단맛과 쓴맛의 완벽한 조화…‘넘사벽’ 브랜디를 만나다

충남의 술 TOP10 ⑨천안 두레앙

2018.11.27(화) 13:09:33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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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양조의 양조장 지하에 저장되 있는 오크통. 오래 숙성될수록 부드럽고 향이 뛰어난 브랜디가 얻어진다.

▲ 두레양조의 양조장 지하에 저장되 있는 오크통. 오래 숙성될수록 부드럽고 향이 뛰어난 브랜디가 얻어진다.



거봉으로 와인·브랜디 생산
오크통에서 숙성해 깊은 향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 대상
와인센터·포도테마파크 구상     
 단맛과 쓴맛의 완벽한 조화…‘넘사벽’ 브랜디를 만나다 1   

지역술에는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최근에는 주류 다양화의 바람에 힘입어 다양한 지역술이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충남도는 최근 맛좋은 지역술 10개를 선정해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와 일반 도민들이 엄선한 충남 술 10선을 차례차례 만나보자.<편집자 주>
 
미세먼지가 걷히고 찬 기운이 가득히 내려앉은 도시 근교를 이리저리 통과하다보면 끝도 없이 펼쳐진 드넓은 들판을 마주하게 된다. 바싹 마른 앙상한 가지에 몇 개 안남아 펄럭이는 잎들이, 이 너른 들판이 포도밭임을 짐작케 한다. 입장포도로 유명한 천안 서북구 입장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광이다.
 
저마다 지역 대표 특산물을 내세우지만 종적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특산물을 가진 곳들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천안 거봉 포도는 특산물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충남의 술 TOP10에 이름을 올린 ‘두레앙’은 천안 거봉으로 만든 브랜디다. 지역의 대표 특산물을 거봉을 사용한 것이 특징인데, 보통 와인의 주재료가 유럽산 포도라는 점에서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두레앙을 탄생시킨 두레양조는 지난 2000년 16명의 천안 입장지역 포도농가들이 출자·창립한 농업회사법인이다. 18년이 지난 현재 조합원은 70여명으로 늘었고 와인, 브랜디, 식초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두레양조의 중심에는 권혁준 대표이사가 있다. 권 이사는 1차 농산물 생산지였던 천안에서 와인, 브랜디 라는 가공상품 생산을 최초로 제안한 이다. 지난 1996년, 정부가 포도가공식품 시장 완전개방을 선언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에는 국내 포도 중도매금의 폭락을 야기했던 상황이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살린 셈이다.
 
“대기업들이 국내산 포도를 의무적으로 수매하는 제도가 없어지면서 국내 포도 농가들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했어요. 실제로 1996년부터 포도 가격이 가락시장에서 말도 안 될 만큼 떨어졌거든. 그래서 생각한 것이 포도로 가공식품을 만들어서 부가가치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생각해낸 것이 와인과 브랜디였죠.”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은 성공적인 롤 모델이었다.
 
권 대표가 천안농업기술센터, 농촌진흥청 관계자들과 선진지 견학으로 방문한 일본 야마나시현은 이른바 포도를 활용한 ‘10차 산업’을 구현해내고 있었다. 무려 20여 년 전의 일이다. “지금 우리가 6차 산업을 이야기하지만 20년 전에 찾은 야마나시현에서는 10차 산업을 말하고 있더라구요. 10차 산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3차 산업을 넘어 지식산업으로써의 4차 산업까지 포함하는 것이었어요. 유통·관광을 뛰어넘어 6차 산업의 시스템과 노하우를 판매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농산물 가공을 이야기할 때였으니 그때 큰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도 빨리 시도해보자,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절박한 마음이었습니다.”
 
권 이사는 야마나시현 농업기술센터가 발간한 ‘와인생산실무’ 책자를 갖고 한국에 돌아와 서툰 일본어로 일일이 번역을 하며 한국어판을 발간했다. 와인과 브랜디에 대해선 문외한이었지만 번역을 마무리할 무렵에는 누구보다 와인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게 됐다.
 
그렇게 번역된 책은 천안 소재 농업관련 기관·단체와 포도농가에 무료 배포됐다.
 
초기 자금으로 입장면 소재지에 양조장을 지었고 술을 본격적으로 생산한 것은 2003년서 부터다. 알콜도수 12%의 와인, 도수 35%의 증류주를 비롯해 증류주를 오크통에서 발효시킨 알콜도수 35%의 브랜디 등 3가지 종류의 술이 두레앙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와인은 입장 거봉을 착즙해 발효시킨 것이다. 와인을 증류한 것이 증류주, 이 증류주를 오크통에서 5~7년 간 숙성시킨 것이 두레앙 브랜디다. 당도가 높은 거봉을 사용했기 때문에 두레앙 와인은 일반 와인보다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강하지 않고 특유의 감칠맛이 뛰어나다.
 
브랜디는 양조장 지하 1층의 깊숙하고 서늘한 곳에서 숙성된다. 오래 숙성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브랜디의 특성상 지하 저장고가 비밀금고 같은 느낌을 준다. 와인 증류주를 머금고 있는 오크통들은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 브루고뉴를 비롯해 포루투갈, 미국 등에서 공수한 것들이다.
 
두레앙 브랜디는 알콜도수 35%가 무색할 정도로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이다. 오크통에서 배어나온 묵직한 참나무 향은 두레앙을 마시 동안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다. 두레양조는 꾸준한 제품개발의 결과물로 2016년에는 몽드셀렉션(프랑스 브랜디) 브론즈상을,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에서 기타주류 부문 대상 등을 수상하며 소비자와 전문가의 입맛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권 이사는 요즘 그간의 성과를 지역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내년 중 양조장 부지 한 켠에 와인저장소 겸 학습장을 개소할 예정으로 현재 골조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 저장소가 완성되면 천안 입장 와인농가들은 와인을 이곳에 위탁 저장하면서 부족한 저장시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또 학습장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와인생산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은퇴도시민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창출 사업도 구상 중인데 포도 재배에서 와인 생산까지의 모든 과정을 컨설팅하고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계획들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면서 궁극적으로는 천안 북부 포도 주산지에 포도와인센터와 포도테마파크를 건설하는 것이 권 이사의 목표다. 이를 위해선 현실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리 쌀이나 과일 같은 우리 농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해서라도 지방정부에서 지역특산주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의지를 갖고 술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이 부딪히는 게 결국 자금의 문제거든요. 재료와 노하우는 충분한데 매출이 신통치 않다보니 더 나은 시설투자나 신제품 개발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전통주를 비롯한 지역특산주들이 커 나가기 위해선 숙성되고 있는 과실주도 담보로 설정할 수 있도록 ‘농산물 동산담보’ 품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산 브랜디가 성장하기 위해서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에요.”
 
포도의 1차 생산지였던 천안에서도 두레앙의 성공에 동기를 얻어 최근 와인을 제조·판매하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천안 와인양조계에서 권 이사가 퍼스트펭귄(First penguin)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두레양조는 이제 막 본 레이스에 접어든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농익으면 가치를 더 하는 브랜디처럼 두레양조 역시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노하우를 쌓으며 격을 높여가고 싶습니다. 지역 특산물과 6차산업에 대한 시민여러분들의 응원과 지지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끝>
/김혜동 khd1226@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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