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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천명 (42)친국(親鞠)

2017.05.09(화) 14:59:3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천명 (42)친국(親鞠) 1


천명 (42)친국(親鞠) 2

“허면 틀림없는 일이렷다?”
금부도사 김도언은 짧고 굵직한 대답으로 확신을 고했다.

“현백 석경규라는 자는 누구인가?”
형조판서 홍치중이 묻자 금부도사 김도언이 주저하다가는 입을 열었다.

“시골의 이름 없는 유자(儒者)라는 것만 말할 뿐 다른 것은 일체 입을 열지 않습니다.”
“그의 뒤에 누가 있는지 캐보아라. 분명 큰 줄기가 있을 것이다.”
영조의 매서운 눈초리가 금부도사 김도언의 아래 위를 의심스럽게 훑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금부도사 김도언이 물러가고 나서 영의정 김재로와 김성후 송능상 윤봉구 한원진이 함께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전하, 이제 역모사건도 해결이 되고 태평성대가 이뤄졌습니다. 모두 성상의 복덕이 아니신가 합니다.”
영의정 김재로가 입에 발린 말을 하자 영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감축 드립니다. 전하.”
송능상도 곁에서 거들었다. 그러자 나머지 신료들도 일제히 허리를 굽혀 예를 올렸다. 그러나 영조의 입에서 나온 것은 뜻밖에도 엉뚱한 소리였다.

“어찌 그렇겠소? 사직이 위태로운 것은 여전한데 무슨 태평성대고 감축이오.”
영조는 자리를 벌떡 일어섰다. 윤봉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현백 석경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역모의 주모자가 아직도 남아 있소. 오늘 과인이 직접 심문을 할 것이오.”
영조는 용상을 내려서 성큼성큼 밖으로 나섰다. 영의정 김재로를 비롯해 송능상 김성후 한원진은 물론 윤봉구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밤새 염려하던 일이 그예 터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신료들은 종종걸음으로 영조의 뒤를 따랐다. 영조는 대전을 가로질러 의금부로 향했다.

의금부에 들자 피떡이 된 현백 석경규가 형틀에 묶여 있었다. 이미 산목숨이 아니었다. 윤봉구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더 밝혀낸 것이 있느냐?”
영조의 물음에 의금부도사 김도언이 허리를 굽혔다.

“황공하옵니다. 전하, 지독한 놈입니다. 도무지 입을 열지 않습니다.”
영조는 잔인한 눈빛을 흘렸다. 어떻게든 입을 열게 할 작정인 모양이었다.

“이 놈의 처자를 데려오너라!”
그제야 현백 석경규의 고개가 힘겹게 들려졌다. 눈빛이 처연했다. 윤봉구를 바라보는 눈빛에 원망이 서렸다. 이어 그의 입에서 진한 신음소리가 배어나왔다. 그리고는 입가에서 검붉은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저런 지독한 놈이.”
당황한 금부도사 김도언이 달려갔다. 형조판서 홍치중도 내달았다. 그러나 현백 석경규의 고개는 깊숙이 꺾이고 말았다.

“자결을 했습니다.”
영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형조판서 홍치중과 금부도사 김도언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반면 병계 윤봉구의 표정은 밝아졌다. 안도의 한숨까지 새어나왔다. 영의정 김재로를 비롯해 김성후 송능상 한원진 등의 얼굴도 편안해졌다.

남당 한원진의 뒤에 있던 윤봉구는 지난 일을 회상했다. 현백 석경규가 충청도 덕산현을 다녀오고 난 뒤였다.
“그래, 알아보았느냐?”

병계(屛溪) 윤봉구는 기대 가득한 얼굴로 넌지시 물었다. 그러자 현백 석경규가 다소곳이 대답했다.
“역시 스승님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그가 적합한 인물이었습니다.”
병계 윤봉구는 가는 눈을 들어 창밖을 바라보았다. 노란 산수유가 막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이른 종다리도 하늘을 노래하고 있었다.

“그 자의 가슴속에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제 먹이를 물었으니 스승님의 의도대로 움직여 줄 것입니다.”
“어떠하더냐?”

“무수리의 아들놈도 왕이 되는 판에 골수 양반인 내가 어찌 왕이 되지 못하겠는가? 하면서 흥분한 채로 동조했습니다.”
현백 석경규의 말에 병계 윤봉구는 너털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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