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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천명 (18) 봉칠규

청효 표윤명 연재소설

2016.07.19(화) 00:46:52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천명 (18) 봉칠규 1



천명 (18) 봉칠규 2


 

“내포 땅에는 이미 우리의 세력이 상당히 미치고 있소. 이제 전라도 지역으로 그 힘을 확장하려 하는데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오. 우리 함께 하도록 합시다.

봉칠규는 눈치를 보다가는 선뜻 대답했다.

“좋습니다. 저도 그런 불만이 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희 상단에도 그런 불만에 싸여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뜻하지 않은 시원시원한 대답에 최처인을 비롯해 둘러앉은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반가운 말이네. 내 사람을 잘못 보진 않았군 그래.

최처인은 스스로 대견해하며 껄껄 웃음까지 터뜨렸다. 그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우리는 외암선생의 뜻을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실현해 낼 것이네. 그리고 그것은 이미 남사고비결에 나와 있고. 그 예언에 따라 새로운 세상, 새로운 세계를 펼쳐낼 것이네.

“그럼 예언서에 따라 이번 거사를 준비하신 것이로군요?

봉칠규가 묻자 이번에는 도인 가야가 나서 대답했다.

“꼭 그렇지만은 않소. 우리는 나름 명분을 갖고 있소. 저 나주괘서사건이나 남원벽서사건이 단지 예언서만 믿고 일을 벌인 것이라면 우리는 뚜렷한 대의명분을 갖추고 있소. 바로 평등사상이오. 차별 없는 세상, 양반이니 천민이니, 부자니 빈자니, 사내니 계집이니 아무런 차별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자는 원대한 뜻 말이오.

이어 도인 가야의 말을 부연해 거해스님이 나섰다.

“하늘을 대신해 우리가 그 큰 뜻을 실현해내자는 것이네. 우리 미륵불께서도 그러한 세상을 곧 실현한다 하였으니 우리가 펼치려는 세상이 바로 우리 불가에서 말하는 미륵하생경이라고 할 수 있겠지. 미륵하생경은 미륵불이 아닌 우리 손으로 실현하는 것일세. 우리가 곧 미륵불인 게지. 

봉칠규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곧 동조의 말을 꺼내 놓았다.

“정말로 큰일들을 하고 계십니다요. 진정 그러한 세상이 펼쳐진다면 세상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입니다요. 저도 여러분의 뜻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요. 그럼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봉칠규의 적극적인 가담에 최처인이 흐뭇한 표정으로 나섰다.

“먼저 자네 주변의 사람들을 은밀히 규합하게. 섣불리 우리의 뜻을 드러내지는 말고.

“평소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우리와 함께 할 사람과 그렇지 못할 사람을 구별해 낼 수 있을 것이네.” 거해스님의 말에 봉칠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요. 저희 상단에도 접장에 대한 불만과 세상에 대한 불평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많습니다요. 접장은 자신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있고 관원들은 어떻게 하면 좀 더 갈취할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습죠. 이런 상황이니 죽어라 발품 팔아 벌어도 그 이익은 접장과 관원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저희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저 근근이 명줄만 유지하는 정도이지요. 이런 암울한 현실이 상단 사람들로 하여금 점점 더 엉뚱한 곳으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요.
 

“엉뚱한 곳이라니?” 필선이 궁금하다는 듯 말꼬리를 자르며 끼어들었다. 그러자 봉칠규가 필선을 바라보며 다시 이었다.

“서학(西學)에 관심을 갖는 것이네. 서학의 신()은 지금 우리가 나누고 있는 이야기와 같이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한다고 하네.” 그제야 최처인을 비롯해 둘러앉은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서학은 알고 있네.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최처인에 이어 도인 가야가 다시 나섰다.

“허나 서학은 우리와 맞지 않아. 우리 정서와 다른 부분이 너무도 많아 일반 백성들에게 파고들기가 쉽지 않지. 그래서 우리만의, 우리 생각이 세상을 바꾸는데 꼭 필요한 게야.
봉칠규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요. 상단사람 중에 서학을 믿는 사람들이 몇 있는데 이들은 제사는커녕 절도 하려들지 않습니다요. 그게 어디 사람입니까? 짐승만도 못한 놈들이지요.” 

필선도 고개를 끄덕이고 도인 가야도 또다시 동조의 말을 건네 왔다.

“그러네. 사람의 도리를 해야 사람인 게지. 사람의 탈을 썼다고 다 사람인가?

“그건 그렇습니다. 아무리 믿음이 중하다하나 사람의 도리는 지켜야지요.

이곳저곳에서 도인 가야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튼 이제 자네도 우리와 함께 하기로 했으니 우리 사람일세. 남도의 두령으로서 교두보를 잘 확보해 주게.

최처인의 당부에 봉칠규는 허리를 굽혀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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