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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미소 (58) 태자 융

청효표윤명 연재소설

2015.09.17(목) 16:35:35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미소 (58) 태자 융 1

미소 (58) 태자 융 2


“임존성의 성주 흑치상지를 이름만 듣다 이렇게 직접 뵈니 과연 명불허전이십니다.”
유인원도 알은 체를 하며 반겼다. 흑치상지는 겸허히 허리를 굽혔다. 이어 손인사 풍사귀 방효태 등도 인사를 나눴다. 모두들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이들의 뒤로 백제의 태자 부여융이 모습을 보였다. 흑치상지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태자저하, 흑치상지가 태자저하를 모시고자 왔습니다.”
흑치상지의 갑작스런 태도에 당 군 진영이 싸늘하게 돌변했다.

“일어서시오. 여기는 백제가 아니오. 이제 우리는 대당 황제폐하의 은혜로움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오.”
태자 융의 당황한 말에 유인궤가 껄껄웃음을 터뜨렸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공은 새로운 백제의 도독이 될 것이고 흑치상지 장군은 공을 도울 것입니다. 대당의 관료로서 상관에게 예를 갖추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유인궤는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찬바람이 으스스하게 소매 안으로 스며들었다.
흑치상지는 태자 융과 함께 당 군의 후진에 머물렀다.

이후로 당 군은 임존성을 공략했으나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유인궤는 몸이 달았고 초조해졌다. 마지막 남은 임존성을 무너뜨려야 자신의 자존심은 물론 백제 평정의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고민을 거듭하던 유인궤는 마지막 수를 쓰기로 했다. 손인사를 불렀던 것이다.

“장군, 이제 마지막 방법을 써야 할 것 같소.”
마지막 방법이라는 말에 손인사는 유인궤의 얼굴을 똑 바로 쳐다보았다.

“무슨 방법입니까?”
손인사의 물음에 유인궤는 잠시 머뭇거리다가는 입을 열었다.
“이이제이(以夷制夷)라 했소. 흑치상지로 하여금 임존성을 공략하게 할까 하오.”
유인궤의 말에 손인사가 놀란 눈으로 손을 내저었다.

“그건 안 될 말씀입니다. 그에게 군사를 내 주었다가 만에 하나 마음을 달리 먹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어쩌시려고 그러십니까?”
손인사의 강력한 반대에 유인궤는 생각했던 말들을 천천히 풀어놓았다.

“아닙니다. 부여융이 우리 진영에 있는 한 그가 마음을 달리 먹을 일은 없습니다. 지난번에 보셨지 않습니까? 그의 부여융에 대한 충성심을 말입니다. 더구나 지난번 편지에서 마음을 돌린 것도 그가 부여의자를 비롯해 부여융과 백제의 신민들에 대한 마음이 깊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마음을 달리 먹을 리 없습니다.”
유인궤의 설득에도 손인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에게 군사를 내주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더구나 그는 이곳의 지형을 손바닥 보듯이 잘 알고 있고 그가 만에 하나 성안의 군사들과 호응을 한다면 우리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비록 우리가 군사가 많다고는 해도 그런 위험을 자초한다는 것은 고려해 볼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인사의 거듭되는 반대에 유인궤가 말꼬리를 잡고이었다.

“말씀 잘 하셨습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그는 이곳의 지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존성의 허술한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입니다. 그가 나선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입니다. 더구나 그에게 작은 자리를 마련해 준다면 성 안의 군사들도 틀림없이 동요할 것입니다. 우리 대당에 항복하면 이렇게 좋은 대접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저항하면 죽음만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테니까 말입니다.”
군막 안으로 밀려든 찬바람이 제법 싸늘했다. 손인사는 지그시 눈을 감고는 생각에 잠겼다. 이제 매서운 바람이 살갗을 에는 겨울이 다가오면 타향에서 더욱 고생을 할 것이다.

어떻게든 빨리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마무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유인궤의 설득은 계속 이어졌다.

“장군, 게다가 백제군으로 하여금 백제군을 제압하게 하면 우리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도 있습니다. 그가 이끌고 온 백제군을 주어 선봉에 서게 한 뒤 우리는 그저 뒤에서 감시만 하면 됩니다.”
손인사의 얼굴이 얼마간 풀어졌다. 갈등이 이는 모양이었다.

“흑치상지나 사타상여 모두 짐승과 같은 자들입니다. 어찌 가볍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군사를 내어준다면 이는 승냥이에게 닭을 맡기는 것과 같으니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할 것입니다.”
손인사는 반대하면서도 결국 유인궤의 작전에 동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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