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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미소 (40) 맹세

청효 표윤명 연재소설

2015.03.07(토) 11:16:03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미소 (40) 맹세 1

미소 (40) 맹세 2

“같은 생각으로 모인 우리이니 끝까지 함께 하도록 맹세합시다.”
“좋습니다.”
복신과 도침 그리고 흑치상지는 말의 피를 입에 묻히는 것으로 맹세를 했다. 전장 터에서 귀한 말이기는 했지만 서로의 맹세를 위해 희생을 감수 했던 것이다.

“백제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이 보위를 되찾는 일입니다. 왕께서 불운하게도 바다를 건너가셨으니 이제 새로운 왕을 모셔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누가 좋겠습니까?”
복신이 묻자 기다렸다는 듯 도침이 답했다.

“바다 건너 왜에 풍 왕자가 계십니다. 사람을 보내 모셔오도록 합시다. 마침 이번에 잡은 당군 포로들도 있으니 이들을 왜에 보내고 풍 왕자를 모셔오도록 합시다.”
도침의 진지한 의견에 복신이 무릎을 쳤다. 흑치상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풍 왕자시라면 능히 보위를 이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누굴 보낼까요?”
흑치상지의 물음에 복신의 뒤에 서있던 부장 귀지가 나섰다.

“이번에는 제가 가겠습니다. 가서 반드시 풍 왕자님을 모셔오도록 하겠습니다.”
귀지의 자청에 복신은 기쁜 낯으로 귀지를 반겼다.

“그래, 네가 진정 다녀오겠느냐?”
묻는 말에 귀지는 굳은 의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꼭 다문 입술에 의지가 가득했다.

“먼 길에 고생이 될 텐데. 그래도 너라면 믿을 수 있겠구나.”
도침도 믿음직하다는 얼굴로 귀지를 추켜세웠다.

“그렇다면 큰일은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일만 남았군요.”
흑치상지의 말에 복신과 도침이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무엇이 또 남았단 말이오?”
도침의 물음에 흑치상지가 답했다.

“이번 전투를 하면서 임존성 아래에 목책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적이 직접 성으로 오르기 전에 일차 방어선을 구축해 막는다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적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흑치상지의 말에 복신이 잊고 있었다는 듯 말을 이었다.

“맞습니다. 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풍달군장께서는 저와 통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려.”
말을 마친 복신은 껄껄웃음을 터뜨렸다.
“목책이라?”
도침이 뇌까리자 흑치상지가 답했다.

“그렇습니다. 장군.”
도침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성 아래에 큰 목책을 두르고 작은 목책을 군데군데 설치해 보완한다면 이차로 적을 막아 훨씬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도침의 말에 흑치상지가 무릎을 쳤다.

“그것 좋은 생각이십니다. 지형지세를 이용해 소책을 친다면 더 더욱 효과적이겠군요.”
세 장수는 밝은 웃음으로 작별의 의식을 거행했다. 내일 날이 밝으면 복신과 도침은 주류성으로 떠날 것이다.

떠나기 전 백제의 싸울아비들은 임존성에서 믿음과 결기를 맘껏 소통하기로 했다. 맘껏 마시고 떠들기로 한 것이다.

임존성의 군사들과 백성들은 실로 얼마 만에 웃고 떠드는 유쾌한 일인지 몰랐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가슴과 노여움이 한 순간에 날아가는 유쾌한 잔치였다.
날이 밝고 군사들이 도열했다. 복신과 도침이 떠나기 위해서였다.

“장군, 기다리고 계십니다.”
지수신은 복신을 재촉했다. 그러자 복신은 문밖을 조심스레 살피고는 지수신을 똑 바로 쳐다보았다.

“내 말을 명심해라. 흑치상지를 너무 믿지 마라.”
뜻밖의 말에 지수신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지수신의 물음에 복신은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조용히 하라는 것이었다.
“내가 너를 이곳에 남겨두고 가는 이유는 만에 하나 그럴 리는 없겠지만, 흑치상지를 경계하고자 함이다.”
갈수록 알 수 없는 말에 지수신은 뜨악한 얼굴로 복신을 바라보았다.

“경계라니요?”
“그는 본래 이곳 사람이 아니지 않느냐. 그러니 본국백제에 대해 그리 깊은 마음이 있을 리 없다. 여차하면 자기 땅으로 돌아갈 생각을 할지 모른다는 말이다.”
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이기도 했다. 원래 왕족인 흑치상지는 부여씨였다.

그러다 흑치지역을 봉읍으로 받은 후 흑치씨로 성을 바꾼 것이다
. 게다가 흑치씨는 달솔이상의 관등으로 오를 수 없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니 그에 대한 원망이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수신은 지금까지 주군의 말이 틀린 적이 없었기에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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