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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미소 - (35) 지수신

청효 표윤명 연재소설

2015.01.06(화) 14:04:19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미소 - (35) 지수신 1


미소 - (35) 지수신 2

“내가 바로 임존성의 흑치상지이니라. 네가 이치의 개 김유신인 모양이로구나.”
말을 마친 흑치상지는 껄껄웃음을 터뜨렸다. 김유신은 흠칫했다. 온 몸에 소름이 저절로 돋아 올랐다. 말로만 듣던 그 흑치상지를 눈앞에

 

서 대면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무릎을 꿇고 항복해라.”
김유신의 허세에 흑치상지는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때 아닌 사내의 웃음소리가 살육의 장에서 길게 울려 퍼졌다.

“못난 놈, 부끄럽지도 않느냐? 너야말로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꾸어라. 동족을 핍박하고 남의 개로 사는 것이 그리도 좋더냐?”
흑치상지의 호통에 김유신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듯 했다. 김유신은 칼을 들어 휘둘렀다. 흑치상지도 맞받아쳤다. 불꽃이 튀고 용과 호랑이의 혈투가 막 시작될 찰나였다.

“중군영이 위험합니다. 장군.”
다급한 신라 부장 임천의 말에 김유신은 몸이 달았다. 돌아서자니 자존심이 허락 지를 않았고 상대하자니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 놈은 제가 맡겠습니다.”
다행히 화랑 선천이 나서주었다. 함께 있던 손랑도 합세했다.

“여기는 저희에게 맡기시고 빨리 본영으로 가보십시오. 폐하께서 위급하옵니다.”
화랑 선천과 손랑의 말에 김유신은 칼을 거두어 들였다. 그리고는 호기롭게 큰소리를 쳐댔다.

“두고 보자, 이놈.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돌아선 김유신을 향해 흑치상지가 비웃음을 날렸다.

“일국의 장수가 그래 맞은 적장을 졸개에게 넘기고 꼬리를 내빼는가? 그게 화랑의 본분이었던가?”
흑치상지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또 다시 어지러운 전장 터에 흩어졌다.

“말이 많구나. 이놈.”
선천이 칼을 휘둘러 흑치상지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순간 흑치상지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리고 짧은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번개 같은 칼에 선천의 목이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놀란 손랑은 칼을 든 채 멍하니 서 있었다. 이어 야차 같은 흑치상지가 핏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칼을 든 채 다가왔다. 손랑은 두려움에 발걸음이 절로 뒤로 물려졌다. 그러나 달아날 엄두도 나지 않는 지 손랑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제자리에 그냥 서 있었다. 이어 손랑의 목도 땅바닥에 나뒹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신라 군영을 돌아보니 군량은 다 불타고 중군영도 무너지고 있었다. 적절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흑치상지는 허리춤에 있던 화약을 들었다. 그리고는 불타고 있는 군량더미에 집어 던졌다. 이어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불꽃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물러가라. 대책으로 물러가라!”
살육을 해대던 백제의 싸울아비들이 썰물이 빠지듯 일제히 물러났다. 백제군의 신속한 행동에 신라군은 정신이 다 없었다. 그저 허둥지둥하며 물러나고 있는 백제군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뒤쫓는다는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쓰러지는 군막과 일렁이는 불꽃에 지수신은 흑치상지가 작전에 성공하고 있음을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꽃은 더욱 크게 솟구쳐 오르고 함성과 비명소리도 지나는 바람에 간간히 실려 오기 시작했다.

“북을 울려라. 함성을 크게 질러라!”
지수신은 북문 문루에서 군사들과 백성들을 독려했다. 불타오르는 신라 군영을 바라보며 전율까지 느꼈다. 연이은 승리에 감격해마지 않은 것이다. 순간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이 임존성에서 무너진 백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거병하기로 한 날이었다.

사비성이 무너지고 웅진성에서 의자왕이 항복을 하자 백제라는 이름은 그만 문을 닫게 되고 말았다. 그래도 위안이 된 것은 당의 소정방이 백제 사람들에게 안전을 보장함과 동시 웅진도독부를 두어 백제 사람으로 하여금 다스리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백제를 영원히 지우기 위한 기만술에 불과한 것이었다. 곳곳에서 약탈과 폭력, 살인이 자행되고 부녀자들의 겁간이 시도 때도 없이 자행되었다. 이에 분개한 몇몇 장수들이 뜻을 모아 백제를, 백제 사람들을 구하기로 했다. 그 중심인물이 바로 복신과 도침이었다. 복신과 도침은 임존산의 임존성이 험하고 견고해 일을 도모하기에 적합하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복신은 상잠장군을 자칭하고 도침은 스스로 영군장군이라 일컬었다. 임존성에서 이들이 깃발을 올리자 수많은 백제의 유민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모두들 당과 신라의 핍박과 겁탈에 못 이겨 달려온 것이다. 거기에 풍달의 군장이었던 흑치상지까지 합류하기로 했다. 복신의 부장이었던 지수신은 벅찬 감격에 눈물을 다 흘렸다.

“장군, 이제 진짜 백제가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벅찬 감격에 울먹이는 지수신을 복신이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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