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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향기]명품가방

2014.07.18(금) 12:47:02 | 충남포커스 (이메일주소:jmhshr@hanmail.net
               	jmhshr@hanmail.net)


[사람향기]명품가방 1


 “우와, 고모! 이 가방 어디꺼야? 고급스럽다.”
“어, 이 가방? 네 고모부가 프랑스 다녀오면서 사온 선물이야.”
“어쩐지. 다르더라. 진짜 럭셔리하다.”
“언니, 이 가방 남다른데? 어디꺼야?”
“어, 이 가방? 우리 남편이 프랑스 다녀오면서 사온 선물이야.”
“그치? 보통 가방 아닌 것 같았다니까. 정말 이쁘다. 얼마 줬대?”
“어~ 5~~~~.”
“50만원은 너무 싸고, 5백 만원은 너무 비싸고, 대체 얼마짜린데?”
“어~ 5천원. 5년 전에 우리교회 바자회 때 산거다. 메롱^^”

사진에 이 가방, 내 손에 들어온 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늦둥이 녀석 태어나는 바람에 바자회에서 사놓고 그동안 들고 다닐 기회가 없어 장 속에 쳐박혀 있던 것 요즘 꺼내들고 다니는데 가는 곳 마다 가방의 출처를 묻는 사람들 때문에 곤욕 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거짓말 해놓고 회개해야 하니 그렇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반응이 심상치 않아 바자회에서 사기는 했지만 혹 본래 주인이 원래 좀 괜찮은 가방을 괜찮은 값을 주고 샀던 것 아닐까도 의심해봤습니다. 그런데, 금방 의문이 풀렸습니다. 용량이 좀 초과되는가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옆 라인이 죽 튿어지는 걸 보니 그렇습니다.

내게 꼭 필요하고 정장에 잘 어울리는 이 가방, 튿어졌다고 버릴 수 없어서 본드 사다가 붙여 잘 갖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혹시 이 가방을 보시거든 그 가방이 그 가방인가보다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두어 달 전에 고향 후배 집을 방문했습니다. 명품 가방을 예닐곱 개 진열해 놓고 보여주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선배, 애들 키우면서 남편이 아무리 돈 많이 벌어도 지금은 냉큼 못 사. 처녀 때 직장 다니면서 동료들 다 하나씩 들고 다니는데 괜히 뒤떨어지는 사람 될까봐 하나 둘 사다보니까 이렇게 많아졌는데, 있으니까 사용은 잘 해.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철없는 행동이었던 것 같아. 이것 살 돈으로 저축을 했으면 얼마야.”
그러면서도 아이들 손 때 묻을까봐 노심초사 하며 후다닥 들여놓았던 일.

혹시나 싶어서 이 것 저 것 어깨에 걸쳐보았는데 가방이 사람을 알아보는 것인지 도무지 어울려주지를 않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깨에 둘러멘 서산동부시장표 가방이 맘 편하게 몸에 착 안겨 붙습니다. 이 가방이 제게는 더 없는 명품가방입니다.

튿어진 가방에 한 땀 한 땀 본드칠을 하면서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며 많은 돈을 들여 사는 명품이 뭘까 생각해봅니다. 장인이 한 땀 한 땀 기계가 표현할 수 없는 것 까지 표현해 내는 예술적인 경지에 이르는 것도 있기 때문에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또 명품은 사용해 보신 분에 의하면 분명히 원료도 다르고 디자인, 품질 자체가 확연히 다르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명품가방은 아직까지는 사절입니다. 얼마 전 네이버 뿜에 떴습니다. 값비싸게 주고 산 명품가방에 아이가 볼펜으로 낙서를 해놓아 기겁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아이 얼마나 혼이 났을까 싶습니다.

내 가방에 아이가 낙서를 해도 그냥 물휴지로 쓱쓱 닦아내면 지워지니 혼낼 일도, 황당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내 가방은 명품가방 맞습니다.

이름 난 가방이든 이름 없는 시장표든 그저 손 때 묻을까 염려하지 않아도 되고, 부담 없이 필요에 따라 멋스럽게 척 둘러메 가방으로서의 역할만 감당해주면 그것이 ‘명품백’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일선물로 명품백 사주겠다는데 대체 왜 싫다는 거야. 정말 이상한 여잘세.”

정말 이상한 여자, 오늘은 당진 전통시장표 명품가방 척 둘러메고 취재 나갑니다.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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