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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미소(10) 달빛 차기

청효 표윤명 소설

2014.04.15(화) 14:54:09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ktx@korea.kr
               	ktx@korea.kr)

미소(10) 달빛 차기 1


단은 깜짝 놀랐다. 화문의 몸놀림과 싸움실력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치고받고 빠지며 맨 손으로 칼을 든 세 사내를 상대하는데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세 사내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화문의 손과 발은 번개와도 같이 오가며 칼 든 손을 제압했다. 세 사내의 입에서 연신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단은 그저 신기한 듯 쳐다만 보고 있었다. 세 사내의 입에서 분노에 찬 소리가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자기들끼리 무어라 지껄이는 것인지 아니면 화문을 상대로 욕지거리를 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무튼 그들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 당황한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먼저 달아나시오. 포구에서 만납시다.”
화문은 단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나 단은 그럴 수가 없었다. 지금껏 생사를 함께 해왔는데 의리 없이 혼자서 달아난 다는 것은 미안하기 전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달빛 차기!”
화문의 입에서 알 수 없는 외침이 쏟아져 나오고 그의 몸이 허공을 갈랐다. 두 발이 눈부시게 사내들의 머리와 가슴을 맴돌았다. 이어 사내들의 입에서 깊은 신음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금속성의 소리도 들려왔다. 칼이 바위에 부딪는 소리였다. 널브러진 한 사내를 두고 나머지 두 사내는 두려움에 찬 얼굴로 화문을 바라보았다. 화문의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득의의 웃음도 머금어져 있었다.

이어 화문이 먼저 떨어진 칼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풍차를 돌리듯이 칼을 휘두르는데 마치 번개가 여의륜보살의 법륜을 감싼 듯했다. 쓰러진 사내와 간신히 버티고 서 있던 사내는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뒷걸음질만을 쳐대고 있을 뿐이었다. 더욱 놀란 것은 단이었다. 그러면서 화문의 실체가 더욱 궁금해졌다.

화문은 가벼운 기합소리와 함께 다시 칼을 뻗어 사내들을 공격했다. 그러자 사내들도 짝을 맞추어 칼을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두 사내는 화문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협공을 가했다. 번개를 머금은 칼끝이 사내들을 위협하자 시퍼렇게 날 선 사내들의 칼날도 맞대응했다. 이어 날카롭게 칼이 부딪는 소리가 울리고 호통소리와 고함소리도 다시 터져 나왔다.

“빛살 가르기!”
또 다시 화문의 입에서 외침이 터지며 몸이 빙그르르 돌았다. 현란한 칼이 춤을 추듯 사내들 사이에서 맴돌았다. 피가 튀고 사내들이 동시에 짚단이 넘어지듯 쓰러졌다. 한 사내는 손목을 쥐고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흘려냈으며 또 다른 사내는 핏물이 흘러내리는 옆구리를 감싸 쥔 채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화문을 올려다보았다. 화문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칼을 던졌다. 날카로운 금속성의 칼 부딪는 소리가 바위에서 울려나왔다. 화문은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멍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단을 향해 짧게 던졌다.

“빨리 갑시다!”
그제야 정신이 든 단은 화문을 따라 고개를 내려갔다. 두 사람은 곧장 포구로 달려갔다. 숨이 턱에까지 차올라 더 이상 달리기 어려워지자 단이 걸음을 멈췄다.

“좀 쉬었다 가시지요?”
화문은 돌아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지쳐있었다. 가슴을 들썩이며 가쁜 숨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을에 다 왔으니 이제 좀 마음이 놓입니다. 그러나 여길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언제 또 그 놈들과 마주칠지 모릅니다.”
단은 호흡을 고르며 발걸음을 옮겨놓았다. 그제야 눈을 들어보니 눈앞에 마을이 다가 서 있었다. 사람들이 바삐 포구로 몰려가고 있었다. 이제야 사람 사는 세상에 들어선 것 같았다.

“어디로들 저렇게 몰려가는 것일까요?”
“포구에 배가 들어왔나 봅니다.”
화문은 말을 마치고는 서둘러 포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놓았다. 순박한 시골사람들의 모습이 정겨웠다. 단은 고향에 온 것만 같았다. 화문은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무어라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됐다는 표정으로 단과 화문을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곧 미소를 머금은 채 손짓을 했다. 따라오라는 것이었다.

“됐소. 요기를 좀 하고 갑시다.”
단은 그제야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단과 화문은 사내를 따라 골목으로 들어서 허름한 집에 다다랐다. 단출한 살림살이가 그리 넉넉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내의 표정에서 친절과 아량을 읽을 수 있었다. 곧 이어 사내는 음식을 장만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화문은 초조한 얼굴로 연신 밖을 살폈다. 사내가 그런 화문에게 무어라 중얼거렸다. 단은 알아들을 수 없음에 답답했다.

“뭐라고 합니까?”
단의 물음에 화문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마음을 편히 해야 음식도 맛이 있다고 합니다.”
사내의 배려가 마음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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